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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불패 모바일', 콘솔게임에서 해법 갈구한 실험작

강렬한 콤보 액션에 서정적 시나리오 더한 대작게임 등장 … 콘솔게임식 연출, 시스템 도입해 차세대 모바일게임 도전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0.10.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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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84호 기사]

중국게임계는 최근 과도기를 겪는다. 콘솔게임들이 대거 수입되고 스팀이 개방되면서 게이머들의 눈높이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는다. 국내와 유사한 형태로 과금에 몰입하는 개발팀들을 성토하고, 게임성을 보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줄을 잇는다. 이에 개발사들은 게임성을 보완하기 위해 다각도로 투자하며, 결과물을 선보이는 시기가 왔다.
‘동방불패 모바일(중국명 신소오강호) ’은 이에 호응해 대대적인 투자를 거쳐 ‘차세대 모바일게임’을 표방하기 위해 구축된 프로젝트다. 중국을 대표하는 ‘김용 문학’을 베이스로 무협 게임을 쌓아올려 단단히 준비했다. 그래픽스타일에서부터 연출, 콘텐츠까지 모두 모바일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수준으로 끌어 올린 작품으로 게이머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론칭시점을 전후로 ‘신소오강호드라마’가 방영을 시작했다. 중국 대세 배우이자 아이돌인 ‘샤오잔 ’을 모델로 섭외해 CF도 찍었다. 성공을 위해 가능한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계획된 프로젝트다. 게임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중국 대표게임사 퍼펙트월드가 생각하는 차세대 모바일게임을 만나보자.
 

‘동방불패 모바일’ 등장
‘신소오강호’모바일은 출시 직후 중국을 비롯 아시아권에서 스토어 순위 탑 5위에 오른다. 이어 중장기 흥행에 성공 20위권 내에 안착한다. 패러다임을 바꿀만한 변화까지는 아니지만 일단 ‘가능성’은 확인한 셈이다. 이를 기점으로 이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프로젝트가 됐다. 그 일환으로 9월 한국 시장 공략에 돌입한다.
 

게임 마니아로 유명한 김희철을 모델로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
▲ 게임 마니아로 유명한 김희철을 모델로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

중국 시장과 유사한 방법. 케이블TV에서는 ‘신소오강호’가 방영되기 시작했고, 모델로 게임 마니아이자 꽃미남 ‘김희철’을 섭외하면서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나선다. 국내에서는 ‘소오강호’ 브랜드보다 유명한 ‘동방불패’를 메인으로 이끌어내 유저들을 공략한다. 실제로 유저들이 모이기 시작해 사전 등록 유저만 100만 명을 돌파했다는 후문이다. 론칭 직후 게임은 매출순위 20위권. 다운로드 순위 상위권을 기록했다.

완벽한 포장지에 동방불패를 담다
‘동방불패 모바일’을 설치한 뒤 게임을 시작해보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부터 남다른 포스를 뿜어 낸다. 앉아 있다가 갑자기 발도베기를 하면서 주변을 휩쓸고 지나가는 영호충을 보여주기도 하며, 상대로 나오는 동방불패와 영호충의 비무는 세계적인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만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어 등장하는 게임 화면들은 파스텔톤에 중국색 색감을 더한 디렉션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성우들의 연기는 몰입을 더하며 유명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해 초반을 잡는다. 초반 10분 경험만으로도 기자는 ‘이건 GOTY급인데’라는 말을 무심코 내뱉었다. 여기에 QTE이벤트를 통해 연출을 잡았고, ‘소오강호’시나리오가 전개된다면 절반은 먹고 들어갈만한 게임 배치다. 조작감도 일품이다.
 

카툰풍 그래픽에 동양적 색채를 더해 게임을 출시했다
▲ 카툰풍 그래픽에 동양적 색채를 더해 게임을 출시했다

일단 딱 타서 평타를 치면 상대 졸개들이 공중에 붕 뜬다. 붕 뜬 상대들을 두들겨 패서 땅에 착지하기전까지 연타를 몰아 넣고 칼집에 칼을 딱 꼽는 순간 게임은 끝났다. 소위 ‘리그 오브 레전드’에 등장하는 ‘야스오’급 액션을 밥먹듯 해낸다. 성공적인 첫 출발 내용만 알차다면 모바일게임계 GOTY가 탄생하는 첫 순간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모바일서 시도된 콤보 액션의 재미
화려한 도입부가 지나면 본편이 시작된다. 모바일 게임에 길들여진 탓일까. 일단 자동진행부터 찾는다. 역시 자동진행은 지원된다. 길따라 레벨을 올리고 시나리오를 읽고 강화해 나가는 형태가 기본 베이스다. 자동 진행을 선택하고 나면 ‘GOTY’냄새는 사라지며 흔한 양산형 게임처럼 보이는 마법이 시작된다. 그저 길을 따라가고 스킬 4~5개를 난사하면서 레벨을 올리면 그대로 끝나는 게임.
 

보스가 스킬을 스면 바닥에 궤적이 표시되며, 회피버튼을 눌러 피할 수 있다
▲ 보스가 스킬을 스면 바닥에 궤적이 표시되며, 회피버튼을 눌러 피할 수 있다

그런데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하다보니 자동 진행으로는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다. 손으로 조작해 광역스킬과 같은 강력한 스킬을 회피하고 카운터를 친다음에 스킬을 꼽아 넣어야 클리어가 가능하다. 레벨이 더 오르면 오를수록 ‘손’이 중요한 게임으로 변모한다. 화려한 콘트롤을 동원해 가능한한 많은 적을 공중으로 띄우고, 미친 듯이 콤보 액션을 하는 수준에 가깝다.

살아있는 ‘동방불패’ 속 세상
플레이 과정에서 유저들이 겪는 퀘스트들도 이야기가 다르다. 기존 게임처럼 특정 지역에서 몬스터를 잡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 캐릭터들과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게임을 풀어 나가는 식이다.
각 캐릭터들은 원작 소설에서처럼 이미 인생을 살아온 캐릭터들. 나름대로 배경이 존재하며,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대화를 통해 인연을 쌓아가고, 그들을 도우면서 게임을 플레이 해 나간다. 특정 인물들을 호휘해 위기를 돌파하도록 만들어 준다거나, 추격대를 따돌리기 위해 수레위에 올라 폭탄을 던지는 것과 같은 퀘스트들이 등장하기도 하는 식이다.
 

초반부에 만나는 NPC는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한다. 음성을 들어 보면 ‘뭘보노 눈깔을 확 파내삐까’라고 이야기한다
▲ 초반부에 만나는 NPC는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한다. 음성을 들어 보면 ‘뭘보노 눈깔을 확 파내삐까’라고 이야기한다

게임에는 수십명이 넘는 인물들이 나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데, 이들을 찾아 보는 것도 재미 요소 중 하나다. 이들의 요청을 클리어하면 능력치와 경험치를 보상으로 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 외에도 낚시나 술래잡기와 같은 전통적인 미니게임이나, PvP, PvE 등과 같은 모바일게임 시스템들이 대거 포함돼 쉴틈 없는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시대를 앞서나가는 대작게임, 저평가 아쉬워
게임 자체는 대작으로 봐도 무방하다. 정통 MMORPG에 오픈월드, 무협요소를 조합한 게임을 모바일게임 버전으로 승화해 버무려 냈고, 쉴틈 없는 콘텐츠를 채워 넣어 재미를 잡았다. 각 문파별로 다른 스킬과 캐릭터성을 동원한 점도 재미 포인트 중 하나. 강력한 한방으로 때려잡는 소림사가 탑티어를 유지하는 가운데, 소위 교주 ‘동방불패’와 함께 사파의 길을 걷는 것 같은 요소들도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도록 만든 장점 중 하나다.
 

각 문파마다 시작점이 다르며 사용하는 기술과 초반 시나리오도 각기 다르다
▲ 각 문파마다 시작점이 다르며 사용하는 기술과 초반 시나리오도 각기 다르다

그러나 이 모든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온라인게임이다. 마법이 끝나고 나면 결국 전투와 밸런스가 남을 뿐이다. 그렇다보니 유저들은 화려한 포장지나 몰입감넘치는 퀘스트 이후의 것들을 볼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결국엔 장비를 파밍하고, 스킬을 업그레이드하고, 서로 싸우는 게임이 지향점인 이상 본질을 지우기에는 어려워 보이는 부분이 있다. 선입견은 그래서 무섭다. 다년간 모바일게임을 즐긴 유저는 손으로 하는 전투를 몇 번 하다가 성장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하면 게임을 끄게 된다. 콘솔 게임을 주로 하는 유저는 자동 전투를 하면서 클릭 몇 번 해보다가 게임을 끄게 된다. 그 사이 존재하는 유저풀들은 당연히 적을 수 밖에 없는 형국. 엄연히 말하면 그 사이 존재하는 유저풀들 즉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는 게임이기에 대세를 형성하기에는 어려운 게임인지도 모른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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