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즐거움을 잃은 대작에 관하여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0.12.03 15:45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말이 다가온 지금 전세계 게임 업계는 올 한해 출시된 게임 중 가장 ‘잘 만들어진’ 대작을 선정하기 바쁜 와중이다. 게이머들 또한 최고의 게임을 두고 활발한 의견교환이 이뤄지는 요즈음이다.
다만, 올해의 경우 예년과 다른 모습이 한 가지 있다. 특정 게임에 대한 최다 GOTY(Game of the Year) 선정 예측이 맞아 떨어지고 있지만, 해당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 사이의 강한 거부반응도 함께 나타나는 모습이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의 이야기다.

게임을 구성하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는 각종 매체가 선정하는 ‘올해의 게임’을 받아들기에 크게 부족한 점이 없는 게임이다. 그래픽 부문은 수명 막바지에 다다른 PS4의 성능을 모두 이끌어낸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며, 게임의 생동감을 높이는 효과음, 연출에 따른 몰입감을 높여주는 OST까지도 고평가를 얻고 있다. 전작에 비해 뚜렷한 발전을 보인 전투 시퀀스도 호평을 얻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게임은 이용자들로부터 혹독한 평가를 받아야만 했다. 앞서 언급한 모든 발전에 앞서 게임을 이끌어나가는 스토리 부문에 혹평이 이어진 것이다. 전작이 가장 호평을 받았던 부문이 스토리였다는 점으로 인해 이는 더욱 부각됐다.
해외를 비롯한 대다수의 매체들이 게임의 스토리 부문에 극찬을 남겼다는 점은 이용자들의 게임에 대한 거부감을 더욱 키우는 모습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한창 집계가 이뤄지고 있는 현재 금년도 최다 GOTY의 주인공은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국, 내외를 막론하고 해당 소식에 대해 다수의 게이머들은 강한 거부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시선 차이는 과연 어디서 발생한 것일까. 그 차이는 ‘게임’에 거는 기대와 논법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시대가 흐름에 따라 게임이 취할 수 있는 표현법과 담을 수 있는 메시지의 크기는 매우 커지고 또 다양해졌다. 하지만, 게이머들이 게임에게 가장 먼저 바라는 것이 ‘즐거움’이라는 점만은 여전하다.
결국 아무리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 할지라도 ‘즐거움’을 놓친 게임에게는 비판이 일기 마련이라는 점이다.

‘게임’에 예술을 담고, 문화적 변화를 표현하며,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방식을 막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오히려 업계 전반의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 중 하나라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그 변화에 있어 게이머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아니라면, 결국 이는 ‘그들만의 리그’로 변질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올 한해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로부터 시작된 최근의 상황이, 이후 개발자와 게이머 양측이 즐거움을 함께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