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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쌍 본연의 재미를 말하다 '원피스 해적무쌍4'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0.03.30 18:32
  • 수정 2020.03.3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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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속 주인공을 게임으로 만나는 일은 이제 흔한 일이다. 당대 최고 인기를 누리는 '드래곤볼'에서 출발해 '건담', '나루토', '블리치'와 같은 게임들이 출시돼 인기를 끈다. '원피스'역시 빠지면 섭섭하다. 만화에서 출연한 캐릭터가 기술을 쓰면서 난관을 돌파하는 게임들은 크게 인기를 끌었다. 한가지 문제는 누구나 아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정해진 스토리라인을 따라간다는 점. 일부 새로운 시나리오를 시도하는 게임들도 존재는 하지만 개발 과정동안 원작자 컨펌을 몇백차례는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어 좀처럼 쓰이지 않는 방법 중 하나다. 때문에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 가진 선택지는 보통 캐릭터의 '액션성'에 치중한 작품들이 대다수다. 

딱 가서 내가 흰 수염이다를 외치면 알아서 쓰러진다
딱 가서 고무고무 한마디를 외치면 알아서 쓰러진다

코에이 테크모 베이징의 위력

코에이테크모는 그 핵심을 파고들어 소위 '무쌍류'를 제작해 인기를 끌었다. 과거 '진삼국무쌍'으로 인기를 끈 노하우를 기반으로 캐릭터를 도입해 '건담 무쌍', '베르세르크 무쌍'등 온갖 무쌍시리즈를 발매했고, 발매할 때 마다 적잖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 3월 26일에는 '원피스'를 주제로한 무쌍 시리즈가 등장한다. 첫 작품은 2012년 발매된 '원피스 해적무쌍'. 이어 발매될때 마다 시리즈는 크게 히트했다. 3번째 해적무쌍 이후 5년만에 신작 '원피스 해적무쌍 4'가 등장했다. 

'원피스 해적무쌍'시리즈를 개발하면서 코에이테크모는 파격적인 실험에 나선다. 이들은 중국 베이징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에서 개발인력을 모집해 게임 개발에 돌입한다. 방대한 분량의 리소스를 확보하고 게임콘텐츠 분량을 대거 넓히는 시도에 성공하며 이들의 실험은 결국 성공으로 자리매김한다. 최근 코에이 테크모발 게임들이 높은 평점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꿔 말한다면 '원피스 해적무쌍'씨리즈도 방대한 분량으로 무장해 유저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다. 우선 게임은 전체 플레이타임이 약 10시간이면 끝난다. 이어 플레티넘을 달성하는 등 최종 콘텐츠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15시간. 정해진 콘텐츠는 여기에서 끝난다. 그런데 다른 관점에서 보면 게임 플레이타임은 수백시간이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그도 그럴것이 게임상에는 원작 원피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대부분 출동한다. 아군 캐릭터 뿐만 아니라 적군들도 모두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렇다 보니 각 캐릭터를 번갈아가면서 플레이하기 시작하는 순간 더 이상 플레이타임은 의미가 없다. 남은 것은 즐길 일 뿐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기본 캐릭터들만 14종. 적군들을 합치면 약 50개 캐릭터가 등장한다

패턴화된 무쌍시리즈 히트 공식을 답습

게임은 무쌍 시리즈의 근본을 그대로 따른다. 한 캐릭터가 등장해 다른 캐릭터들과 전투를 한다. 코에이 테크모 무쌍 시리즈가 항상 그렇듯 소위 '졸개'들이 개떼처럼 몰려나오는데 우선 이들을 패고 볼 일이다. 한번에 수십 명, 수백 명씩 도륙하면서 전투를 하다 보면 거점게이지가 줄어든다. 특정 시점에서는 영웅유닛들이 등장해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영웅들도 모조리 패고 나면 스테이지가 클리어되는 식이다. 

스테이지가 클리어되면 이제 강화를 할 차례다. 숨겨진 기술들을 열고, 콤보를 강화해 나가는 식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원피스 해적무쌍4'는 강화 소재로 루피(돈)과 엠블럼을 활용하게 된다. 엠블럼은 엠블럼에 해당하는 캐릭터를 쓰러뜨리거나, 캐릭터를 활용해 게임을 플레이하면 자연스럽게 얻게 된다. 쉽게 말해 '키우고 싶은 캐릭터'로 게임을 하면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구도를 잡고 있는 셈이다. 

10년전, 에이스가 죽었다. 이번 주말 게임에서도...
10년전, 에이스가 죽었다. 이번 주말 게임에서도...

이런 형태로 게임상에는 크게 6개 에피소드를 플레이 하게 된다. 각 에피소드는 시나리오를 함축적으로 담고 만화에서 나왔던 주요 전투들을 직접 즐기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각 에피소드별로 5~6개 서브 시나리오가 존재해 총 40여개 에피소드를 플레이한다고 보면 된다. 에피소드당 클리어타임은 짧으면 3분에서 길면 30분까지도 늘어나나, 캐릭터 강화나 유저별 게임 이해도에 따라 클리어타임은 천차만별로 갈린다. 

게임을 끝내고 나면 이제 도전과제들이 남아 있다. 기본 시나리오 외에 '트레저 모드'가 발동돼 커스텀 게임들이 가능하다. 해군본부에 쳐들어가는 내용이나 칠무해들을 혼자서 두들겨 잡는 게임. 이른바 '최악의 세대'들이 난동을 부리는 게임. 루피네 해적단들을 상대로 싸우는 게임 등등이 기본 콘셉트다. 대신 맵이나 게임 진행방식은 그대로여서 큰 차별화는 없다고 봐도 무장하다. 

중세 일본을 연상케하는 지역이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나온다
중세 일본을 연상케하는 지역이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나온다

편하고 쉬운 콤보액션의 재미

뭐니뭐니해도 게임의 핵심은 '전투'다. 스킬을 잘 구현해서 '쓰는 맛'을 느끼도록 만든다면 다른 것들은 양념에 불과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게임은 높은 점수를 줄만 하다. '원피스 해적무쌍4'의 핵심은 콤보다. 평타를 치면서 캐릭터를 때리다가 x버튼을 누르면 때리던 적이 공중에 뜬다. 빠르게 O를 눌러 접근하면서 기술을이어 나간다. 땅에 착지하기 전에 다시 O을 써서 연타를 먹일 수 있다. 한 번 공중에 뜨는 적은 죽다시피한다. 오죽하면 업적 중에 공중에 10초이상 머무는 업적이 있을 정도인데, 이 업적은 초반부에 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 전반적인 게임 조작은 쉽고 간단하게 구성돼 있다. 

이 조차 어렵다면 다 필요 없이 방어에만 투자한다면 그야말로 무쌍을 찍을 수 있다. 접근하는 적들이 아무리 때려도 체력은 닳지 않으며, 설사 닳았다 할지라도 맵 상에서 체력 회복 아이템들이 널려 있어 조금만 집중한다면 죽을 일이 없다. 죽을 위기라 할지라도 O버튼으로 쉽게 회피가 가능한 관계로 여유를 갖고 웃으면서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은 설계돼 있다. 

그렇다보니 게임은 즐겁다. 캐릭터는 충분히 강하며, 적들은 충분히 약하다. 무쌍 본연의 재미처럼 여러 영웅들을 한곳에 몰아 넣고 두들겨 잡는 재미또한 일품이다. 짧은 시간내에 게임을 즐기기에는 더할나위 없다. 
 

흰 수염은 언제나 강력하다

'헬난이도' 함께 즐길 멀티 플레이

본편을 충분히 즐기고, 트레저 모드를 클리어 하기 시작했다면 서서히 멀티플레이를 도전해봐도 좋을 것이다. 플레이스테이션4 기준 멀티 플레이는 맵 상에서 세모버튼을 누르면 진입할 수 있다. 별도로 메뉴가 없기 때문에 당황하기 쉬운 부분이지만 분명히 멀티 플레이는 가능하다. 아직 멀티 플레이 방법이 공유되지 않은 듯 유저들이 적은 점이 단점. 대신 혼자서 할 반복플레이를 보다 빠르고 쉽게 끝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난이도가 올라가면 멀티플레이의 중요성은 배가된다. 엔딩을 보고 난 뒤 개방되는 헬난이도는 무쌍게임이라기 보다는 서바이벌 액션게임에 가깝다.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데미지를 입는 상황이 다반사인데, 이 시점에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체력이 줄지 않는 상황이 오면 멀티플레이 재미는 배가 된다. 급할 때 보이스 쳇을 켜고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 실수로 죽더라도 친구들이 부활시켜줄 수 있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적합하다. 

도저히 게임 난이도가 높아 클리어를 할 수 없다면 '흰 수염', '카이도', '빅마마'와 같은 대형 캐릭터를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칼 한번 휘둘렀을 뿐인데 근처 캐릭터들이 모두 조각나있다. O를 활용한 대시를 활용하면 맵 끝에서 끝까지 두어번이면 이동할 수 있다. 치트에 가까운 스킬 편성은 덤. 어려운 미션도 손쉽게 플레이할 수 있어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코에이 테크모는 유저들의 니즈를 잘 아는 회사다
코에이 테크모는 유저들의 니즈를 잘 아는 회사다

심심풀이 땅콩으로 제격 

'원피스 해적무쌍4'는 기본에 충실한 게임이다. 무쌍게임 그 자체 재미에서 뭔가 더 나가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기존 재미를 충실히 하면서 캐릭터를 더 많이 삽입하는데 초점을 뒀다. 그렇다보니 상상하는 재미가 그대로 적용돼 있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신 없이 버튼을 난사하고 쓸려 나가는 적들을 구경하는 재미를 원하는 유저들이라면 이 게임은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반면 치밀한 시나리오에 따라 이야기를 즐기고 새로운 선택지에 따라 나만의 '원피스'를 만들어 나가는 재미를 원하는 유저들이라면 이 게임은 실망스러운 게임이 될 것이다. 특히 메인 시나리오가 단순화돼 있고 불과 몇시간이면 모두 끝난 다는 점은 마이너스 요소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 같은 단점들을 보완한다면 게임은 분명히 '올해의 게임'후보작에 오를만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원피스 해적무쌍4'로 캐릭터 그래픽과 기술, 전투 시스템을 확보한 만큼 다가올 다음 작품에서 시나리오를 좀 더 보강하고 게임 플레이요소를 확장할 수 있다면, 또 하나 히트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대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들의 단점도 한결같다
대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들의 단점. 30년째 발전은 없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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