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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수의 전설' 플레이 해보니 … 템포 빠른 전략형 슈팅에 감탄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9.06.06 10:00
  • 수정 2019.06.0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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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수의 전설'이 상승 기류를 탔다. 5월 20일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이름을 올리더니 불과 1주일만에 1위를 탈환했다. 이어 5월 말에는 매출순위상에서 탑 20위에 등극, 업계 관게자들을 경악케 한다. 6월 5일기준 구글플레이 무료 다운로드순위 1위, 매출은 12위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글로벌 지표상에서도 게임은 선전한다. 현재 국내와 대만에서 1위, 싱가포르(3위), 일본(7위), 영국(8위)를 기록하는 등 다운로드 순위에서 인기를 끄는데 성공했다. 반면 매출상에서는 한국(11위)을 제외하면 대다수 국가에서 20위권 밖으로 별다른 매출을 기록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발 게임이 유독 한국에서만 매출을 거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결정했다. 

'궁수의 전설'은 궁수 캐릭터를 움직여 던전을 탐험하는 게임이다. 게임 플레이 방식은 간단 명료. 궁수 캐릭터를 움직이면 활을 쏘지 않는다. 가만히 세워두면 끊임 없이 활을 쏜다. 움직이다가 멈춰서 활을 쏘고, 다시 움직이는 방식이 기본 조작법이다. 이에 난이도를 더하기 위해 적이 등장한다. 처음에 등장하는 적들은 가만히 서서 돌맹이를 던진다. 눈으로 보고 하품한번 한 다음에 옆으로 슬쩍 움직이면 피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다가 등장하는 적 수가 늘어나면서 게임은 난이도가 조금씩 올라간다. 이번엔 돌맹이 한개 던지는 것이 아니라 사방팔방으로 돌멩이를 흩뿌리는 적이 등장하기도 하고, 돌맹이를 쏘는 적들이 펄쩍 펄쩍 뛰면서 위치를 교란한다. 또, 맞추면 분열하는 적이나, 레이저 포인트로 조준점을 잡고 속도가 빠른 화살을 쏘는 적이 등장하는 등 한단계씩 난이도를 올린 적들이 등장한다. 
 

어느 정도 패턴 학습이 끝나면 이제 지형지물이 유저를 괴롭힌다. 뻔히 막힌 길인데 등 뒤에서 적이 나타난다거나, 적들이 벽 사이에 숨어서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강제로 근접전을 하거나, 각도를 노려서 쏴야 하는 방식으로 게임 플레이는 업그레이드 된다. 여기에 적들 체력이 늘어나면서 한 적을 여러번 맞춰야 하기도 하고, 바닥에 톱날이 나온다거나, 밟으면 체력이 닳고 느려지는 바닥이 나오는 등 방해 요소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유저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몬스터를 잡아서 경험을 쌓으면 레벨이 오르고, 레벨이 오르면 스킬을 배울 수 있다. 각 스킬은 레벨이 빨리 오르거나, 공격력, 체력이 오르기도 하고, 화살 발사속도나 횟수, 연계공격, 폭탄공격 등 기능을 선보이며 유저들이 보다 편하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 배워둔 스킬은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죽으면 모두 사라진다.
 

다행히 죽은 유저들이라도 게임 속에서 골드를 모으면 이를 기반으로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다. 강화된 스킬은 모든 게임에 적용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 나가면서 게임을 쉽게 클리어 할 수 있다. 단, 스킬 구매는 지정 방식이 아니라 랜덤 방식. 여러개 스킬 중에 한개를 강화하는 방식이어서 운이 크게 좌우하는 면이 있다. 단, 한 번 스킬을 올리기 시작하면 구매에 필요한 골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골드를 모으는 시간은 갈수록 늘어나는 구조다. 

게임 비즈니스 모델은 단순 명확하다. 게임 내 재화를 판매한다. 캐릭터를 강화할 때 쓰는 골드를 구매해서 번거로운 반복작업 없이 즉시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다.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은 부활.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캐릭터가 사망하면 그 현금성 재화를 활용해 그 즉시 부활할 수 있다. 

게임 핵심은 여기에서 나온다. 개발사는 한 게임의 스테이지를 길게 설정했다. 1방이 1레벨이라고 보면 총 50레벨까지 도달해야 1개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다. 1개 방당 최소 10초이상 소요되며, 보스전이 1분이상 소요된다고 가정하면 약 13~14분동안 집중력을 유지한 채 죽지 않아야 스테이지를 클리어한다. 실제 시간은 이보다 더 소요된다. 그런데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다보면 상대에게 두들겨 맞기 쉽고, 그렇다 보면 체력이 동나 쉽게 죽는다. 40스테이지 후반부, 클리어가 눈 앞일때 죽으면 눈앞이 깜깜하다. 다시 그 고생을 할 생각을 하면 답답하기 그지 없다. 특히 초반부부터 좋은 스킬을 뽑아 놓고 게임을 플레이 하던 상황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언제 다시 같은 스킬을 얻을지도 모를 뿐더러, 다시 플레이한다해도 40스테이지 후반부까지 오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올 수 있다고 가정한다한들 시간은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보니 게이머는 '부활'버튼을 누르게 된다. 현금성 재화는 소모되고, 스테이지는 계속된다. 

이렇게 한 던전을 클리어하면 그 다음 던전이, 또 그다음 던전이 기다린다. 갈수록 난이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다 보니 이제는 게임을 시작해도 금방 죽기 십상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그런데 던전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피로도'를 소모해야 한다. 하루에 정해진 피로도만큼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게이머는 이제 두가지 선택지를 놔두고 고민을 해야 한다. 하나는 피로도를 채우기 위해 현금성 재화를 활용하는 방법과, 또 다른 방법은 현금성 재화를 소모해 업그레이드를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가장 좋은 선택은 쉬었다가 게임을 하는 것이겠지만 게이머들은 이를 용납치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게임에서 죽고 나면 게이머 순위를 알려준다. 전체 게이머 중 30%보다 낫다는 선택지. 즉 내 순위는 전체 순위 중 70%라는 뜻이다. 묘한 경쟁심리 덕에 다시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달려 보지만 피로도도 없고, 업그레이드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지갑을 열 차례다. 

게임은 쉽고 간편해 보인다. 실제로도 그리 어렵지 않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 등장하는 베인을 플레이하듯 한 번 쏜 다음에 멈춰서 이동하고, 다시 쏘면서 카이팅을 거듭하다 보면 스테이지는 자연스럽게 클리어 된다. 한 번 맞기 시작하면 체력이 한없이 깎이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서 플레이한다면 클리어도 가능하다. 문제는 집중력. 집중력을 잃는 순간 캐릭터가 죽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생각이 들면 그 대신 현금을 결제하게 된다. 기가막힌 게임 디자인과 밸런싱, 결제유도 덕분에 게임은 오늘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이 롱런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전반적인 게임 레벨 구조는 단순 반복형이며, 쉽게 전환이 힘든 구조다. 업데이트에 따라 단기 이탈 유저는 잡을 수 있겠으나, 유저들이 순위경쟁을 하지 않는 순간 게임 지표는 순식간에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개발사는 계속해서 난이도를 올릴 수 밖에 없고, 유저는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구조다. 핵심은 다음 업데이트로, 유저들이 이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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