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영속성’의 의미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01.20 16:37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블록체인 게임 기업들, 특히 NFT(대체불가 토큰)를 다루는 프로젝트의 대표들을 만나보면 다양한 청사진을 들을 수 있다. 허나, 대체로 그 핵심은 비슷하다. NFT를 통해 거래가치를 만들고, 거래를 활성화함으로써 하나의 경제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그대로만 작동된다면 더없이 이상적인 시나리오지만, 이들이 간과하고 있거나, 혹은 속이고 있는 부분이 한가지 존재한다. 바로 ‘영속성’이다.

흔히 이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들은 NFT를 통해 자산가치를 영구히 보존하고,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어디까지나 기술적 레벨에서의 설명이라는 점에서다.

어느 게임의 NFT화된 아이템을 구매했는데, 돌연 개발사에서 서비스 종료를 선언해버렸다고 가정해보자.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 아이템은 블록체인에 기록돼 있기 때문에 게임 서비스가 종료된다고 한들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활용할 다른 게임이나 거래수요가 없다면, 결국 해당 아이템의 실질적 가치는 0으로 수렴한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 기술이 보장하는 영속성은 이 아이템의 ‘존재’일 뿐, 가치는 아니라는 뜻이다.

산업 전체를 조망하는 기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교환가치의 영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게임은 국내에 얼마 되지 않는다. 기껏 해야 ‘리니지’ 정도나 가능할 것이다. 이는 이용자의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게임이 재밌느냐, 혹은 우수하느냐 등을 넘어, 이 게임이 앞으로도 계속 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마음놓고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의 시나리오에서 어떤 이들은 “이용자가 직접 이 아이템을 활용 가능한 프로젝트를 만들면 되지 않느냐”라고 말하지만, 이는 소위 ‘먹튀’의 변명에 불과하다. 모든 이용자가 개발자는 아니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 역시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는 가치의 영속성을 생각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생태계 구축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으며 영속성을 가져갈 수 있는 프로젝트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