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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게임 ‘포텐 폭발’ … 국내 10대 기업, 잇단 투자

게이밍 기기 등 하드웨어 발전방향 제시 … ‘신기술 대중화’ 핵심 콘텐츠로 지목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잠재가치 발현 … 4차산업혁명 시대 ‘구심점’ 역할 기대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0.06.15 12:33
  • 수정 2020.06.1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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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78호 기사]

바야흐로 ‘게임의 시대’가 오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3대 이동통신사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게임을 핵심 모멘텀으로 설정하고, 다방면에 걸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에서 모두 게임산업에 주목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제품개발 및 판매의 주요 타깃층으로 게이머들을 꼽는가 하면, 앞다투어 우수한 게임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으로 유치하기 위해 다방면에 걸쳐 움직이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5G(5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혁신이 일어나는 가운데, 게임이 그 핵심 으로 꼽히는 상황이다.
이는 언택트(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조업이나 유통 등 전통적인 산업군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게임은 오히려 트래픽과 매출이 상승하는 등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장기적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될 전망이다.
 

게임이 가진 산업적인 가치는 지속적으로 조명돼 왔지만, 국내 주요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는 추세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3대 이동통신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게임산업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업계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이머, 셀링 포인트로 부상
인상적인 부분은, 하드웨어 분야의 주요 기업들이 게임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자제품 제조사들이 게이머들을 타깃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지스타 등 게임쇼에도 적극 참가하며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게임이 하드웨어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셈이다.
특히 신형 콘솔 게임기들의 출시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TV 업계에서 게이머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8년 전세계 콘솔 시장 규모는 489억 6,800만 달러 (한화 약 58조 6,000억 원)에 이른다.
이 점에서 LG전자의 48인치 신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가 눈길을 끌었는데, 보다 선명한 화질로 콘솔 게임을 즐기려는 게이머들을 주 타깃층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제품은 작은 방에서 즐기기에 부담이 덜한 중형 사이즈와 끊김 없는 반응속도, 업계 최초 그래픽 호환기능(엔비디아 ‘지싱크G-SYNC)’, AMD ‘라데온 프리싱크’) 탑재 등 게이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스펙을 갖췄다. 실제로 외신들은 이 제품을 두고 ‘게임용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 IT매체 T3는 “PS5 및 엑스박스 시리즈 X 등 신형 콘솔 게임기를 위한 최상의 모든 기능을 지원한다”고 평했다.

삼성전자도 2020년형 QLED 8K TV에 탑재된 다양한 게이밍 기능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콘솔 게임기를 연결하면 자동으로 게임 모드로 전환되는 ‘리얼 게임 인핸서’를 비롯해 업계 최초 ‘프리 싱크’ 적용, 게임멀티뷰 기능 등 게이머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갖추며 게이밍 TV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다.
이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SGS로부터 자사의 90Hz, 120Hz 주사율 OLED 패널에 대한 ‘끊김없는 디스플레이(Seamless Display)’ 인증을 받았다. 고주사율 디스플레이는 일반적으로 게임에 많이 활용되는데, 5G 서비스 상용화와 클라우드 게이밍 등 모바일에서도 고주사율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맞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수혜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PS5 낸드플래시 공급처로 지난해 2조원 수준이었던 낸드 분야 영업적자가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이 증권사 리포트를 통해 제시되고 있다.
 

▲ 삼성전자는 2020년형 QLED 8K TV를 출시하며 게이밍 TV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자신했다. 제품의 타깃 유저층이 더 선명한
화질로 게임을 즐기기 원하는 게이머들임을 명확히 밝힌 것이다

SW 분야서의 영역 확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는 중이다. 일찍부터 국내 3대 이동통신사들의 핵심 콘텐츠로 관심이 높았지만,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방어주로 게임이 주목받으며 투자 및 서비스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4월 넥슨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공동 마케팅 및 사업추진 협력을 목적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주목을 받았다. 넥슨은 게임 콘텐츠, SK텔레콤은 통신 및 서비스 영역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I·P(지식재산권), e스포츠, VR 및 클라우드 게임 등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다. 양사는 보유 콘텐츠와 상품 서비스, 신작 게임에 대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넥슨 I·P를 활용한 VR게임의 성공적인 출시 준비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e스포츠 사업 및 리그 스폰서십을 함께 추진하고 VR 및 클라우드 게임 분야의 신규 콘텐츠 발굴과 투자를 공동 진행할 방침이다. 협력의 시작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공동 마케팅이었으며, 온·오프라인 제휴 프로모션을 통해 게임의 초반 순항에 기여했다는 평이다. 또한 컴캐스트와의 합작 법인 ‘T1’을 출범시키며 e스포츠 분야에서도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클라우드 게이밍 확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KT는 자사의 ‘5G 스트리밍게임’ 서비스 범위를 LTE 이용자들로 확대했으며, LG유플러스는 자사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가입자들에게 ‘지포스 나우’를 무료로 제공하고 나섰다.
IT분야 대표 기업들은 블록체인 게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네이버의 IT 전문 자회사 NBP(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는 자사 기술솔루션 공급을 위해 게임사들과의 접촉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6월 10일 위메이드트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NBP는 위메이드트리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WEMIX)’에 블록 파트너로 합류, 플랫폼 기반 기술과 IT 인프라,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기술 지원에 나선다.
카카오의 경우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 그라운드X의 ‘클레이튼’을 통해 블록체인 분야에서 자사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위메이드트리의 ‘위믹스’를 비롯해 스카이피플의 ‘파이브스타즈’ 등 게임 분야에서의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토어’도 플레이댑의 2종 신작(신과 함께, 소울시커: 6번째 기사단)을 유치하며 블록체인 게임의 출시 경로로 주목받고 있다.
 

이동통신사와 IT 대기업들도 게임 분야에서의 영역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이 넥슨과의 연합전선을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 이동통신사와 IT 대기업들도 게임 분야에서의 영역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이 넥슨과의 연합전선을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HW/SW ‘접점’ 역할 기대
이같은 움직임은 게임이 ‘언택트 수혜주’로 부상하며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오프라인 기반 산업이 중시되던 때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잠재 가치들이 실현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제조업이나 유통 등 오프라인 기반의 전통 산업들이 대거 불황을 맞았지만, 게임의 경우 오히려 트래픽 및 매출이 전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유니티가 지난 6월 11일 발표한 ‘코로나19로 인한 게임산업 변화: 19가지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중순까지의 PC·콘솔 게임 및 모바일게임 일간 이용자 수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46%, 17% 증가했다. 모바일게임 설치 건수는 전년동기대비 84% 증가했으며, IAP(인앱 결제) 수익은 24%, 광고 수익은 59% 증가했다. 또한 올해 1분기 닌텐도 스위치 국내 판매량은 코로나19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30.4% 증가했으며, 게임 타이틀 판매량 역시 57.4% 늘었다.
특히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에 활용되는 게임산업의 특성상 A·I, 가상현실, 블록체인 등 최첨단 기술들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게임 자체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신망, 플랫폼를 모두 아우르는 기능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드웨어와 통신망 분야에서는 게임이 혁신적 발전을 이끈 전례가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이후 하드웨어 사양이 급격히 올라갔으며, 이통사들의 5G 가입자 확산에도 게임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VR게임의 경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기능한 좋은 사례가 된다.
이와 관련해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은 “이전부터 게임은 다양한 기술들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왔다”며 “게임의 잠재력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신망, 플랫폼 등의 산업을 모두 포괄하고, 혁신을 추동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게임의 성장세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대기업들의 진입을 통해 미래 신산업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될지 주목된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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