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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 콘솔시장 집중 전략 … C.I.A 키워드 분석

크로스 플랫폼 등 경계 허문 콘텐츠 개발 추세 … 접근 어려운 중국 비해 북미·유럽 공략 윤활유
해외 기업 ‘적수’ 개발력 바탕 차별화된 접근 필요 … 펍지·펄어비스 등 성공사례 분석과 벤치마킹 ‘관건’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0.03.1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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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3호 기사]

국내 게임사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활로로 콘솔 시장에 접근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엔씨소프트, 넥슨 등 대형 게임사를 필두로 자체 개발을 통해 콘솔 게임 라인업 확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최근 1~2년 사이 PC와 모바일 경계가 없는 크로스 플랫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해당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 개발이 화두가 된 까닭이다.
흥미로운 점은 콘솔게임 시장에 뛰어든 국내 기업들이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 기업의 전략 포인트를 키워드로 분석한 결과, ‘협업(Collaboration)’,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 ‘장점(Advantage)’을 각각 활용해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 콘솔 플랫폼 3사가 신형 기기 출시와 더불어 크로스 플랫폼 대응, 유료 모델 다변화 등으로 주변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하고자 하는 흐름으로 볼 때 국내 게임사들의 이 같은 변화는 당연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제 더이상 플랫폼 경계를 짓는 콘텐츠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국내 기업들의 콘솔 플랫폼 도전은 더욱 활성화되고 다변화될  전망이어서 철저하고 치밀한 분석과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본지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의 잇단 콘솔 시장 진출 전략을 키워드로 집중분석 해봤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게임시장 전체 규모는 14조 2902억 원인대 반해 콘솔 분야는 매출이 7042억 원으로 겨우 3.7%에 불과했다. 그러나 해외는 상황이 다르다. 북·남미와 유럽, 일본은 콘솔기기 대중화와 내수 기업들의 지속적인 타이틀 개발로 인해 모바일보다 관련 시장 점유율이 높다. 이 중 남미는 재작년 기준 콘솔 시장 점유율이 33.7%를 차지한다.
판호 발급, 한한령 등의 문제로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중국시장 공략에 애를 먹고 있는 국내 게임사 입장에선 개발력을 전제 하에 콘솔 플랫폼을 겨냥한 서구 시장 공략은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시장으로 보인다.
실제로 펍지의 ‘플레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등이 콘솔 플랫폼에서 가능성을 입증해 경쟁업체들에게는 충분한 자극이 됐다는 평이다.

[Collaboration] 협업 통해 리스크 최소화
콘솔 시장 진출의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이들 중 첫 번째 전략은 적극적인 콜라보레이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엔씨소프트는 지난 2월 27일 열린 북미의 ‘팍스 이스트 2020’ 무대를 통해 신작 ‘퓨저’를 공개했다. ‘퓨저’는 엔씨소프트가 그간 진행해온 MMORPG 위주 전략에서 벗어난 리듬게임 장르 도전으로, 북미 게임사 하모닉스와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는 자사 개발 콘솔 신작 출시에 앞서, 이미 ‘기타히어로’, ‘락밴드’ 시리즈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개발사와의 협업으로 그 활로를 뚫겠다는 전략으로 관측된다.

▲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개발사와의 협업으로 자사에게는 생소한 장르인 ‘리듬게임’ 장르에 도전하고 나섰다
▲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개발사와의 협업으로 자사에게는 생소한 장르인 ‘리듬게임’ 장르에 도전하고 나섰다

네오위즈 또한 글로벌 게임사와의 협업으로 보다 효율적인 콘솔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네오위즈의 산하 개발사 라운드8 스튜디오의 신작 ‘블레스 언리쉬드’는 Xbox One 플랫폼을 통해 아시아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출시되며, 퍼블리싱 및 운영은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가 담당한다. 이미 ‘슈퍼로봇대전’, ‘원피스’ 시리즈 등 글로벌 I·P 게임으로 세계를 누비는 반다이남코와 함께 시장 공략에 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전략이 지닌 강점은 자사 신작 출시에 앞서 콘솔 시장에 대한 부족한 인지도를 보완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보에 앞선 선결 과제는 바로 철저한 현지화 여부에 달려있다. 글로벌 콘솔 시장의 경우 국내 시장과 장르 선호도, 게임 소비 스타일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그만큼 관련 협업에 있어서도 노하우 흡수는 물론, 향후 신작 행보에 대한 철저한 전략 수립을 병행해 나가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I·P] 흥행작 인지도 활용 접근성 용이
이어서 현재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전략은 바로 익숙한 I·P를 활용한 시장 접근 전략이 있다. 우선, 넥슨은 자사 대표 레이싱게임인 ‘카트라이더’의 글로벌 콘솔 버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개발해 글로벌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펄어비스는 자사의 ‘검은사막’ 콘솔 버전을 통해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 중 12%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크로스파이어’의 I·P를 활용한 콘솔 신작 ‘크로스파이어X’의 출시를 예고하고 나섰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미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대규모 자본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이에 이들의 전략 또한 도전적인 신규 I·P 창출은 천천히 진행하며, 기존의 I·P가 지닌 힘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 틀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은 국내 게임사 자사 I·P 활용 콘솔 이식작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타이틀 중 하나로 손꼽힌다
▲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은 국내 게임사 자사 I·P 활용 콘솔 이식작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타이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실제로 이미 ‘검은사막’으로 성과를 낸 펄어비스는 지난해 지스타를 통해 신규 I·P 신작 3종의 프로젝트 돌입을 발표한 반면,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크로스파이어X’에 이어 자사 대표작 ‘로스트아크’ 또한 콘솔화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처럼 이미 잘 알려진 자사 대표 I·P를 활용한 전략은 시장 진출에 높은 접근성을 갖고 있다는 강점은 보유하고 있으나, 자칫 기존 I·P 위주 전략에 매몰돼 결국 국내 시장과의 차별점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요소가 있다. 이들에게는 안정적인 시장 안착 이후의 다음 단계인 ‘글로벌 특화 신작’ 창출이 중요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Advantage] 장점 극대화로 독보적 위치 선점   
이외에도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적극 활용해 콘솔 시장에서도 독보적 위치를 선점하고자 하는 이들도 있다.
우선, ‘데스티니 차일드’로 대표되는 시프트업은 지난해 ‘프로젝트 이브’를 공개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프로젝트 이브’는 이른바 ‘김형태 사단’이라 불리는 인력이 모인 개발진을 구성했다. ‘블레이드 & 소울(이하 블소)’의 이동기 디렉터, 이충엽 애니메이션 팀장, 이창민 몬스터 디자인 팀장 등 ‘블소’의 성공을 일군 핵심 인력들이 포함됐으며, ‘창세기전’ 시리즈로 유명한 이주환 프로듀서가 개발총괄을 맡았다.
이어서 크래프톤의 경우 ‘배틀그라운드’라는 글로벌 성공 신화를 일군 전적과 함께, 게임 개발사 연합이라는 명칭에 걸맞는 다작 출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미스트오버’, ‘다크 크리스탈 택틱스’ 등이 콘솔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으며, 지난 2018년 국내 최초로 시도한 MMORPG 콘솔 이식작 ‘테라’ 또한 여전히 북미, 유럽권에서 활발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 글로벌 콘솔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큰 난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글로벌 콘솔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큰 난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에도 라인게임즈의 경우 모기업의 메신저 ‘라인’의 존재와 일본 시장 점유율을 통해 해당 시장 내 마케팅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회사는 일본의 주력 콘솔 중 하나인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베리드 스타즈’의 닌텐도 스위치 버전 출시 계획을 밝힌 것과 더불어, 그전에도 ‘창세기전2’ 리메이크작의 닌텐도 스위치 발매 계획 등을 공개해온 전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저마다의 강점을 활용한 콘솔 시장 공략은 물론 신작 개발에 있어서도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그들의 관건은 과연 글로벌 시장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느냐는 점이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콘솔게임들의 퀄리티 혹은 게임성의 기준을 넘지 못한다면, 그들의 강점을 전부 활용하지 못하고 실패를 맛보는 사례로 돌아갈 우려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 또한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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