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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클라우드 게이밍 본격화, ‘게임판 넷플릭스’ 물꼬 텄다

SKT·LG U+, 해외 유명 플랫폼과 ‘맞손’ … KT, 자체서비스 출시 ‘3파전 구도’ 형성
삼성전자-MS 연합으로 부정적 전망 해소 … 6G 등 첨단기술 힘입어 시장 확대 기대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0.08.2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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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82호 기사]

최근 3대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게이밍이 다시금 화두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이미 SK텔레콤과 LG 유플러스는 각각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와 손잡고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이하 엑스클라우드)’와 ‘지포스 나우’를 서비스해온 가운데, 타 통신사 개방 등 본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KT 역시 자체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게임박스’를 론칭하고, 국내외 유수의 게임사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본격적인 유저 모객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삼성전자의 행보로 촉발됐다는 평가다. 최근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신제품 ‘갤럭시 노트20’에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탑재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통3사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진 것이다. 무엇보다 향후 하드웨어 및 인프라 발전을 통해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화두를 던진 6G 등 통신기술 발전이 이같은 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게임판 넷플릭스’를 꿈꾸는 이들의 경쟁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게이밍은 게임산업의 판을 바꿀 혁신으로 꼽힌다. 별도의 클라이언트를 다운받아 PC에 설치해야 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클라우드 서버에 클라이언트를 저장하고 스트리밍 형태로 게임을 구동한다는 점에서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엔비디아 등을 비롯해 EA, 텐센트 등 글로벌 게임기업들도 관련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통사 중심 경쟁 확대
다만 국내에서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사들이 아닌 이동통신사들이 해당 분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들은 VR(가상현실)·AR(증강현실)과 함께 클라우드 게임을 킬러 서비스로 지목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기업은 지난해 초 엔비디아 와 손을 잡은 LG유플러스로, 지난 2월 5일 ‘지포스 나우’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도 지난 11개월간 ‘엑스클라우드’의 시범 서비스를 이어온 가운데, 오는 9월 15일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포함된 ‘엑스박스 게임패스 얼티밋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은 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했던 기존 서비스를 타 통신사 이용자들에게 개방함으로써 본격적인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점차 뜨거워지고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 경쟁에 KT가 가세하며 불이 붙는 모양새다. 이들은 지난 8월 12일 12일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설명회를 개최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표 언택트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는 구독형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게임박스(GameBox)’를 정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게임박스’는 월정액 요금만 내면 스마트폰, PC, IPTV 등 다양한 기기에서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KT의 클라우드 서버에서 게임을 구동하는 스트리밍 방식을 활용해 기기 성능이나 장소의 제약 없이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약 6만여 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오픈 베타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의 선호를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구독형 게임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했다. 이를 바탕으로 소셜포인트, 락스타게임즈, 2K, 스마일게이트, NHN 등 유명 게임사들과 손잡고 ‘보더랜드3’, ‘NBA2K20’ ‘마피아3’ 등 대작들을 포함한 총 100여 종의 라인업을 확보했으며, 업계 최저 수준의 월 이용요금(4,950원)을 책정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특히 오는 9월부터는 타 통신사 가입자에게도 ‘게임박스’를 오픈하며, 10월부터는 국내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로는 최초로 iOS 서비스를 지원한다. 완전한 OTT 서비스로의 진화를 통해 2022년 누적 가입자 100만 명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SKT와 LG유플러스가 클라우드 게이밍 경쟁에서 선수를 친 가운데, KT도 자체 서비스 ‘게임박스’로 승부수를 던졌다
▲ SKT와 LG유플러스가 클라우드 게이밍 경쟁에서 선수를 친 가운데, KT도 자체 서비스 ‘게임박스’로 승부수를 던졌다

불씨 되살린 삼성전자
사실 클라우드 게이밍이 최근 들어 나온 이슈는 아니다. 이미 지난해 초 구글 ‘스태디아’ 공개를 통해 전세계 게임업계의 화두로 떠올랐으며, 현재는 국내외에서 본격적인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국내 게임업계의 경우 모바일게임이 주력 상품인지라 클라우드 게이밍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이다.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의 콘솔 진출이 가시회되는 등 신시장에 대한 니즈가 커졌지만, 글로벌 플랫폼 수준의 규모가 아니라는 점에서 자체 서비스를 내놓기는 어렵다는 점도 있다. 이로 인해 이통사들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경쟁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예상보다 더딘 시장 성숙으로 인해 비관론까지 나오던 상황이었다. 아케이드/콘솔, PC, 모바일 등 플랫폼 변화가 있을 때마다 게임 시장에 호황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이같은 흐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다. 기대를 모았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는 VR·AR처럼, 클라우드 게이밍도 활성화되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구글 ‘스태디아’를 비롯한 해외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은 세계적인 하드웨어 제조사 삼성전자의 행보로 단번에 뒤집히는 모양새다. 지난 8월 5일 온라인을 통해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에서 신제품 ‘갤럭시 노트20’의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 지원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을 게이밍 분야로 확대, 엑스박스의 PC 및 콘솔 게임을 클라우드를 통해 ‘갤럭시 노트20’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마인크래프트 던전’, ‘포르자 호라이즌4’ 등 100여 종의 엑스박스 인기 게임을 갤럭시 노트20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엑스박스 게임에 최적화된 블루투스 게임 콘트롤러를 별도로 판매할 예정이다. 또한 일부 ‘갤럭시 노트20’ 구매자를 대상으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 3개월 무료 이용권을 제공한다. 클라우드 게이밍에 대한 관심이 점차 식어가던 가운데, 삼성전자가 다시금 불을 지핀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와 MS의 게이밍 분야 협업 확대 소식이 전해지면서, 클라우드 게임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는 상황이다
▲ 삼성전자와 MS의 게이밍 분야 협업 확대 소식이 전해지면서, 클라우드 게임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는 상황이다

신기술 타고 본궤도 오를까
때문에 하드웨어 및 통신 인프라 기술의 발전이 클라우드 게이밍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 게이밍 자체도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가능해진데다. 글로벌 스마트 하드웨어 업계의 선도기업인 삼성전자까지 해당 분야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다.
특히 최근 5G를 넘어 6G에 대한 글로벌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6G 기술은 2028년 상용화가 예상되지만, 5G 경쟁에서 밀린 일부 국가들이 이를 건너뛰고 6G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글로벌 통신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는 중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선제적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6G는 5G보다 약 50배 빠른 데이터 전송을 목표로 하는 미래 통신 기술로, 최고 전송 속도가 초당 1,000Gbps에 달한다. 4G와 비교하면 약 1000배 빠르다. 특히 사용자와 인터넷 서버가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걸리는 지연시간(레이턴시)은 100㎲(1/10,000초)로, 5G가 목표로 하는 1㎳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5G보다도 지연시간이 훨씬 더 짧은 만큼, 자율주행차나 원격 로봇수술, VR(가상현실)·AR(증강현실)을 넘어선 XR(확장현실) 등 보다 혁신적인 기술을 가능케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클라우드 게이밍 역시 빠른 전송속도와 짧은 지연시간을 요구하는 만큼, 6G 시대가 도래하면 보다 고도화되고, 시장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현재 기술로는 슈팅이나 대전 격투 등 극한의 레이턴시를 요구하는 실시간 대전 장르는 무리라는 평가가 이용자들 사이에서 이어지고 있는데, 6G 기술이 실현되면 이 역시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미래’라고 불리던 클라우드 게이밍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가운데, 글로벌 게임업계에 어떤 기회가 찾아오게 될지 주목된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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