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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게임]온몸으로 즐기는 타격감 ‘좀비 학살’게임 ‘데드레인’ 주목

캐릭터 액션 기반 핵 앤 슬래시 손맛 더한 플랫포머게임 … 다양한 무기 활용한 연출 보는 재미 가성비 굿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9.01.24 11:56
  • 수정 2019.01.2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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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시작된 이 비는 그칠줄 모른다. 이 비를 오래 맞은 사람들은 온 몸에 나무가 자라자기 시작한다. 이내 이상한 행동들을 하더니 폭력적으로 변화한다. 비를 맞으면 맞을수록 나무는 더 빨리 자라고, 사람들은 곧 ‘좀비’화 된다. 아포칼립스. 세계 멸망의 전조 속에서 주인공은 딸과 함께 피난에 나서기로 한다. 운명은 가혹했다. 대피소로 향하던 도중 주인공은 딸을 잃어버리고, 딸을 찾아나서기 위해 총을 든다. 액션 쾌감. 단 한가지 단어에 치중해 쌓아올린 인디 액션게임 ‘데드레인’이 구글플레이스토어를 통해 공개 됐다. 별 생각없이 총 한자루 꼬나들고 달려드는 모든 것들을 쓸어버리면 되는 게임, 실은 총보다는 망치와 화염방사기로 머리통 ‘으로 보이는 것’을 때려부수는 게임 ‘데드레인’을 만나 보자.
 

영화 ‘부산행’에서 겁 없는 아재 마동석은 머리통만한 팔뚝을 자랑하며 좀비들을 물리친다. 주먹에 맞으면 어마어마하게 아플 것 같은 캐릭터성 때문에 별다른 액션을 하지 않는데도 전사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좀비를 상대하는 게임 ‘데드레인’에서 주인공은 마동석을 연상케 한다. 역시 머리통만한 팔뚝을 들고 미친 듯이 좀비들을 찢어발긴다. ‘부산행’ 마동석은 애교로 보일 정도로 무지막지한 아저씨다.

기본기 탄탄한 애니메이터의 포트폴리오
청바지에 셔츠를 입은 주인공은 얼핏 보기에도 운동을 꽤 한 모양이다. 좌우로 움직여 보면 의외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모션을 확인할 수 있는데, 상체를 앞으로 내밀고 하체를 뒤로 하고 달린다. 기본기가 탄탄한 애니메이터가 작업했음을 짐작케 한다. 총을 쏠때도 이 주인공은 그냥 쏘지 않는다. 달리는 자세를 유지한 채 뒤를 보고 총구를 내밀면서 방아쇄를 당긴다. 옛날말로 ‘람보’가 부럽지 않다. 
 

▲ 좀비 사냥 게임이지만 적을 검은색으로 표시해 거부감을 최소화 했다
▲ 좀비 사냥 게임이지만 적을 검은색으로 표시해 거부감을 최소화 했다

이런 애니메이션 능력을 기반으로 게임 속에는 화려한 연출들이 가미된다. 주인공은 망치를 내려칠때도 온몸을 활용해 휘두르며, 전기톱이나 화염방사기와 같은 것들을 활용할때도 마찬가지다. 당하는 상대들도 총에 맞으면 일제히 ‘만세(?)’를 부르며 뒤로 경직되는데 이 애니메이션들이 게임의 핵심 타격감을 구성한다. 총을 바꿀 때 마다, 근접전을 펼칠 때 마다 애니메이터의 능력은 빛을 발한다. 좀비 게임에서 총 쏘는 재미를 잡았다면 말 다했다. 그냥 주구장창 무기를 들고 학살하는 재미 만으로도 이 게임은 ‘갓게임’이라 부를만 하다.

굵은 팔뚝의 의미
게임은 판당 약 2분 단위로 진행한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좀비를 사냥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당연히 판마다 등장하는 좀비들의 체력이 다르고, 등장하는 패턴들도 다르다. 때문에 적의 상황에 맞춰 무기를 적절하게 활용해 싸우는 재미가 핵심이다. 그런데 무작정 난사만 하면 또 게임의 재미는 덜하다.

 

▲ 잘만든 액션 애니메이션이 게임의 재미를 잡았다
▲ 잘만든 액션 애니메이션이 게임의 재미를 잡았다

총에는 탄환이 존재하고 역시 장전이라는 요소도 존재한다. 좀비들이 빠르게 접근하는데 총을 쏘지 못하는 타이밍이 온다면 답은 당연히 근접전이다. 굵은 팔뚝은 괜히 있는게 아니다. 초반에는 총에 맥을 못추던 좀비들도 서서히 강화돼 유저 코앞까지 따라붙고 그 때 마다 근접무기들을 활용해 학살하게 된다. 아예 후반에는 총을 들지 않고 그저 화염방사기로 태우고 남는 것들의 목을 치는(?) 기분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플랫포머게임의 재미
전투 시스템을 지탱해줄 양념으로는 플랫포머 게임이 채택됐다. 단순히 직진하면서 좀비들을 쓸어담는 것이 아니라 위아래로 움직여 길을 찾거나, 맵 상에 배치된 문을 두들겨 깬 다음 길을 여는 것과 같은 요소들이 포함돼 있다. 널부러진 자동차를 끌어 당겨 위층으로 올라간다거나, 위에서 떨어진 트랩을 깨는 것과 같은 요소들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 간단한 퍼즐을 풀어 나가면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라스트 오브 어스’에서 볼 수 있는 트랩들을 오마주한 것처럼 보이는 요소들도 등장한다. 대신 애니메이터만의 색깔이 담긴 연출과 캐릭터 움직임이 시너지를 내기 때문에 표절이라기 보다는 오마주라는 표현이 어울려 보인다. 전반적인 퍼즐 난이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맵을 몇 번 왕복하다 보면 클리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어렵다’라기 보다는 ‘귀찮음’에 가까운 난이도다. 게임의 ‘재미’를 더 한다기 보다는 ‘분량을 늘이는 수단’처럼 보여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들이 있다.

가격 대 성능비 압권
‘데드레인’은 지난 12월 27일 구글플레이를 통해 공식 출시됐다. 출시 2주일만에 게임은 5만 다운로드를 돌파했고 현재도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다. 패키지 가격은 1,200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 40스테이지가 넘는 스테이지 구성과 다양한 무기, 탄탄한 연출을 선보인다. 초반 플레이는 모바일게임으로서도 수작으로 손꼽을만한 게임이다.
 

▲ 다양한 연출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다양한 연출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반복되는 패턴과 연출 탓에 몰입감을 잃어버릴 수 있는 점은 참고해야할 부분이다. 출퇴근 시간이나 등하교길 등 단시간동안 이동해야 하는 유저들이라면 이 게임을 한번 받아 플레이 해 보기를 권장한다. 길고 지루한 시간들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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