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나인탭 정승훈 대표 "해외 진출 돕는 ‘실속’ 퍼블리셔 희망"

비트망고 성공 노하우 발판 제2의 창업

  • 이준수 기자 omega@khplus.kr
  • 입력 2019.07.08 13:24
  • 수정 2019.07.08 13:39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령 756호 기사]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많은 게임사가 등장하고 있지만 대다수는 경험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풍부한 자본을 들여 체계적이고 공격정인 마케팅을 하는 대형 게임사와 비교하자면 중소형 게임사들은 감히 엄두를 못내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신있는 사업전략과 자사의 아이덴티티를 살려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소수의 스타트업들은 가능성이라는 부분에서 업계의 희망을 던져준다. 나인탭이 바로 그 사례 중 하나로, 최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사 수장인 정승훈 대표는 비트망고 창업자 출신으로, 20여 년간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게임 마케팅을 진행해 온 인물이다. 그는 3년 전, 인하우스 게임 제작 방식의 한계를 넘고자 모바일 퍼블리싱 사업모델을 고민했다. 부두나 케찹과 같은 거대 모바일 퍼블리셔들이 글로벌 시장을 점령하는 과정을 보며 나인탭 창업을 결심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국내 많은 개발사들이 강점이 있음에도 제대로 선보이지 못하는 시장 구조를 나름의 방식으로 바꾸면서 이들과 상생하겠다는 비전으로 현실을 개척 중이다.
 

▲ 나인탭 정승훈 대표(사진=김은진 기자)
▲ 나인탭 정승훈 대표(사진=김은진 기자)

정 대표가 몸담았던 비트망고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모바일게임 개발사다. 퍼즐게임으로 북미 지역에서 대박을 낸 이 회사는 한 때 다운로드 1억건, 월 매출 100억 원 등 유의미한 실적으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이미 한 번의 성공을 경험한 정 대표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 조직이 커지면서 사람 관리에 집중하는 것보다 모바일 마케팅 전문가인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로 한 것이다.
나인탭은 그가 수년간 쌓아온 마케팅 업력을 제대로 발현하기 위한 공간이다. 

캐주얼 게임의 강자 목표
많은 개발사들이 글로벌 퍼블리셔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하지만 문턱을 넘기기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 경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점이 부족한지 들을 수 없다. 대형 퍼블리셔에게 받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결과에 관한 답변뿐이다.
“‘왜 게임을 만드십니까?’라고 묻는 것이 처음 개발사와 만났을 때 하는 질문입니다. 저희는 대중적이고, 이용자가 좋아하는 게임을 탄탄한 시장 분석을 통해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이 아닌, 이미 이용자들이 좋아하는 시장에 진입해 이익을 내는 방식입니다.”
정 대표는 게임개발사와 만나 게임 개발단계부터 어떤 게임이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대중적인 게임이 갖는 룰이 어떤 것인지를 설명한다고 한다. 매치쓰리, 타이쿤, 머지 등 대중적인 룰을 선택하면 게임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는 만큼, 개발사가 창의성을 필요한 부분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의 룰을 개발하는데 창의력을 활용하는 것보다는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게임사들 입장에서도 향후 꾸준히 개발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최근 유행하는 하이퍼 캐주얼 장르는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나요’, ‘공을 피해 최고의 점수를 내 보세요’ 등 한 줄의 모티베이션을 통해 이용자들을 흔들고 있다. 이 한줄 에서 게임의 핵심 아트 콘셉트를 이끌어내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대중적인 룰을 선택하고, 명확한 모티베이션을 더하는 것이 이미 성공한 캐주얼 게임의 전략인 만큼, 개발사들이 이를 벤치마킹해서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꿈꾸는 협업의 모습은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함께 노력해서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개발사들은 각자 꿈이 있고, 고생도 많이 합니다. 개발사가 100이라는 리소스를 가지고 있다면, 이를 한 게임에 모두 투자하기보다는 이를 쪼개 여러 번 도전하고,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입니다.”
 

▲ 나인탭 정승훈 대표(사진=김은진 기자)
▲ 나인탭 정승훈 대표(사진=김은진 기자)

핵심 철학은 ‘단계적 발전’
정 대표가 가장 고민한 부분은 나인탭의 브랜드가 약하다는 점이었다. 해외 대표 퍼블리셔인 부두의 경우 몇 백개의 게임이 몰려들고 있고, 이들을 분석하고 성장시 수 있는 시스템과 플랫폼이 구축된 상태다.
이에 나인탭은 개발사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는 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나인탭의 강점이 개발사와 함께 호흡하며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사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을 해 줄 수 있단 것이다.
또한 좋은 게임을 찾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다양한 게임 개발사들을 만나고 있다고 했다. 현재 50여 개 개발사와 만남을 가졌고, 소프트 론칭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20개 정도의 소프트 론칭을 진행한 이후 3개 게임과 계약을 마친 상황이다.
정 대표는 개발과 마케팅 모두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이 커진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토타입 개발과 후반 콘텐츠 개발의 비용 차이만큼 마케팅 역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에 나인탭에서는 개발사에게 프로토타입을 요구한다. 7일 정도 플레이할 정도의 콘텐츠를 가진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실제 이용자의 초기 반응을 본다는 것이다. 아이디어와 컨셉이 명확하고, 핵심 로직만 구현된 상태라면 바로 시장에서 반응을 확인하고 향후 전략을 고민하는 방식이다.
실제 정 대표는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하는데 있어 일 100만 원 단위로 시작, 이후 반응에 따라 예산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기 마케팅을 통해 얻은 지표를 기반으로 시장을 분석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것이다.
“많은 분들이 게임의 리텐션, 설치 단가 등에 대해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게임마다 지표가 다르고, 지표에 따라 마케팅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절대적인 숫자는 의미가 없습니다. 저희가 프로토타입을 이용해 빠르게 소프트론칭을 진행하는 이유입니다.”
 

▲ 나인탭 정승훈 대표(사진=김은진 기자)
▲ 나인탭 정승훈 대표(사진=김은진 기자)

Side Story-글로벌 퍼블리셔 목표
나인탭은 비트망고 창업자 출신 정승훈 대표가 설립한 글로벌 캐주얼 게임 퍼블리싱 스타트업이다. 나인탭은 최근 패스트인베스트먼트와 스탠드컴퍼니로부터 각 5억, 15억 원을 투자 받으며 총 20억 원의 프리시리즈 A단계 투자유치를 완료했다.
미주, 유럽 등 톱 티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게임 선정 및 소프트론칭, 시장 지표 분석, 수익 최적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나인탭은 현재 3개 게임의 퍼블리싱 계약을 완료했으며 올해 안에 10여 종의 게임을 선보인다는 목표다. 또한 현재 2명으로 구성된 회사의 규모를 키워 게임 별 전담 PM을 배치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 나인탭 정승훈 대표(사진=김은진 기자)
▲ 나인탭 정승훈 대표(사진=김은진 기자)

프로필
● 인터비비에스 대표
● 비트망고홀딩스 이사
● 비트망고 부사장
● 나인탭 대표

 

[경향게임스=이준수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