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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할만했던 문제의 ‘그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 지금부터 시작이다

발전적 콘텐츠 도입은 플러스 요인 … 비주얼·과금요소 등 개선 소요 산적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01.14 13:21
  • 수정 2021.01.1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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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90호 기사]

지난 2018년, 수많은 ‘블빠’들의 실망을 불러일으킨 문제작 ‘디아블로 이모탈’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디아블로4’ 대신 모바일 신작이 나왔다는 점에서 팬들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첫 공개 이후 아무런 소식 없이 조용히 흘러갔다.
어느덧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지난 2020년 12월 18일부터 2021년 1월 6일(한국 시간)까지 진행된 첫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를 통해 실제 게임의 모습이 공개됐다.
실제로 플레이해본 소감은 ‘생각보다는 할만하다’였다.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확률형아이템 요소는 배제됐고, 콘텐츠 동선 역시 양산형 게임과는 차별화된 부분이 분명하게 눈에 띄었다. 하지만 게임의 비주얼 측면에서는 상당히 떨어지는 모습이었고, 과금요소 또한 무·소과금 유저들에겐 진입장벽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가 마무리된 현 시점에서, ‘디아블로 이모탈’ 개발진의 고민은 이제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2편과 3편 사이의 이야기를 다룬 게임으로, 실제 게임 역시 두 타이틀을 섞은 형태를 띠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디아블로3’에서 대부분의 콘텐츠를 차용한 가운데, ‘디아블로2’의 향수를 지닌 요소를 ‘한 큰술’ 정도 가미한 느낌이다. 기자는 ‘디아블로3’에서 성전사, 마법사, 악마사냥꾼, 강령술사를 플레이했기에, 원활한 비교를 위해 악마사냥꾼과 마법사를 플레이해봤다.

익숙한 첫 인상
아무래도 ‘디아블로3’를 베이스로 삼았다 보니, 게임 자체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습이다. ‘디아블로3’ 정도만 해봤더라도 문제없이 풀어나갈 수 있을 정도다.
실제로 주요 직업인 야만용사, 마법사, 악마사냥꾼, 수도사를 비롯해 스킬, 아이템 구성과 보석 삽입 등은 대부분 ‘디아블로3’에서 가져왔다. ‘디아블로2’의 흔적은 부적(참)에서 느낄 수 있는데, 그때처럼 인벤토리 전체를 가득 메우는 식이 아니라 하나의 아이템으로 장착하는 형태다.
 

게임 자체는 자동진행이 없으며, 대신 퀘스트를 안내하는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 게임 자체는 자동진행이 없으며, 대신 퀘스트를 안내하는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스킬 구성 역시 익숙하다. 거의 모든 스킬들이 ‘디아블로3’에 있었던 것들이다. 다만 ‘디아블로3’에서는 각 스킬마다 부여된 룬을 선택해 특성을 바꿀 수 있었지만, ‘디아블로 이모탈’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각 스킬은 특정 레벨에 맞춰 해금되며, 이후 레벨업에 따라 등급이 자동으로 올라간다.

차별화 포인트: 콘텐츠 계승
‘디아블로 이모탈’의 가장 큰 특징은 ‘디아블로3’의 주요 콘텐츠를 혼합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계승했다는 것이다.
특히 정복자 콘텐츠는 매우 진일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디아블로3’에서 정복자 레벨은 만렙 이후 추가 능력치를 부여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디아블로 이모탈’에서는 이를 좀 더 세분화했다는 점에서다.
 

아이템 파밍의 재미는 그대로 계승했다
▲ 아이템 파밍의 재미는 그대로 계승했다

테크니컬 알파 버전에서는 45레벨에 정복자 콘텐츠가 개방됐으며, 생존자, 보물사냥꾼, 검투사, 처단자 등 총 4개의 특성 트리가 마련돼 있었다. 과거에는 단순히 능력치를 올려주는 식이었다면, 이 게임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전문화를 진행하는 형태로 진화한 것이다.
모바일에서 주로 채용하는 자동전투를 완전히 배제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대신 다음 퀘스트 지점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주는 가이드가 채택됐는데, 게임 플레이를 조금 더 편하게 만들면서도 직접 ‘성역’을 모험해 나가는 재미를 주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씁쓸한 처음과 끝
‘디아블로 이모탈’의 플레이 만족도를 그래프화한다면, 아마 정규분포와 유사한 종 모양이 될 것이다. 한창 게임을 붙잡을 중반부는 꽤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초반과 후반에 대한 만족도가 확 떨어진다는 뜻이다.
가장 큰 마이너스 요소는 비주얼이다. 스크린샷으로 보면 대부분 ‘디아블로3’를 모바일로 이식한 듯한 모습을 연상하겠지만, 현실은 상당한 열화가 이뤄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점을 조금만 더 가까이 잡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작은 화면에 시점은 너무 멀리 잡혀있어 역동성이 많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스크린샷으로 보는 것과 실제 게임 간의 차이가 상당하다
▲ 스크린샷으로 보는 것과 실제 게임 간의 차이가 상당하다

과금 요소도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이 게임의 과금 포인트로는 균열 오픈시 사용하는 ‘문장’과 무작위 옵션 변경 시 가능 옵션의 폭을 줄여주는 ‘특별 제련석’이 있다. 그런데 테크니컬 알파 기준 이 게임의 전설 아이템 획득 확률은 체감상 그리 높지 않다. 또한 ‘디아블로3’에서 마법부여로 골치를 앓아봤던 이들이라면 ‘특별 제련석’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 알 것이다. 지독한 ‘페이 투 윈’의 영역까지는 아니더라도, 무과금 유저에 대한 장벽이 그리 낮지는 않다는 뜻이다.

다시, 고민의 시작
알파 버전을 기준으로 바라봤을 때, 프랜차이즈의 팬들이 ‘디아블로 이모탈’에 대해 갖는 우려가 무엇인지는 개발진도 일정부분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빌드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동전투 등 지나친 캐주얼화를 배제함으로써 PC버전 전작들의 특성을 녹여내면서도,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같은 지점에서는 모바일 유저들에게도 익숙한 포맷을 채용해 편의성을 챙겼다.
 

이번 테크니컬 알파 빌드는 게임의 장점과 단점을 극명하게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 이번 테크니컬 알파 빌드는 게임의 장점과 단점을 극명하게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디아블로’ 프랜차이즈 팬들이 원하는 것들을 모두 충족시키기에 모바일은 너무 작은 디바이스다.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 점에 있어서는 과연 무엇을 취사선택해야 하는지 원점에서 다시 고민해볼 필요도 있다고 여겨진다.
이제 테크니컬 알파를 마무리한 만큼, 개발자들의 고민도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테스트를 통해 얻은 피드백을 통해 게임을 완성시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이 게임이 문제작에서 기대작으로 변모할 수 있을지를 지켜볼 단계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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