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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같이7' 인생 막장 아재들의 좌충우돌 세상 정벌기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0.01.28 11:55
  • 수정 2020.01.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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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조직폭력배(야쿠자) 출신 주인공 이치반은 조직 간부대신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감옥에 들어간다. 24세 꽃다운 나이였다. 18년 동안 감옥살이 끝에 42세로 출감. 조직을 찾아간다. 긴 세월만큼 조직은 크게 변해 있었고 주인공은 철저히 무시당한다. 이에 화난 주인공은 조직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들이대고자 한다. 그러나 가진 것은 몸뚱아리 뿐. 그의 복수가 통할리 없다. 총알 한방에 복수는 물거품이되고 그는 인간 쓰레기로 노숙자 소굴에 버려진다. 이치반은 노숙자 소굴에서 조차 철저히 하층민이었다. 제대로된 구걸 한번 해본 적이 없는 초짜 노숙자는 짐짝 그 자체였다. 40대 남자. 안정된 직장, 성공을 바라는 이 시기에 직장도, 가족도 없다. 한 평 누워서 잠잘 방조차 없다.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깡통과 몸값 경쟁을 해야할것 같은 막장 인생. 그는 과연 재활할 수 있을까. 자신의 뒤통수에 총알을 박아넣은 조직과 보스에게 칼빵을 놔줄 수 있을까. 막장인생의 좌충우돌 세상정벌기 '용과 같이7'이 시작된다. 

40대 노숙자들에게 행복이란 잠잘수 있는 방 한칸과 같다

소년, 아재가 되다

'용과 같이' 시리즈는 지난 2005년 일본에서 첫 발매된 시리즈다. 15년동안 외전과 온라인게임을 비롯 13종이 넘는 시리즈를 발매했다. 조직폭력배 주인공이 뒷 세계에서 모험활극을 하는 내용을 소재로 장기간 히트 셀러로 군림한 시리즈다. 지난해 발매된 '용과 같이6'에서 시리즈 간판급 주인공들이 뒤편으로 물러나고 '용과 같이7'에서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하면서 전설을 계승하게 됐다. 오랜 기간동안 팬이 되어준 게이머들을 의식해서일까. 아니면 새로운 출발을 보여주고 싶어서일까. '용과같이7'은 일반적인 게임 흐름과는 다른 구도를 띈다.

응원봉을 무기처럼 휘두르는 적들

일반적인 영웅 스토리를 다룬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등이라 함은 주인공이 대부분 10대 중후반, 나이가 들면서 세상에 눈을 띄고 배워 나가면서 전설을 쓴다. 그런데 이번 작품 주인공은 40대 초반. 한마디로 말해 '아재(아저씨)'다. 세상과 단절된 감옥에서 갓 튀어나온 순수한 아재. 아무 것도 모르는 아재는 스마트폰 사용법부터 배우기 시작해 변화하는 시대에 하나씩 적응해 나간다. 막장 인생에서 노숙자, 폐지수집가, 흥신소, 물류 창고 등을 거쳐 삶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마음만은 순수한 20대 청년. 몸은 40대 그는 그렇게 '아재'로서의 길에 들어 선다. 

'인간'이 되기 위해 자격증은 필수
'인간'이 되기 위해 자격증은 필수

40대 이상 관람가 게임 등장

7번째 '용과 같이'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게임성이다. 시리즈 대부분 적들을 두들겨 패는 액션게임에 성장요소를 결합한 액션RPG였다면 이번 작품은 턴방식 정통RPG를 추구한다. 주인공은 대놓고 '드래곤 퀘스트'를 언급하면서 이를 패러디한다. 이를 시작으로 게임은 유쾌한 패러디가 이어진다. 마을에서 나와 '야구배트'를 뽑아들고는 '성검'이라고 외치는 신에서 부터 게임은 심상찮은 분위기를 띈다. 적들은 쓰레기통 뚜껑을 방패처럼 들고 우산을 창처럼 꼬나들며 쏜다. 마법사(?)는 입에 휘발류를 머금고 라이터를 꺼낸 뒤 휘발류를 뿜으면서 화염 마법(?)을 날린다. 힐러는 깜찍한 포즈와 살살 녹는 애교로 아군을 치유하고 응원하며, 경찰은 진압봉을 들고 무차별적으로 두들겨 팬다.

무직자들을 위한 직업소개소에서 전직한다 

주인공은 각 '아르바이트'들을 전전하면서 경험을 쌓고, 쌓은 경험으로 직업 소개소를 방문해 직업을 소개 받는다. 그것이 곧 자신의 직업이 되며, 이 직업 능력을 활용해 게임상에서 활용한다. 일례로 아이돌가수가 되면 노래를 불러서 아군들을 치료하며, 댄서가 되면 춤을 추듯 기술을 쓸 수있도록 설계돼 있다. 실 생활에서 사용되는 직업들이 RPG속 직업으로 표현된다. 각 직업별로 다른 스킬과 능력치를 보유하며, 직업별로 별도 레벨(잡 레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직을 거듭하면서 레벨을 올릴 수 있게 설계됐다.

시리즈 전통을 유지하는 서브 퀘스트들도 남다르다. 포켓몬을 수집하듯 '양아치'들을 수집하는 박사가 등장해 '적,녹,청' 양아치몬을 때려잡는 퀘스트는 그 패러디의 절정을 보여준다. 동시에 15년동안 쌓아둔 서브 퀘스트 중 소위 '명품'서브 퀘스트들을 패러디해 게임에 녹이기도 한다. 시리즈 팬들이라면 잊을 수 없는 '기저귀찬 조직폭력배'들이나 노상방뇨범들, 변태 바바리맨과 같은 퀘스트들은 유쾌한 게임으로 분위기를 이끌어 나간다. 요즘 게임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섹시 콘셉트 대사와 패러디들도 여전히 유지된다. 여기에 홀로 공장을 운영하는 여성 공장장이나, 핸드백과 하이힐을 장비로 무장하고는 상대를 무차별적으로 때려 눕히는 여성 캐릭터 등이 등장한다. 관련 패러디들은 소위 '아재 감성'이 가득한 패러디들인 관계로 요즘 세대 게이머들에게는 '과하게' 보일 수 있는 요소들도 존재한다. 

새 시대 맞아 변화하는 '용과 같이'

순수하게 게임 시스템만 바라보면 시리즈는 크게 변화했다. 우선 그래픽 기술들과 광원처리기술, 최적화 기술이 크게 발전해 전반적인 그래픽 퀄리티가 크게 상승했다. 게임 편의성에서 신경쓴 부분이 역력한데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도입돼 길을 자동으로 안내한다거나, 미니맵에 숨겨진 요소들을 표기해주는 등 유저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보다 깊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전투에서 승리하면 경험치를 얻고 캐릭터와 잡레벨 등이 성장한다
전투에서 승리하면 경험치를 얻고 캐릭터와 잡레벨 등이 성장한다

시리즈의 전통적인 단점도 대거 개선됐다. 우선 시리즈 전통적으로 길을 가다가 시비를 걸어오는 양아치들이 이번에도 존재한다. 대신 양아치들을 잡을 때 마다 부가 성장 요소들이 대거 성장하기 때문에 보상이 후한 편. 전편에서는 그저 양아치들을 피해 도망 다녀야 했다면, 이번에는 양아치들을 때려잡으면서 레벨을 올리거나, 잡레벨을 성장시킬 수 있는 관계로 전투 부담이 조금 줄어 들었다. 물론 여전히 양아치들이 귀찮은 존재임은 분명하다. 

그래픽 기술이 크게 발전해 자칫 실사처럼 보이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그래픽 기술이 크게 발전해 특정 장면은 실사처럼 보이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시리즈 전반에 대거 배치됐던 미니게임은 난이도가 대폭 개선됐다. 당초 클리어 하려면 수백번은 도전해야했던 미니게임들이 누구나 쉽게 클리어할만한 난이도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대신 플레이만 하면 돈을 퍼주던 미니게임에서 밸런스가 살짝 조정돼 유저들의 상태에 따라 돈을 주는 형태로 변경됐다. 때문에 게임 시작하자마자 갑부가 됐던 기존 시리즈와 달리 '노숙자'로서 삶을 체감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서브 퀘스트들의 동선이 합리적으로 변해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서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변모하는 등 게임 전반이 좀 더 '최신 게임'에 가깝게 변화했다.

레벨이 오르면 캐릭터 능력치가 대폭 상승한다

만우절 장난이 실제 게임으로

'용과 같이'시리즈 개발팀은 7탄 공개에 앞서 만우절 영상으로 관련 콘텐츠를 공개한 바 있다. 턴방식 전투에 핸드백을 휘두르던 당시 영상은 팬들 사이에서 센스있는 농담으로 회자됐다. 그도 그럴것이 게임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술자리에서 농담처럼 이야기 나눌 법한 요소들을 실제 영상으로 제작해 냈기 때문이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심지어 이 게임이 현실이 돼 유저들을 만났다. 지난 15년동안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시리즈는 파격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출시된 게임에 유저들은 환호했다. 

평범하게 조직 폭력배가 나와서 다 때려부수는 방식 대신 새로운 방식을 추구한다

유저들은 변화하는 시스템에 박수를 보내며 '용과 같이 8'에서도 관련 시스템이 유지되기를 기원한다고 평하는 분위기다. 기존 액션게임 프렌차이즈는 '저지 아이즈'로 승계되며, 턴방식 RPG프렌차이즈가 '용과 같이'시리즈가 되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특정 유저층들을 철저히 공략한 게임 소재와 진행방식이 통했다. 더 이상 할게 없다던 시리즈는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그들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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