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호무라 강림! '제노블레이드2' 뜯어보기
[리뷰] 호무라 강림! '제노블레이드2' 뜯어보기
  • 안일범 기자
  • 승인 2020.09.11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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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닌텐도 스위치용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1(이하 제노블레이드1)'이 출시돼 국내에서도 팬덤이 형성된다. 한때 '동물의 숲'에 이어 인기순위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이어 후속작인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2(이하 제노블레이드2)'가 한글화돼 9월 정식 발매 수순을 밟았다.

원작이 좋은 평가를 받아서일까. 아니면 한글 RPG가 드문 닌텐도 스위치 콘솔 특성 때문일까. '제노블레이드2'는 전편에 이어 각종 차트를 휩쓴데 이어 다나와를 비롯 일부 판매 사이트에서는 부동의 1위 '동물의 숲'을 끌어내리는 기염을 토한다. 그만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필수 구매 타이틀'이 돼 버리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마니아들은 왜 이 게임에 열광할까. 또 시리즈를 잘 모르는 유저들도 게임을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까. '제노블레이드2'를 뜯어보고자 한다.
 

알리는 말씀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2는 완벽하게 클리어하려면 300시간이 걸리는 대작 게임입니다. 평균 플레이 타임은 150시간이라고 합니다. 맵 크기는 160KM에 복잡하게 꼬인 구조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 외에 정교하게 설계된 시스템들이 얽혀 있습니다. 다룰 내용이 많은 게임이다 보니 내용이 길어집니다. 상세한 설명을 위해 TMI가 많습니다. 아래 목차를 준비했으니 원하시는 부분들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목차
0. 들어가기 전에
1. 개발사 소개 / 설정 덕후가 만들어낸 심도 있는 RPG
2. 시놉시스/ 기연 얻은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성장기
3. 전투 시스템/ 약한 주인공 성장하면 신세계
TMI. 전투 시스템 개요
4. 캐릭터 성장 요소/ 이해하면 무서운 게임 성장 시스템
5. 맵 구조/ 설정덕후의 악취미
6. 진입 장벽/ 반복된 제한에 어리둥절한 유저들
7. 게임 진행/ 지루함을 배제하기 위한 플레이 방법은
8. 리뷰/ 방대한 게임성에 박수, 템포 조절 아쉬워
9. 총평
 

0. 들어가기 전에

시리즈 2편은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타이틀이다. 가장 큰 인기는 바로 주연 캐릭터 호무라의 인기에서 기인한다. 청순가련한 성격에 주인공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캐릭터. 아름다운 외모 덕분에 이 캐릭터를 가히 '인생 캐릭터'로 손꼽는 유저들이 적지 않다. 캐릭터 피규어가 나오고, 캐릭터 베개가 등장한다. 관련 상품인 '제노 블레이드 2 닌텐도 스위치 프로 컨트롤러'는 일명 '호찌콘(작성자 주: 차마 설명이 어려우니 검색을 추천드립니다)'으로 불려 품귀 현상을 겪는다. 

TMI. '제노블레이드2' 캐릭터 디자인은 사이토 마사츠구가 담당했다. '낙원추방'으로도 유명한 작가로. 메카닉과 미소녀 캐릭터에 일가견이 있어 팬덤을 보유한 인물이다.

TMI. 호무라는 주로 '화염'이나 격한 감정, 욕망 등을 표현하는 단어로 같은 이름을 쓰는 캐릭터들이 다수 있다.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등장 인물 아케미 호무라, '섬란 카구라' 주연급 캐릭터 호무라 등 수많은 '호무라'가 등장했다. 이름 그대로 불꽃같은 삶을 사는 캐릭터들이 많아 대체로 인기가 높은 캐릭터들이 다수다.
 

1. 개발사는/ 설정 덕후가 만들어 낸 심도 있는 RPG

'제노블레이드2'를 설명하려면 개발사인 모노리스 소프트부터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게임 전반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듯하다. 모노리스 소프트는 스퀘어 에닉스에서 '파이널 판타지 6', '크로노 트리거'등을 작업한 멤버들이 독립해 설립한 회사다.

이들은 방대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게임을 쌓아올리기를 좋아하는 개발진들이다. 워낙 심도 있는 게임성 덕분일까. 내놓는 게임마다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치지만 작품성 하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팀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 보니 차곡차곡 마니아층을 쌓아오면서 인기를 끈다. 이후 IP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들에서 특유의 '설정 덕후'식 게임 개발을 선보이며 압도적 지지를 얻었고 이를 기반으로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 '동물의 숲' 등 작업에 참가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둬들였다.

'제노블레이드'시리즈는 이들의 '마이웨이'식 게임 개발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게임 시리즈다. 평균 플레이 타임 100시간이 넘어가는 게임 규모에 파고들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보인다. 만약 마니아 유저들이라면 10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들의 게임에 즐거워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개발한 시리즈 '마니아'가 되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는 점이 함정이다. 

2. 시놉시스/ 기연 얻은 주인공의 파란만장 성장기

주인공 렉스는 '셀비져'다. '해녀'처럼 바닷속을 탐험하면서 보물을 건지는 직업을 갖는다. 그는 삶에 만족하면서도 블레이드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드라이버를 동경한다. 블레이드란 일종의 소환수, 드라이버는 블레이드를 운영하는 전사쯤 되는 설정이다.

어느 날 렉스는 우연한 기회에 '하늘의 성배'라 불리는 먼치킨급 블레이드와 생명을 나눠 갖는 관계가 된다. 이어 블레이드의 소망인 '세계수'를 방문하기 위한 모험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각 세계에 사는 사람 들과 호흡하고, 동료들을 만나며, 성장한다. 동시에 블레이드의 존재와, 세계를 위협하는 세력들의 이야기 등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흔한 '소년만화'와 유사한 플롯에 디테일을 얹은 게임에 가깝다.
 

게임은 소위 '왕도 시나리오'를 따른다. 흔히 보이는 클리셰들로 범벅돼 있다. 전작의 치밀하게 구성된 스토리텔링과는 다른 행보.
게임은 소위 '왕도 시나리오'를 따른다. 흔히 보이는 클리셰들로 범벅돼 있다. 전작의 치밀하게 구성된 스토리텔링과는 다른 행보.
3. 전투 시스템 / 약한 주인공 성장하면 신세계

게임 전체 분량은 약 100시간을 기본적으로 넘어간다. 여기에 서브 이벤트 등을 즐기는 유저라면 150시간. 수집 요소들을 즐기는 유저들이라면 200시간. 모든 요소들을 즐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300시간 이상 즐길만한 요소들이 포함돼 있다. 그렇다 보니 시스템을 설명할 때는 초반/ 중반/ 후반으로 나뉘어 설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말이 초반/중반/후반/이지. 초반이 25시간, 중반이 50시간, 후반이 50시간+이상이니 생각보다 긴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초반 10시간 동안 게임 플레이는 무척 간단하다. 평타 공격은 약 200대미지, 기술 대미지는 약 2000에서 3000대미지. 세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큰 차이는 발생하지 않는다. 상대를 보고 적절한 타이밍에 기술을 섞어 쓰면서 체력을 깎는다. 잡몹을 잡는 데도 약 2분에서 3분이 소요되니 두 눈 꼭 감고 '재미있기'를 기대해야 한다. 유일한 컨트롤은 '캔슬' 공격. 평타 후 딜레이에 스킬을 섞어 쓰면 '후 딜레이 캔슬'이 가능하며, 이로 인해 추가 대미지가 들어가는 식이다.
 

게이지가 차면 블레이드 기술(ZL, ZR, A 버튼)을 발동시켜 콤보를 넣을 수 있다
게이지가 차면 블레이드 기술(ZL, ZR, A 버튼)을 발동시켜 콤보를 넣을 수 있다

이제 동료들을 얻고부터는 게임이 조금씩 업그레이드된다. 탱커/딜러/힐러로 나누어져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데, 대체로 주인공이 딜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탱커가 어그로를 끌어 상대 공격을 두들겨 맞고 있으면 적 뒤로 돌아가 쎈 공격을 때려 넣는 형태로 게임이 진행된다. 그러다 체인 게이지가 쌓이면 콤보를 발동하며 이를 반복하면서 전투를 진행한다. 특히 상대 상대에 따라 브레이크를 걸고 다운을 걸 수 있다거나, 동료들과 스킬을 조합하면 특수 스킬이 나가는 것과 같은 설정이 있다.  

레어 블레이드를 확보하고 쓸 수 있는 기술들이 늘어나는 중반부부터 전투에 재미가 붙는다. 상대 약점에 따라 체인 콤보를 넣는 시스템인데, 가능한 한 빠르게 체인 콤보를 발동시키고 공격력을 집중하다 보면 체인 콤보가 끝나기도 전에 녹는 적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 간단한 브레이크-다운 외에도 라이징, 스매시와 같은 요소들이 결합되면서 적들이 때리는 시간은 줄어들고 아군이 때리는 시간이 늘어난다.
 

브레이크 - 다운 - 라이징 - 스매시가 기본 패턴이다
브레이크 - 다운 - 라이징 - 스매시가 기본 패턴이다

중반부에 비로소 전투에 재미가 붙는 이유는 고전 RPG를 연상하면 편하다. 고전 RPG는 처음에는 단타 공격으로만 구성하다가 중반 이후에 광역 공격이 가능한 마법사가 등장하면서 전투 타임이 줄어드는 구조다. 이에 비춰 보면 '스매시'나 '블레이드 스킬 연계'를 사용하면서 평타 공격을 하다가 체인 콤보를 넣는 형태로 즐기게 된다. 한 마리 잡는 데 3분이 걸리던 전투가, 5마리 잡는 데 1분 이하니 쾌감이 배가 되는 구조다. 

후반부 전투는 중반부와 비슷하게 흘러가지만 강력한 대미지를 기반으로 전투 타임이 줄어들기 때문에 비로소 재미를 느낄만한 전투가 시작된다. 기존 전투 콤보에 드라이버 콤보와 블레이드 콤보를 함께 넣는 퓨전 콤보와 같은 시스템이 적용되고, 드라이버 능력이 오르며 전투를 시작하자마자 스킬을 난사할 수 있기 때문에 한결 편한 전투가 진행된다. 


결국 초반부를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멘탈을 꽉 붙잡고 게임이 재미있기를 기도하면서 플레이를 해야 하고, 중반부부터 본격적으로 게임이 재미있어지며, 후반부에 들어서야 중독성 넘치는 전투가 가동된다. 그렇다 보니 초반을 즐기는 유저들은 전투 템포에 경악하면서 혹평을 일삼으며, 중반부에 들어선 유저들은 아쉬움이 남는다는 표현을, 후반부를 즐기는 유저들은 인생게임이라고 이야기한다. 

때문에 초반부 유저들에게 전투 시스템을 칭찬하는 리뷰는 쓰레기 리뷰가 될 것이며, 후반부 유저들에게 전투 시스템을 혹평하는 리뷰는 쓰레기 리뷰가 될 것이기에 '호불호가 갈린다'라는 말로 에둘러 표현할 수밖에 없다. 상세한 평가는 결론부에서 다루기로 한다. 

TMI. 전투 시스템 개요

'제노블레이드2'는 유저들에게 수박 겉핥기 식 튜토리얼을 제공한다. 전혀 친절하지 않으며 유저는 모든 것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개발사는 유저가 알아서 실험하고 결과를 낸 상황을 가정하고 밸런스를 잡는다. 그렇다 보니 그저 따라가기만 하다 보면 게임은 지루하며 유저들은 고구마 100개라도 먹은 듯한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답답한 유저들을 위해 사이다가 돼 줄 전투 시스템 공략을 준비했다. 

복잡한 설명은 사진 한 장으로 해결 가능하다. 화면 좌측을 주목하자. 대미지는 700배. 그냥 때리면 2만 대미지인 기술들인데 체인 콤보를 넣으면 15만 대미지가 들어간다.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면 각 캐릭터 스킬을 돌아가면서 7번씩 써야 하는 식이니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 답답한 것이 당연한 일이다. 

체인 콤보는 화면 좌상단 파티 게이지가 가득 찼을 때 발동 가능하다. 체인 콤보를 발동하기 위해서는 속성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화면 상단 체력바 아래를 주목하자. BURST라는 글씨는 해당 속성에 맞춰서 콤보를 넣었을 때 나오는 글씨다. 일례로 오른쪽 BURST 글씨 밑에는 불 속성이 표기돼 있다. 콤보 시에 불 속성 캐릭터로 스킬을 연계할 때 대미지가 가중되는 식이다.
 

때문에 상대 약점을 공략하기 위한 속성이 있어야만 제대로 발동할 수 있다. 기본 캐릭터 속성인 불, 물, 대지 외에도 어둠, 바람, 얼음, 빛 등 다양한 속성이 존재하는 데 콤보를 연계할만한 캐릭터들을 모두 손에 쥐고 특정 상황에 맞춰서 스킬을 쓸 때 콤보가 연계되는 식이다.
 

기자의 경우 초중반 시점에서 블레이드로 호무라(불), 유우오우(물), 스자쿠(바람)을 구성했다. 브레이크가 걸리면 호무라가 앵커 샷(X 버튼)으로 다운을 건다. 동시에 유우오우 캐릭터 초상화가 점멸하는데 방향키 오른쪽 버튼을 눌러 캐릭터를 교체한다. B 버튼을 누르면 라이징 스킬이 나가며 상대가 공중에 뜬다. 같은 방식으로 스자쿠 캐릭터가 점멸하면 방향키 아래쪽 버튼을 눌러 캐릭터를 교체한다. B 버튼을 누르면 스매싱이 발동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두어 차례 해보면 손에 익는 관계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TMI. 물 속성 캐릭터인 유우오우 블레이드를 채택한 이유는 니아에 얼음 속성 블레이드를 추가로 장착했기 때문이다. 니아로 물 속성 콤보를 연 다음 2타로 유우오우 캐릭터가 물 속성 콤보를 한 번 더 넣은 뒤 얼음, 바람 등으로 확장해 퓨전 콤보를 넣기 위한 설정이다. 중반 이후 액세서리를 파밍 하게 되면 조합이 변경된다. 

4. 캐릭터 성장 요소 / 이해하면 무서운 게임 성장 요소

전투 시스템을 이해하게 되면 비로소 게임 시스템이 보이게 된다. 게임에는 복잡한 육성 요소들이 산재해있다. 굳이 분리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 요소들도 일일이 세분화한다. '블레이드(일종의 소환수)'와 '드라이버(캐릭터)'간 차이를 주기 위해서다. 
 

처음 게임을 접한 유저 입장에서는 성장이 의미 없어 보인다. 30시간 동안 게임을 플레이하고 나면 2레벨을 달성한다. 매번 들여다보지만 스킬 포인트는 차지 않고, 닫기를 반복하게 된다. 그런데 블레이드가 늘어나면 이야기가 다르다. 각 블레이드 별 스킬(아츠)를 찍는 구조다 보니 특정 시점에서는 스킬을 찍고, 바꾸고를 반복하게 된다.
처음 게임을 접한 유저 입장에서는 성장이 의미 없어 보인다. 30시간 동안 게임을 플레이하고 나면 2레벨을 달성한다. 매번 들여다보지만 스킬 포인트는 차지 않고, 닫기를 반복하게 된다. 그런데 블레이드가 늘어나면 이야기가 다르다. 각 블레이드 별 스킬(아츠)를 찍는 구조다 보니 특정 시점에서는 스킬을 찍고, 바꾸고를 반복하게 된다.

복잡한 설정을 단순화해 보면 캐릭터 강화와 블레이드 강화, 주변 요소 등이 존재한다. 캐릭터 성장은 WP 포인트를 활용해 무기 스킬( 아츠)을 강화해야 하고, SP 포인트(스킬 포인트)를 활용해 패시브를 강화한다. 

블레이드는 인연 포인트를 활용해 '패시브'를 찍는다. 인연 포인트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쌓게 되는 누적 경험치와 비슷하다. 캐릭터와 함께 전투를 하거나, 퀘스트를 클리어하거나, 블레이드가 좋아하는 아이템을 선물하면 획득하게 된다. 특정 패시브는 반드시 서브 퀘스트를 클리어하도록 설정돼 있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능력이 해금된다. 게임상에는 수백 종이 넘는 블레이드가 등장한다. 각 조건을 만족하는 시간을 계산해보자. 수백 시간 동안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블레이드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능력이 해금된다. 게임상에는 수백 종이 넘는 블레이드가 등장한다. 각 조건을 만족하는 시간을 계산해보자. 수백 시간 동안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블레이드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다.

이 외에 어시스트 코어를 붙여 패시브를 강화하기도 하며, 액세서리를 활용해 능력치를 올린다. 
정리하자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경험치와 같은 점수를 얻어 이를 강화하는데 투자하는 시스템이다. 동시에 파밍을 통해 강화할 아이템을 획득하고 붙여 주면 완료. 
 

'재료'와 '코어칩'을 수집한 뒤 '제작'을 하면 비로소 장착할 수 있다. 인벤토리는 정체 모를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재료'와 '코어칩'을 수집한 뒤 '제작'을 하면 비로소 장착할 수 있다. 인벤토리는 정체 모를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게임상에 등장하는 블레이드 수는 무한대에 가깝다. 각자 스킬과 특성 등이 랜덤 설정되기 때문. 여기에  소위 '레어 블레이드'와 같은 요소들을 수집해 성장하는 시스템들이 포함돼 있어 기본 성장만으로 수십 시간은 넉넉히 투자해야 할 시스템이다. 

물론 '원하는 블레이드'를 '가챠'로 '뽑을 수 있다'라는 전제가 필수다. 여기에 '인연'을 해방하기 위해 온 맵을 헤집고 다니면서 목표 몬스터를 잡고, 특정 스킬을 사용해야 한다.
 
좋은 말로 '파고들 거리가 많은 게임'으로 능력치를 올리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라면 이 시스템에 열광할 것이다. 나쁜 말로 '수치 하나를 올리려고 몇 시간 동안 반복 행동을 시키는 막노동 게임'으로 비칠 수도 있다. 

5. 맵 구조 / 설정 덕후의 악취미

 일반적인 리뷰에서 맵 구조를 따로 떼네 리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저 크기만 언급하는 정도로도 족하다. 게임 스케일과 플레이 타임을 가늠하기 좋은 요소가 바로 맵일 것이다. 그런데 이 게임에서는 맵을 리뷰하는 것이 필수다.

우선 크기 면에서는 상상을 초월한다. 흔한 마을 맵 한 장을 예로 들면 맵 끝에서 끝까지 달리는데 약 10여 분. 여기에 각 맵은 층계 구조로 설정돼 있다. 기본 4~5개 계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쉽게 말해 지역을 그냥 뛰어다니는데 만 약 40분이 소요되는 구조다. 물론 그 사이에 등장하는 NPC들과 대화를 나누고, 물건을 사다 보면 마을에서만 한 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이 소요된다. 

맵을 몇 차례 빙 둘러 가야 이 장소에 도착할 수 있다. 시점을 위로 올려다보면서 전체 맵 생김새를 확인해 보면 이 장소에 도달할 힌트를 얻게 된다. 정확하게 시간을 잰 것은 아니나, 퇴근하고 게임을 시작한 뒤 자기 전에 이곳에 도착했을 것이다.
맵을 몇 차례 빙 둘러 가야 이 장소에 도착할 수 있다. 시점을 위로 올려다보면서 전체 맵 생김새를 확인해 보면 이 장소에 도달할 힌트를 얻게 된다. 정확하게 시간을 잰 것은 아니나, 퇴근하고 게임을 시작한 뒤 자기 전에 이곳에 도착했을 것이다.

필드 맵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맵 곳곳에 몬스터가 등장하기 때문에 싸우면서 진행하다 보면 하루 종일 진행해서 맵 한 장을 클리어할만한 스케일이다. 특히 각 층계를 지나다니는 길목은 특정 조건에 의해 봉쇄돼 있는데, 이 조건을 클리어하기 위해 맵을 돌고, 돌고, 돌고, 위에서 뛰어내리고, 벼랑길을 따라 빙 돌기도 하면서 길을 찾아야 한다. 각 맵은 간단한 퍼즐로 구성돼 있지만 전체 맵이 긴 관계로 5분 동안 뛰어가서 문을 열고 다시 5분 동안 돌아와 열린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 식이다. 

그나마 조건을 해결하면 다행이다. 특정 지역을 열기 위한 조건에는 '블레이드 성장 수치'가 필수로 따르는데, 이 수치가 맞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한 고생은 모두 허사다. 이제 시나리오를 진행한 다음 클리어 조건을 맞췄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같은 길을 뛰어야 하며, 조건이 안 맞으면 또다시 시나리오를 진행하고, 다시 돌아가야 하는 형태로 게임을 플레이한다. 
 

특정 서브 퀘스트를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메인 시나리오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맵에 느낌표가 뜨며, 이를 수행하려고 진행하다 보면 벽에 가로막힌다. 다시 전제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또 막히는 일이 허다하다. 해당 퀘스트의 경우 용병단을 운영해야 클리어할 수 있다. 결국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법은 메인 시나리오를 빼 둔 뒤, 메인 시나리오가 막혔을 때 퀘스트를 수행하는 방안을 추천한다.
특정 서브 퀘스트를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메인 시나리오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맵에 느낌표가 뜨며, 이를 수행하려고 진행하다 보면 벽에 가로막힌다. 다시 전제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또 막히는 일이 허다하다. 해당 퀘스트의 경우 용병단을 운영해야 클리어할 수 있다. 결국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법은 메인 시나리오를 빼 둔 뒤, 메인 시나리오가 막혔을 때 퀘스트를 수행하는 방안을 추천한다.

좋게 표현하면 '모험하는 재미'를 살리고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맵 디자인이지만, 나쁘게 표현하면 '쓸 데 없는 시간 낭비'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듯 곳곳에서 소위 '패스트 트레블'이 가능하도록 설정돼 거리를 뛰어넘는 설정이 등장한다. 그러나 패스트 트레블을 활용하고도 5분 이상 걸어야 하며, 맵 상에서 고저차는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5분 거리처럼 보이는 곳을 찾기 위해 헤매야 한다. 공략 없이 게임을 플레이할 경우 퀘스트 하나를 하기 클리어하기 위해 30분은 기본으로 맵을 헤맬  각오를 해야 한다. 

TMI. '특정 몬스터를 사냥하는 퀘스트'가 등장하면 지역만 알려줄 뿐이어서 전체 맵을 이잡듯 뒤져야 한다. 분명히 클리어는 가능하지만 5시간 동안 맵을 뒤져도 안 나오는 몬스터를 찾았던 경우도 허다하다. 문제는 이 상황이 몇 차례 반복되면서 결국 두 손 두발 다들 수밖에 없었다. 기자는 공략을 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공략을 참고하다 보면 흉내 내기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모든 게임은 혼자서 진행하는 편이다. 그러나  결국 원칙을 깨고 공략을 보고야 말았다. 한 번 클리어하는데 5시간. 그것을 수십 번 해야 할 여유도 멘탈도 없었다. 자존심을 접고, 정신건강을 위해서 공략을 보기를 추천한다.   

 6. 진입 장벽/ 반복된 제한에 어리둥절한 유저

이 같은 시스템을 기반으로 게임은 퀘스트 진행한 뒤 개인 성장과 블레이드 성장, 장비 교체를 반복하면서 플레이한다. 그러다 새로운 전투 시스템이 해금되고, 신규 블레이드가 등장하는 형태로 시스템은 발전된다. 각 단계에 맞춰 최적화된 세팅을 해 나가도록 준비돼 있다. 
 

필요한 스킬 구성에 맞춰 블레이드를 뽑고 배치한다. 이후 각 블레이드를 소환해 적절한 타이밍에 기술을 쓰면서 게임을 진행한다
필요한 스킬 구성에 맞춰 블레이드를 뽑고 배치한다. 이후 각 블레이드를 소환해 적절한 타이밍에 기술을 쓰면서 게임을 진행한다

게임은 2017년 출시된 게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불친절하다. 일반적인 게임과 달리 유저들에게 알려주는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모두 직접 부딪혀봐야 알게 되는 형태다. 게임은 구조적으로 자유도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 때문에 얼핏 보면 모두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시도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그러나 막상 중요한 장면에서 막히도록 설계돼 있다. 일례로 인연링 시스템(블레이드 성장 시스템)은 아이템을 잔뜩 집어넣어 성장하면 완수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소위 '저레벨'지역에서 몬스터를 잡아야 풀리는 인연이 등장하는 식이다.
 

인공 블레이드 하나는 인연으로 강화할 수 없다. 오직 게임 내 게임인 '티거'를 플레이해 높은 점수를 기록해야 파츠를 강화할 수 있다.
인공 블레이드 하나는 인연으로 강화할 수 없다. 오직 게임 내 게임인 '티거'를 플레이해 높은 점수를 기록해야 파츠를 강화할 수 있다.

퀘스트 역시 마찬가지. 지금 단계에서 진행할 수 있을 것처럼 술술 풀리다가도 결국 필드 스킬이 없어 클리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게임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거나, 퀘스트 목표를 통과하기 위해 레벨이 두 배가 넘는 몬스터 사이를 오가도록 만드는 등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화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던져주는 구조다.

정리해보면 일반적인 게임은 시작 시 '추후에 다시 시도하라'라는 힌트를 주거나, 아예 퀘스트를 시작할 수 없도록 만든다. 그러나 이 게임은 일단 '시작'하도록 만들며 완수되기 직전에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 보니 당장 할 거리가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 특정 요소들을 시도하지만 대부분 실제로는 풀리지 않는 퍼즐을 붙잡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셈이다. 흐름은 이어지지 않으며 유저들은 고통받는다.
 

게임 콘텐츠 중 하나인 용병단은 블레이드를 보내 특정 시간이 지나면 완수할 수 있는 서브 퀘스트다. 특정 퀘스트는 마을을 부흥시킨 뒤 용병 퀘스트를 수주할 수 있는 권한을 얻고, 용병 퀘스트를 주는 캐릭터를 만난 뒤, 용병 퀘스트를 수행하고, 40분을 기다린 뒤, 퀘스트 대상 캐릭터를 만나 물건을 구입하고, 퀘스트를 준 캐릭터를 찾아가 말을 걸면 클리어하게 된다. 퀘스트를 주는 캐릭터를 만나는 과정은 생략했다.
게임 콘텐츠 중 하나인 용병단은 블레이드를 보내 특정 시간이 지나면 완수할 수 있는 서브 퀘스트다. 특정 퀘스트는 마을을 부흥시킨 뒤 용병 퀘스트를 수주할 수 있는 권한을 얻고, 용병 퀘스트를 주는 캐릭터를 만난 뒤, 용병 퀘스트를 수행하고, 40분을 기다린 뒤, 퀘스트 대상 캐릭터를 만나 물건을 구입하고, 퀘스트를 준 캐릭터를 찾아가 말을 걸면 클리어하게 된다. 퀘스트를 주는 캐릭터를 만나는 과정은 생략했다.
7. 진행 / 지루함을 덜기 위한 게임 플레이 방식

RPG는 주로 한마을에서 등장하는 퀘스트를 처리한 뒤 다음 마을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플레이하는 유저 성향에 따라 차이는 존재한다. 주로 중요 아이템을 획득하고 다음 마을로 이동하는 부류나, 처음부터 끝까지 샅샅이 훑는 유저, 아예 무시하는 유저 등 다양한  플레이 방식이 산재해 있다. 그렇다 보니 게임 제작자들은 해당 유저들의 성향에 맞춰 게임을 안배한다. 이 게임은 안배 없이 강행한다. 모든 시스템은 미드 코어 이상. 적어도 게임을 공략하려는 자들을 위해 설계돼 있어 웃으며 시작했다가 어리둥절한 게임이다. 그렇다면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가장 추천하는 게임 플레이 방식은 메인 퀘스트를 사정없이 클리어해 나가는 것이다. 앞뒤 보지 않고 일단 메인 퀘스트를 가능한 한 많이 클리어하면서 막히기 직전까지 행동한다. 흔히 RPG 팬들은 캐릭터  '스펙(공격력 등)을 올려서 게임을 쉽게 플레이'하고자 하지만 이 게임은 '스펙'보다 '진행'이 먼저 돼야 한다. 초반부에는 온갖 스펙을 가져다 붙여도 크게 개선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우선 목표는 4장까지 도착하는 것. 4장부터 전투 시스템이 서서히 자리를 잡고, 신규 블레이드들도 자연스럽게 획득한 뒤에 게임이 풀린다.
 

메인 퀘스트만 클리어해도 60시간은 족히 걸린다. 분량을 걱정하지 말고 일단 진행한 뒤에 생각하자.
메인 퀘스트만 클리어해도 60시간은 족히 걸린다. 분량을 걱정하지 말고 일단 진행한 뒤에 생각하자.

특히 '메인 퀘스트가 아닌 곳'을 방문해 무언가를 하려는 행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옳다. 이 게임은 유저에게 몇 차례나 반복적으로 맵을 돌도록 설계해 둔다. 어차피 언젠가는 방문하게 될 장소로 미리 가봐야  슬픈 데자뷰만 수차례 경험하게 될 뿐이다. 심지어 '필드 스킬'이 모자라서 열지 못하는 상자를 마주하거나, 20분간 걷다가 뜬금없이 90레벨 몬스터를 만나 한방에 죽기도 한다. 

4장에 도착하면 이제 기본적인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블레이드를 얻자. 속성별로 블레이드를 확보한 뒤 콤보를 연습하면서 풀어 나가자. 이어 인연 포인트를 쌓아 나가기를 추천한다. 이 과정에서 인연 4단계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데, 반드시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상황에서 중요 블레이드들을 착용하고 퀘스트를 클리어해야 인연 포인트가 같이 올라간다. 포인트가 부족하면 각 캐릭터가 선호하는 아이템을 잔뜩 구매해 파우치에 넣어 주자. 일명 'A 버튼 노가다'를 시작할 차례다.  
 

개발자는 인간의 고통을 바란 것이 아닐까.
개발자는 인간의 고통을 바란 것이 아닐까.

이렇게 기본 세팅이 맞춰졌다면 이제 튜토리얼이 끝났다. 게임을 즐길 차례다. 그렇다. 이 게임은 튜토리얼만 30시간이 걸린다. 이해도가 높은 유저라면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에 비로소 성장 시스템이나, 아이템 등이 존재하는 이유, 전투 설계 등 재미 포인트가 시작되니 주의해야 한다. 

8. 리뷰) 방대한 게임성에 박수, 템포 조절 아쉬워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시리즈를 담당하는 디렉터들은 JRPG를 오랫동안 만들어온 인물들이다. 과거 방식처럼 세계관을 구축하고, 설정을 쌓아 나가면서 시나리오를 짜는 개발자들이 모여 있다. 이들이 세계를 창조해 놓으면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이 함께 힘을 합쳐 구현하는 형태처럼 보인다. 과거 2D RPG를 만들 때 통하던 방식이 연상되는 게임 구조다. 덕분에 게임은 최근 게임 시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방식으로 플레이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곧 장점이자 단점으로 다가온다. 
 

장점은 깊이다. 일반적인 회사들은 게임 스펙상 이유로 기피하는 구조를 과감 없이 제작해 게임에 삽입한다. 등장하는 캐릭터수만 수백 명이 넘어가며, 각 캐릭터별로 인연을 설정하고 대사를 넣고, 이벤트 트리거를 삽입하면서 사이즈를 지켰다 이와 동시에 게임 맵 크기는 160km에 달하는데 이는 GTA 5에 준하는 사이즈다. 그렇다 보니 넓은 맵을 오가면서 사람을 찾고 아이템을 찾고, 퍼즐을 풀어나가는 재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단점은 밀집도다. 전체 160KM에 달하는 맵 구조 속에서 고작 반경 50미터 존 안에 등장하는 몬스터나 NPC를 찾아야 하는 퀘스트들은 즐겁지 않다. 게임 구조도 마찬가지다. 곳곳에 재미 포인트를 삽입했지만 단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10시간, 20시간씩 걸리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잔 재미를 줘야 할 서브 퀘스트조차 1시간 이상 소요되며, 차라리 엔딩을 보고 난 뒤에 서브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이 편한 구조다. 그렇다 보니 유저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구간이 긴 반면, 이를 해소할 수 있을만한 장치들이 빛을 바란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개발진은  장시간 동안 진행될 모험을 버티기 위해 수집 요소들과 성장 요소들을 집어넣었다. 그 핵심이 되는 수집 요소 '블레이드'는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의 힘을 빌려 캐릭터를 제작했고 독자적인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로 각광을 받는 점은 성공적이다. 

인연링 시스템과 WP 포인트, 레벨 등을 활용한 성장 요소는 매력적이다. 각 블레이드 별로 특수 조건을 걸고 서브 퀘스트나 도전과제를 클리어하듯 하나씩 완수해 나가면서 성장하는 재미는 두말할 필요 없다. 또 장비를 바꿔 가면서 딜 사이클을 실험하고, 클리어 타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는 등 취향만 맞는다면 즐길 거리는 얼마든지 있다. 
 

멀쩡하던 바닥에 물이 차더니 갈라지면서 로봇이 솟아오른다. 이내 파일 더 온, 아니 노포일더 인!을 외치며 합체한다.
멀쩡하던 바닥에 물이 차더니 갈라지면서 로봇이 솟아오른다. 이내 파일 더 온, 아니 노포일더 인!을 외치며 합체한다.

이를 아우르는 시나리오는 왕도 시나리오다. 고아가 된 주인공이 기연을 만나 성장하며, 동료들과 함께 모험을 통해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은 수백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스토리텔링의 정석. 여기에 일본 대중문화에서 크게 히트하던 패러디 요소들이나 서브 컬처 요소들을 대거 삽입하면서 잔재미를 주도록 설계돼 있다. 
 

체인지 겟타.. 아니 체인지 JK 모드. 지루한 전개를 막기 위해 패러디를 서슴지 않는다.
체인지 겟타.. 아니 체인지 JK 모드. 지루한 전개를 막기 위해 패러디를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각 요소들은 양날의 검과 같다. 먼저 캐릭터 수집 요소와 의상에 흥미를 가지지 못하는 유저들이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게임 공략에 매진하는 유저들의 경우 게임 진행상 '블레이드'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블레이드로 족하며 소환하는 요소들은 용병으로 활용하면 문제없다. 블레이드가 빛을 발하는 '챌린지' 콘텐츠들은 모두 후반에 배치돼 굳이 수집할 필요가 없도록 설계돼 있다. 

또, 인연 요소나 WP 등 성장 요소들은 포인트를 올리기 위해 장시간을 소비해야 한다. 짧게는 1시간에서 길게는 10시간 이상 걸린 뒤에야 비로소 성장 과정이 반복된다. 기본적으로 몬스터를 사냥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늘어지는 시점에서 성장 시기마저 늦춰지면서 유저들의 텐션도 다운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시스템은 직관성이 떨어져 단순 성장으로는 공격력과 방어력, 생존력이 눈에 띌 만큼 오르지 않는 점이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개발진들이 해당 시스템을 설계한 근거는 있다. 전편 '제노블레이드1'에서 피드백을 받아들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편 역시 넓은 맵 디자인을 채용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맵 곳곳에 NPC들을 투자하고 몬스터들을 밀도 있게 배치했다. 여기에 짧고 간결한 퀘스트를 배치, 맵을 오가면서도 최대한 지루한 부분을 지우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장치들을 배치했다.

그러나 유저들은 '단기 퀘스트'가 반복되다 보니 퀘스트 내용이 비난을 받았고 2편에서는 이를 전면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전면 수정된 퀘스트는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연속 퀘스트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며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전개되기 때문에 퀘스트 자체는 호평을 받는다. 문제는 '단기 목표'를 주지 못하면서 유저들이 동기 부여를 잃는 점.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일방적인 수정을 한 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종합해보면 '제노블레이드 2'는 수작에 가깝다. 초반부 지루함을 극복하고 나면 게임의 재미는 배가되며, 중반부부터는 시나리오에도 속도가 붙는다.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점점 강화된 캐릭터들이 등장하다 보면 이제 겉돌던 퍼즐들이 하나씩 맞아 들어가면서 진면모가 드러난다. 그렇다 보니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는 반드시 '인내심'이 요구된다. 

이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시간'이다. 유저들이 지루하게 보내는 초반부는 최소 20시간에서 30시간이 넘어간다. 비교적 짧은 게임의 경우 엔딩을 볼만한 시간을 지루하게 보내는 셈이다. 나머지 120시간을 즐기기 위해 30시간을 투자할 것인가. 혹은 다수가 지루하다고 평하는 시간이 재미있기를 기대해 봐야 하는가. 구매를 원하는 유저들이라면 반드시 고민해 봐야 할 요소다.

9. 총평) 현실과 이상 사이 타협점을 찾다

영화에서 표현하는 도공 장인들은 자신이 만들 작품을 위해 사력을 기울인다. 이어 완성된 도기들을 보면서 스스로 평가한다. 잘못된 부분은 결함풍으로 과감히 파기하고, 잘 만들어진 작품을 정리해 내놓는다. 
 

거대 신수가 곧 배가 되는 세계. 독특한 상상력이 게임 내내 유저들을 탄복케 한다
거대 신수가 곧 배가 되는 세계. 독특한 상상력이 게임 내내 유저들을 탄복케 한다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2' 개발진은 장인을 연상케 한다. 남들은 가지 않는 길을 가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애정마저 보이는 게임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게임에 너무 애정이 깊어서일까. 결함이 보이는 부분들을 과감히 버리지 못했고, 수정도 쉽지 않아 일단 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장인의 이름을 해치지는 않을 만한 수준이니 내보냈으리라.

때문에 이 게임에 주는 평점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개발진들의 장인 정신은 높이 산다. 게임도 준수하다. 그러나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으로 보기에는 모자란 부분이 있다.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기자가 아닌 팬으로서 한 줄 보태자면, '제노블레이드2 크로니클스' 초반부를 조금만 더 신경 썼더라면 전설적인 명작이 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기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게임이다. 

그래픽 (9점)    : ★★★★★★★★★☆ 닌텐도 스위치 성능의 한계를 시험하다
캐릭터 (10점)  : ★★★★★★★★★★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해도 문제없을법한 캐릭터 
필드전투(6점)  : ★★★★★★☆☆☆☆ 몬스터를 만나면 전투 보다 도망을 택하는 구조  
보스전 (6점)    : ★★★★★★☆☆☆☆ 속성과 스킬 외 플러스알파가 아쉽다 
사운드 (10점)  : ★★★★★★★★★★ 오케스트라가 배경과 시나리오와 어우러져 분위기를 돋운다
조작감 (8점)   : ★★★★★★★★☆☆  복잡한 시스템을 간결하게 조작 가능. 메뉴 일원화가 아쉽다
몰입도 (6점)   : ★★★★★★★☆☆☆  초반만 버틴다면 중후반에 가속도가 붙는다 
콘텐츠 (8점)   : ★★★★★★★★☆☆ 끝을 모르고 쏟아지는 후반 콘텐츠, 양에서 압도한다 
스토리 (7점)   : ★★★★★★★☆☆☆ 성공도 실패도 없는 평작. 전편 시나리오가 그립다
완성도 (8점)   : ★★★★★★★★☆☆ 플레이 타임 150시간 스케일을 한데 버무린 능력

총점: 78점 

구매 추천도 :  ★★★★☆
초반 공략을 읽어본 유저, 또한 지루한 부분을 알고 감당해낼 수 있는 유저라면 적극 추천. 이 게임 중후반부는 잠을 설처가며 플레이할 정도로 재밌다. 한 번 몰입이 시작되면 끝날 때까지 멈출 수 없는 점이 장점. 
단, 수집 요소를 즐기지 않거나 실험을 통해 딜 사이클을 최적화하는 재미를 즐기지 않는 유저들이라면 구입을 고민해 봐야 할 것.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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