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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판 ‘넷플릭스’ 시대, 신대륙 탐색전 돌입

플랫폼 경계 허문 광범위 서비스 ‘눈길’ … 글로벌 메이저 IT기업들 격전지로 부상
​​​​​​​‘독과점 vs 주도권 탈환 기회’ 갑론을박 … 비즈니스 환경변화 따른 新생태계 조성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19.04.02 13:01
  • 수정 2019.04.0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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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클라우드 기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클라우드 게이밍)가 글로벌 게임업계 전반에 걸쳐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GDC 2019’ 현장에서 공개된 구글 ‘스테디아(STADIA)’ 서비스를 신호탄으로 클라우드 게이밍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그간 기술적 한계로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여겨졌던 일이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특히, 디바이스의 경계를 허물고 보다 폭넓은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는 계산 하에 글로벌 유명 기업들이 대거 뛰어드는 모양새다. 구글을 비롯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이 대표적이다. 플랫폼 전쟁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각축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게임업계도 이를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아직 가시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더라도, 향후 어떤 기회가 열리게 될지를 살피는 것이다. 특히 플랫폼사들이 더욱 큰 장악력을 갖게 되는 등의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클라우드 게이밍 시대’에 대한 대응을 차분히 준비하겠다는 자세라 주목된다.
 

그간 클라우드 게이밍에 대해 국내 게임업계서는 대체로 이론적인 영역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 게임 클라이언트는 점점 커지고 있는데다, 게임 스트리밍에 있어 가장 중요한 네트워크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았다. 실제로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들을 연결하는 ‘신경망’ 역할을 할 5G 네트워크도 이제야 상용화 단계를 밟아나가는 중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구글의 ‘스테디아’ 발표는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디바이스를 뛰어넘다
지난 3월 19일 ‘GDC 2019’ 현장에서 구글이 발표한 ‘스테디아’는 게임을 설치하지 않고 클라우드 상에서 구현하는 서비스로, 별도의 단말기를 구매할 필요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 PC, TV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4K해상도와 초당 60프레임을 지원하며, GPU의 성능은 10.7 테라플롭스(초당 1조 회의 연산을 지칭하는 단위)를 지원한다. 구글 측은 연내 미국, 캐나다, 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구글이 가진 각 플랫폼들과 손쉽게 연동할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예를 들면, 유튜브에서 게임 관련 영상을 보다가 ‘게임하기’ 버튼을 눌러 바로 실행시키는 식이다.
 

구글 ‘스테디아’는 그동안 먼 미래의 일로 느껴졌던 클라우드 게이밍의 개념을 가시권 내로 가져왔다는 의미가 있다
구글 ‘스테디아’는 그동안 먼 미래의 일로 느껴졌던 클라우드 게이밍의 개념을 가시권 내로 가져왔다는 의미가 있다

이같은 특성으로 인해 기존에 디바이스로 나뉘었던 게임 플랫폼 생태계가 재편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는 하나의 I·P(지식재산권)를 놓고도 PC 버전, 모바일 버전 등으로 나뉘었다면, 클라우드 게이밍을 통해 그 경계가 허물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스테디아’의 등장은 해당 시장의 주도권을 먼저 잡기 위한 움직임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글로벌 IT업계의 대표적인 ‘큰손’들이 해당 분야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구글이 일종의 ‘필살기’ 격으로 가시적인 결과물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지금까지는 관련기업 인수나 차기 콘솔과 관련된 소문 등 몇 년 이후를 기약하는 소식들이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구글 ‘스테디아’의 연내 출시 소식은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클라우드 게이밍이 글로벌 IT 공룡들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테디아’를 신호탄으로 주요 기업들이 발벗고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클라우드 분야의 선두주자인 아마존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등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다.

종속 혹은 주도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을 주시하는 모양새다. 이미 주요 기업들 사이에서는 자체적으로 스터디를 구성하는 등 관련 시장이 열릴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스테디아’를 위시한 클라우드 게이밍의 활성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구글과 같은 플랫폼 기업이 해당 시장의 주도권을 가질 경우, 국내 게임업계의 플랫폼 종속도가 더욱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지금도 수익분배에 대한 반발이 높고 갑질 등의 논란이 끊이질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해당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의 장악력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히 달갑지 않은 소식이라는 것이다. 특히 유튜브나 구글플레이 등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는 점 역시 구글에 대한 종속이 심화될 것이라고 보는 근거다. 현재는 시장이 경쟁 상황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의 사례처럼 치킨게임을 통해 경쟁자들을 제거하고 독과점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대로 국내 게임사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현재 클라우드 게이밍에 다수의 기업들이 투신하고 있는 만큼, 양대 모바일 앱마켓의 출범 당시와는 시장 상황이 상이하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플랫폼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시장의 주도권은 콘텐츠 제작사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클라우드 게이밍 시대의 도래는 게임 생태계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저가 아닌 게임 개발사가 하드웨어 비즈니스의 주 타깃으로 부상함에 따라, 하드웨어 제조사와 게임사 간 긴밀한 연결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 게이밍 시대의 도래는 게임 생태계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저가 아닌 게임 개발사가 하드웨어 비즈니스의 주 타깃으로 부상함에 따라, 하드웨어 제조사와 게임사 간 긴밀한 연결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클라우드 시장에서 구글은 어디까지나 후발주자이고, 업계 선도기업인 아마존은 게임사들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에 플랫폼사들의 독주를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구글이 적절한 유인가를 제공하지 않으면 게임사들이 해당 플랫폼에 들어갈 이유가 없으며, 자연스럽게 콘텐츠 제작사들이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질서 탄생 ‘기대’
구글 ‘스테디아’에 대한 찬반은 나뉘고 있지만, 클라우드 게이밍 기술 자체에 대한 기대감은 양 측 모두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시공간과 플랫폼 모두를 넘나들 수 있다는 점은 관련업계에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특히, 일각에서는 클라우드 게이밍이야말로 국내 게임사들에게 또 다른 ‘신대륙’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수한 콘텐츠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콘솔, TV 등 보다 넓은 범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업계의 ‘빅 네임’들이 클라우드 게이밍에 대거 뛰어듦에 따라, 치열한 플랫폼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점쳐진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업계의 ‘빅 네임’들이 클라우드 게이밍에 대거 뛰어듦에 따라, 치열한 플랫폼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관련해 대형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개발환경 변화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최적화 측면에서의 변수를 제거할 수 있는 만큼, 네트워크 속도 등 기술적 스펙만 충분히 갖춰진다면 기존 게임의 수준을 뛰어넘는 퀄리티의 타이틀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최적화는 게임개발에 있어 최대의 난제였는데, 그 이유는 이용자들의 디바이스 사양이 전부 제각각이었기 때문”이라며 “클라우드 게이밍의 경우 이용자가 클라이언트를 직접 설치하지 않는 만큼, 하드웨어 변수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하드웨어 시장을 주목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클라우드 게이밍 활성화에 따라 게임사들 쪽에서 관련 하드웨어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BTB 사업에 무게추가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주요 하드웨어 제조사들과 더욱 긴밀한 연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5G 네트워크 등 4차산업혁명 핵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게임 개발 및 서비스 환경에도 변화의 바람이 찾아오는 모양새다. 국내 게임업계도 불황을 타개할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보고,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클라우드 게이밍 시대의 도래가 국내 게임산업의 재도약 발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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