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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게임은 즐거우신가요

  • 정우준 기자 coz@khplus.kr
  • 입력 2020.06.1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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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7호 기사]

우리 모두는 각자만의 콘텐츠를 즐기는 방법을 지녔다. 똑같은 영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에 집중하는 사람, 감독이 숨겨놓은 복선을 찾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배우에만 집중하는 사람 등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더 나아가 좋아하는 영화를 반복해서 감상하는 ‘n차 관람’도 심심치 않게 주변에서 만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동일한 작품을 두고, 각기 다른 시각에서 탄생한 명장면과 해석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치열한 의견충돌과 다채로운 감정공유는 작품 바깥에서 경험자들만의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누군가의 창의력 위에서 정해진 방향성을 갖춘 작품은 오랜 기간 사람들에게 여러 모습으로 사랑받는 거대한 우주를 만들어간다.
게임은 관람자가 곧 참여자가 되는 ‘열린 결말’ 구조를 갖췄다. 개발자와 기획자가 이정표를 달더라도, 모든 유저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로 각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얼마나 재미있고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었는지 만큼, 얼마나 유저들이 자유롭게 가지고 놀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변화는 콘텐츠 감상의 다양성을 원하는 유저들이 만들어낸 결과다. 판에 박힌 듯한 세계관, 방관자가 되는 자동사냥, 동기부여가 없는 성장, 치밀하게 짜인 과금요소 등 다른 이름의 똑같은 게임들은 폭넓은 유저들의 경험 스펙트럼을 자극하지 못했다. 반면, 비슷한 설정과 어려울 것 없는 조작, 짧은 플레이타임을 갖춘 배틀로얄과 캐주얼게임 장르는 유저들이 만들어낸 상황 위에서 매번 다른 기억들을 제공하고 있다.
U·X(사용자 경험)의 핵심은 우리 모두에게 각자 좋아하는 기억을 심어주는 일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야기와 완벽한 콘텐츠 퀄리티, 정교한 과금모델은 중요하지 않다. 단지 ‘게임은 즐거워야 하고, 즐겁기 위해 게임을 한다’는 간단한 답만이 존재할 뿐이다.

 

[경향게임스=정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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