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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내돈내산, 게임업계에도 퍼진 '뒷광고' 논란

광고 표기 중요성, 낮은 인식·여론 ‘아쉬움’ … 업계 전반 파장, 법률 강화 후 변화 ‘숙제’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0.08.1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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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82호 기사]

최근 국내 뉴미디어의 핵심 매체인 유튜브 및 각종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사이에서 큰 논란이 퍼져 나왔다. 한 인플루언서의 폭로성 발언으로부터 시작된 ‘뒷광고’ 논란이 발생, 구독자 수백만 명을 거느리고 있는 대형 인플루언서와 국내를 대표하는 MCN은 물론, 다양한 콘텐츠 군에서 각자의 영역을 형성한 이들까지 수많은 인원들이 뒷광고 진행 사실을 시인하며 자세를 거듭 낮추고 있는 모습이다.
게임업계 또한 예외는 아니다. 많은 수의 인플루언서들이 광고 사실을 시인하지 않고 게임 플레이를 통해 광고를 진행하거나, 편집된 영상 속 ‘유료 광고 포함’ 문구를 누락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나섰다. 관련 업계에 대한 책임의식 강화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청자의 직접적인 소비로 이어지는 접근성이 매우 높은 게임산업인 만큼, 그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선 더욱 높은 책임의식과 관련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게임은 물론, e스포츠 업계까지 포함한 전체 산업군과 뉴미디어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인식개선 및 법률 강화가 효과적으로 이뤄져야만 보다 건전한 생태계 형성과 산업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조언이 뒤따르고 있다.
 

‘뒷광고’ 논란이란 일정 대가를 받고, 특정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 리뷰 등을 진행하는 가운데 관련 광고성 콘텐츠 제작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채 마치 ‘내돈내산(직접 금액을 지불해 개인의 의지로 구매한 것)’처럼 꾸미며 광고를 진행한 사례를 일컫는다. 이는 관련 논란이 터져 나오기 이전까지 매우 빈번하게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게임업계로 퍼진 ‘뒷광고’ 논란
뒷광고 논란의 핵심이자 높은 영향력을 지닌 인플루언서들의 뒷광고 진행 사실이 밝혀진 사례는 음식, 제품 등 실물과 관련된 리뷰 콘텐츠를 진행하는 이들에게서 대거 발견됐다.
게임업계 또한 관련 논란에서 피해갈 수는 없다. 게임 관련 영상과 라이브 스트리밍을 즐기는 시청자들에게는 관련 광고 시장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편은 아니다. 국내에서 규모를 키운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의 이용자들 사이에선 이른바 ‘숙제 방송’이라는 별칭이 생길 정도로 관련 광고 진행에 대한 거부감 또한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러한 높은 인지도에 비해 생산 콘텐츠에 있어 ‘광고성 콘텐츠’임을 명확히 밝혀야 하는 점에 있어선 다소 무감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편집된 영상을 제공하기 위한 유튜브 채널을 함께 운영하지만, 라이브 스트리밍을 주력으로 삼는 인플루언서들의 경우 많은 이들이 생방송 중 광고 고지를 진행했으나, 편집된 영상은 ‘유료 광고 포함’ 문구를 누락시키기도 했다.
 

관련 논란은 유튜브를 넘어 트위치, 아프리카TV 등 라이브스트리밍 플랫폼까지 걸쳐있다
▲ 관련 논란은 유튜브를 넘어 트위치, 아프리카TV 등 라이브스트리밍 플랫폼까지 걸쳐있다

이러한 사례는 다양한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특히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아프리카TV 플랫폼을 통해 방송을 진행하는 BJ만만의 경우 자신이 플레이한 모바일게임들과 관련해 뒷광고 진행 사실을 시인, 시청자들을 향한 사과를 전했으며, 트위치 플랫폼의 스트리머 루시아의 경우 요스타의 ‘명일방주’ 뒷광고 사실이 밝혀졌으나 “게임 도중 광고가 들어왔다”, “업체의 요청이 있었다” 등의 발언 이후 그는 “게임하는 도중 광고가 들어온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입장을 번복해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또한, 유튜브를 통해 종합 모바일게임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난닝구 역시, 그간 다수의 게임 리뷰에서 광고 사실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높은 접근성만큼 책임의식 강해져야
논란의 여파로 이를 구독하는 시청자나 팬들의 실망도 커지는 눈치다. 믿고 볼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기 인플루언서가 특정 게임을 플레이할 경우 해당 게임의 매출 및 접속자 수 상승효과가 여느 매체보다도 직접적으로 확인이 가능한 것이 게임 광고 방송 시장이다. 게임의 경우 시청자 소비까지 연결되는 접근성이 매우 높은 산업군인 까닭에 도의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보다 확실한 대응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라이브 스트리밍 진행 중 광고 혹은 숙제방송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을 함께 사용하며 광고 사실을 밝힌 방송을 살펴보자. 해당 방송의 편집된 영상에서는 숙제 방송에 대한 노출 자체가 삭제되거나 ‘유료 광고 포함’ 표기가 누락된 사례가 다수이다.
일각에서 이를 방치한 미디어 플랫폼 업체들을 질타하고 있다. 유튜버들의 팬덤은 이미 연예인을 능가할 정도로 탄탄한 상황으로 유튜버나 인플루언서가 광고 방송을 고의적으로 밝히지 않더라도 이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 보다 논란의 여지를 만드는 분위기를 불편해 하는 모습이다.
 

게임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플루언서 다수가 뒷광고 논란에 대해 시인하며 사과영상을 내걸고 있다(캡쳐: BJ만만 채널)
▲ 게임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플루언서 다수가 뒷광고 논란에 대해 시인하며 사과영상을 내걸고 있다(캡쳐: BJ만만 채널)

그러나 뉴미디어 전체 시장의 시각에서 봤을 때 이같은 풍토가 전반에 확대될 경우 콘텐츠의 질이 하락하는 것은 물론, 이와 같은 이미지는 게임업계 측면에서 봤을 때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 스트리밍, 콘텐츠 제작 시장 전반에 걸쳐 광고 관련 법률에 대한 인식이 매우 적은 상황”이라면서 “이번 ‘뒷광고’ 논란이 최근 주를 이루는 인플루언서 활용 게임 마케팀 시장을 환기하는 계기가 되어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인식 개선·법률 강화, 산업 성장 위한 필수 관문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업계전반의 인식 개선을 비롯해, 정부 차원에서의 뉴미디어 시장에 대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모으고 있다.
특히, 팬덤 문화가 강하게 형성된 게임 관련 뉴미디어 분야에 있어서는, 뒷광고 논란이 강하게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도 특정 인플루언서를 향한 무조건적인 옹호를 펼치는 여론이 생성되기도 해, 관련 인식에 대한 안이함 또한 지적받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게임과 e스포츠 분야의 경우 뉴미디어 시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는 만큼, 게임사, 플랫폼, 시청자 등으로 이뤄진 업계 전반에 걸쳐 인식 개선을 통해 보다 건전한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련 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뉴미디어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함에 따라 자연스레 게임과 e스포츠 산업군 또한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 국회 차원의 관련 법률 강화 움직임이 이는 현 상황이다
▲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 국회 차원의 관련 법률 강화 움직임이 이는 현 상황이다

현재까지 관련 광고 법률의 경우 표시광고법 제17조 벌칙 규정에 따르면,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 광고 행위 부당한 표시 등의 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등으로 하여금 하게 한 사업자 등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관련 규정만으로 뒷광고를 진행한 이들 혹은 관련 사업자를 처벌하는 것은 힘든 것이 현 상황이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9월 1일부터 뒷광고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긴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의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광고 표시 문구를 추천·보증 내용과 근접한 위치에 표시해야 하며, 소비자들이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명확한 표기 및 문자 크기, 색상 등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편집 영상의 경우 제목, 혹은 시작과 끝부분에 삽입해야하며, 영상 중간 반복적인 표시를 진행해야 한다.
국회 또한 법안 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전용기 의원과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두관 의원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며 “유튜버의 위장 및 허위 광고는 이들을 믿고 콘텐츠를 시청하고 관련 물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만약 관련 논란이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고 그대로 광고 행위를 숨기는 문화가 관행처럼 이어져 갔다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게임산업의 발전 저해는 필연적이었을 것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보다 강화된 인식을 갖고, 더욱 건전한 산업 발전의 길로 나아가길 기대해본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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