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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만난 A·I ‘전망은…’]제작·운영 양면에서 ‘혁신’ 도래, 게이밍 경험 대폭 확장 ‘기대’ 

창의적 개발·개인화 서비스 등 다양성 확보 … 역동적 플레이 환경 제공해 유저 경험 개선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8.12.13 16:28
  • 수정 2018.12.1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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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에 따라 게임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핵심 기술 중 하나로 ‘A·I(인공지능)’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3N’사를 중심으로 A·I에 관심을 보이는 모양새다. 이들은 모두 해당 기술이 각 사의 핵심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각 사의 목표에 맞춰 관련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관련업계에서는 게임과 A·I의 접목에 대해 전방위적인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임개발, 서비스, 실제 플레이 등 다방면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람이 놓쳤던 재미 요소나 문제점 등을 찾아내 보다 창의적인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부터 각 개인에 최적화된 서비스 등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실제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도 역동성을 더해 유저들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세돌 九단의 대국을 계기로 A·I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높아졌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넥슨 등 국내 게임업계 주요 기업들도 이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내비쳤으며, 해당 기술을 게임에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특히 이들은 현재 자사 상황과 목적에 맞춰 각기 다른 연구개발 방향성을 가져가는 모양새다. 엔씨소프트는 범용 A·I 개발을 목적으로 머신 러닝, 자연어 처리 등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넷마블의 경우 게임 서비스 적용을 주 목적으로 두고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 넥슨 역시 인텔리전스랩스를 통해 게임 서비스 및 콘텐츠 생성 등 광범위한 영역에 A·I를 적용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개발 생태계 재구성
그렇다면 A·I의 도입은 게이밍 라이프를 어떤 모습으로 바꿔나갈까. 현재 관련 연구개발을 수행 중인 기업들은 개발 단계에서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게임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어시스턴트 역할뿐만 아니라, 인지적 자원의 한계로 인해 인간이 미처 짚어내지 못하거나 효율성이 떨어졌던 부분을 채워주게 되면서 유저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게임의 즐거움’에 A·I가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넥슨코리아 강대현 부사장은 지난 ‘NDC(넥슨개발자콘퍼런스)2018’ 당시 직관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게임의 문제점을 데이터와 A·I를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특정 FPS게임에서 기존 유저들이 만든 서버의 룰을 신규 유저들이 이해하지 못해 이리저리 서버를 옮겨 다니다가 결국 게임을 이탈하게 되는 문제라던가, RPG에서 특정 직업군 유저들의 이탈이 두드러졌던 사례, 유저들의 실력 향상과 밸런스의 관계 등 인간의 직관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강 부사장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A·I는 개발자와 유저들도 잘 모르는 문제를 머신 러닝을 통해 파악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과정 속에서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게임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도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얻은 새로운 통찰을 바탕으로 기존에 나오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활용한 창의적 게임이 개발되고, 유저들에게 보다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면서 생태계의 다양성 확보로 이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 A·I는 게임개발 및 서비스 측면에서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간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내고,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점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창의적 게임개발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A·I는 게임개발 및 서비스 측면에서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간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내고,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점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창의적 게임개발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게임 서비스 최적화
A·I의 도입으로 인한 변화는 개발 단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 서비스에 있어서도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분야에서는 넷마블이 가장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A·I 기반 게임 서비스 엔진 ‘콜럼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자사의 모든 출시작들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특히 ‘콜럼버스’는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표방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용자들의 게임 이용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각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소 공격 지향적인 이용자의 성향에 맞춘 스킬 및 덱 세팅을 추천한다거나, 특정 콘텐츠에서 계속 실패하는 유저를 위해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아이템 세팅을 권할 수 있다. 개인의 결제 시기와 금액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시점에 특정 패키지를 추천하는 형태의 운영도 가능하다. 이른바 개인별 ‘게임 비서’를 두는 셈이다. 이를 더욱 확장하면 사전예약 알림부터 관련 영상콘텐츠 추천 등 게임과 연관된 유저들의 다양한 활동을 보좌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여지도 충분하다.
이와 관련해 넷마블 측 관계자는 “개인화된 서비스를 통해 게임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으며,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도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엔씨소프트의 ‘비무 A·I’는 보다 역동적인 게이밍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실제 게임 내에서는 게임에 대한 보다 깊은 수준의 이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 엔씨소프트의 ‘비무 A·I’는 보다 역동적인 게이밍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실제 게임 내에서는 게임에 대한 보다 깊은 수준의 이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인상적인 ‘한 판’
지난 ‘NDC 2017’ 당시 기조연설을 맡았던 넥슨 이은석 디렉터는 ‘알파고’ 대신 ‘오메가 고’라는 가상의 인공지능을 제안했다. 알파고가 인간을 이기기 위한 A·I였다면, 실제 게임 속에 자리잡을 ‘오메가 고’는 인간을 ‘즐겁게’ 하는 인공지능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져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승부 끝에 간발의 차이로 인간이 이기도록 함으로써 사람과 사람 간에 이뤄지던 상호작용을 재현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는 유저들이 게임 내에서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 차원에서의 변화가 A·I를 통해 일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야생의 땅: 듀랑고’의 섬 생성 법칙처럼 맵이나 돌발 퀘스트 등 각종 콘텐츠를 필요에 따라 척척 만들어내는 등 게임에 역동성을 더하며, 그 속에서 유저들은 질릴 틈 없이 게임에 몰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 A·I센터 게임 A·I랩 이경종 실장은 “향후 게임 콘텐츠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똑똑한 A·I들이 주도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존의 A·I들은 사람들이 주도하는 큰 전장에 용병의 형태 혹은 머릿수만 채워주는 역할을 수행했다면, 향후 A·I 기반의 게임 콘텐츠에서는 A·I가 주도적으로 전투를 하고 거기에 사람이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알파고’가 그랬듯 기존에 사람이 생각하지 못했던 기발한 플레이를 보여주게 되면서 새로운 재미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상용 게임 용도의 A·I 개발 역시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블소 토너먼트 2018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현장에서 ‘비무 A·I’가 그 예시다. 당시 프로 선수들에게 승리를 거두는 수준까지 발전했음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는데, 실제로는 선수 플레이 유형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며 경기의 긴장감을 높이며 재미를 주는 방향으로 개발된 프로젝트다. 
이를 더욱 확대한다면 유저들에게 더욱 심화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대회에 참여하는 프로 선수들은 다음 경기에 상대할 선수의 특성을 가진 A·I로 연습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비동기 대전 게임에서도 실제 유저의 특성과 플레이 패턴을 가진 A·I를 통해 마치 실시간으로 맞대결을 펼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유저들은 게임에 대한 더욱 깊은 수준의 이해를 갖게 되고, 보다 윤택한 게이밍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가 눈 앞으로 다가온 지금,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연구실이나 학계에서 연구되고 있는 기술들이 게임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고 있고, 머지않아 새로운 형태의 게임 산업을 보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A·I와 같은 기술의 발전을 통해 더욱 풍부하고 새로운 게이밍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되길 희망해본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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