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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TY 시뮬레이터', 한 해를 대표하는 게임, 당신의 선택 기준은?

올해의 게임 심사위원장 변신 심사위원들과 상훈 결정 … 게임성, 인기, 사회적 배경 등 복잡한 조건 속 선택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0.04.0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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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4호 기사]

게임 오브 더 이어(Game Of The YEAR, 이하 GOTY)는 한 해를 대표하는 게임을 가리는 행사다. 매 해 연말이 되면 각 게임 전문 매체들과 전문가들이 각자가 뽑은 ‘GOTY’를 발표하며, 한 블로그가 이를 수집해 누계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게임이 한 해를 대표하는 ‘최고의 게임’평가를 받는다. 워낙 많은 게임이 참가하는데다가 대작들이 줄을 잇는 관계로 단 한표만 받더라도 게임은 ‘영예’를 누린다. 이어 ‘GOTY’를 기념해 이른바 ‘GOTY’에디션들을 발매하면서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여기 한 인디게임 개발자가 이 시스템에 의문을 갖는다. 과연 ‘GOTY’는 제대로 선정된 것이 맞을까. 또, 게임의 선택기준은 무엇일까. 근본적인 질문을 가진 그는 게임을 통해 해답을 찾고자 했다. 그 결과 이른바 ‘GOTY 시뮬레이터’가 탄생한다.
 

‘GOTY 시뮬레이터’를 플레이하는 유저는 심사위원회를 이끄는 위원장으로서 활동하게 된다. 심사는 우선 후보작을 받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심사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신규 후보작들이 등장하며 다양한 게임들을 확인해 심사하게 된다. 심사 방법은 심사위원회들의 도움을 받는다. 위원장은 기관과 협단체, 언론, 비평가들, 개발자 등의 의견을 받는다. 이를 총합해 최종 상훈을 결정하게 된다.

한해 최고의 게임을 결정
‘GOTY 시뮬레이터’에서 시상하는 부분은 대통령상과 최우수상, 우수상으로 나뉜다. 여기에 게임 디자인상과 그래픽 디자인, 사운드 디자인 등을 정리해 발표한다. 유저는 이제 각 게임들을 파악하면서 상훈을 정해야 한다.
게임상에서 주어진 정보는 이미지 한 장과 축약된 게임 설명. 그 외 내용들은 모두 위원회에서 수집된 내용을 근간으로 한다. 각 위원회 참가위원들은 각자가 판단하는 내용들을 일제히 쏟아 낸다. 게임성과 그래픽스타일, 사운드 등과 같은 게임 그 자체 정보뿐만 아니라 현재 시대상황과 사회적 분위기, 게임이 거둔 매출 등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도 함께 제공된다.
 

▲ GOTY 심사위원장으로 분해 수상을 결정하게 된다
▲ GOTY 심사위원장으로 분해 수상을 결정하게 된다

각 내용들은 모두 ‘참고자료’일 뿐. 결정적인 역할을 심사위원장인 유저가 맡는다. 최종적으로 각 작품을 보고 상훈을 선정해 제출하면 결과가 나오며 엔딩으로 이어진다. 엔딩은 텍스트로 진행되는데 선택한 작품이 세계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과 같은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수상작에 따라 멀티 엔딩이 설정돼 다양한 선택과 결과를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메일 러시에 머리가 지끈
게임을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일들이 쏟아 진다. 각 단체들이 쉬지 않고 피드백을 보낸다. 물밑 작업이 시작되는 셈이다. 모두 ‘GOTY’를 받기 위해 뒷선에서 치열한 설득 과정이 펼쳐진다.
일례로 GOTY 행사 흥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치는 작품이 있다. 그렇다보니 가급적이면 상을 고려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친다. 다른 작품을 선택하면 ‘보복성’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뉘앙스도 있다.
 

▲ 후보작을 클릭하면 세부 설명과 현재 반응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 후보작을 클릭하면 세부 설명과 현재 반응등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어떤 작품은 ‘심의 과정’을 밟지 않았다. 게임으로서는 훌륭한 퀄리티인 것은 분명하지만 ‘룰’을 따라야 할지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 어떤 작품은 국내에서 폭발적인 흥행을 이끌어 냈고 게임성도 나쁘지 않지만 ‘표절’의혹에 휩싸였다. 어떤 작품은 과도한 정치색을 내포하고 있다. 각 게임별로 복잡한 피드백들이 오가면서 심사위원을 압박한다.
일단 ‘고려’를 하는 것 만으로도 심상찮은 피드백들이 대거 쏟아 진다. 마지막 제출 버튼을 누를 때 까지 수많은 피드백들이 유저를 압박한다.

당신의 GOTY 기준은?
결국 선택은 GOTY 위원장. 즉 유저에게 달려있다. 따지고 보면 그 ‘판단 기준’을 정하게 되는 게임인 셈이다. 게임성을 보든 판단이든, 외적인 평가 기준이든 각자 기준점에 맞춰 엔딩을 본다.
이 게임을 개발한 개발자 이리네는 그 역시 게임 개발자이면서 심사를 보거나 심사를 받기도 하는 입장에서 접하게 되는 내용들을 게임으로 담았다고 했다. 또, 평소 동료게임개발자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도 포함돼 있다.
 

▲ 수십개 메일들이 쏟아져 저마다 입장을 전달한다
▲ 수십개 메일들이 쏟아져 저마다 입장을 전달한다

그는 “GOTY 시뮬레이터는 극단적이지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요소들을 선정해 화두를 던지고자 했다”며 “선택하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고 모든 입장은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게임 말미에서 ‘우리는 게임 그 자체와, 게임 제작자, 유저들을 존중하는가’라는 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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