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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2 레저렉션' 이성적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 때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2.23 16:44
  • 수정 2021.02.2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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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2’가 돌아온다. 블리자드는 2021년내 ‘디아블로2 리마스터’버전인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발매한다고 밝혔다. 원작 게임을 그대로 계승하며, 그래픽 광원 효과를 더하고 4K해상도 지원, 액션 프레임을 늘리는 등 전반적인 그래픽 리마스터를 거쳐 공식 발매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들은 마니아들은 열광했다. 오래된 추억들을 다시 한번 꺼내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좋지 않은 추억들도 그대로 돌아올 수 있다. 흥분을 뒤로하고 냉정하게 판단해 봐야할 필요가 있다.

디아블로2는 지난 2001년 공식 발매된 게임이다. 출시 당시 ‘스타크래프트’에 이어 게이머들을 열광케한 신작이다. 전작이 비교적 하드코어한 분위기에 마니아들을 위한 게임성에 집중했다면 2탄은 캐주얼한 시스템을 위주로 편성해 보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게임은 단순 명확하다. 준비된 스킬을 사용하면 눈 앞에 적들이 쓰러지며, 날아오는 피사체를 피하면 OK. 스킬은 연사 가능하며, 포션을 마시면 마나나 체력이 찬다. 난이도가 올라가면 장비를 바꾸는 형태로 플레이한다. 

20년전 장르를 처음 접했던 유저들에게는 충격일 수 있으나, 현 시대 게이머들에게는 난이도가 너무 낮다. 이 시리즈가 ‘수면제’란 별칭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 마저도 밸런스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첫 캐릭터로 소서리스를 선택, 텔레포트로 맵을 빠르게 휩쓸고 다니면서 아이템을 파밍한 뒤, 두 번째 캐릭터로 이른바 ‘해머딘’을 키운다. 버그성 스킬로 무장해 맵을 휩쓸고 다니면 끝. 

일례로 20년전 출시 당일 베테랑 유저들이 하루만에 ‘디아블로’를 잡았다며 난리가 난 적 있다. 최근 스피드런을 뛰는 유저들은 2시간이면 ‘디아블로’를 때려잡는다. 평범한 유저들도 하루 이틀이면 엔딩을 볼법할 정도로 콘텐츠가 적다. 나머지는 같은 콘텐츠를 반복하면서 원하는 아이템이 떨어질 때 까지 반복해서 같은몬스터를 잡거나, 그래도 지친다면 다른 유저들의 방에 들어가 PvP를 즐기는 것과 같은 콘텐츠가 전부다. 

20년 전 야간 자율학습을 끝내고 고단한 몸을 뒤로 하고 즐기고, 학원을 가기전 짬짬히 즐기며, 수업 공강때 PC방에서 잠깐씩 즐길 수 있었을 때 이 게임은 가치가 있다. 하루에 1시간씩이면 엔딩을 볼 때까지 한 두달 걸릴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러나 당신이 하드코어 게이머라면 발매 당일 엔딩을 보고 난 뒤, 하릴없이 배틀넷을 헤메고 다닐 지도 모른다. 

물론, 변수는 있다. 온라인 환경에 걸맞춰 블리자드가 새로운 콘텐츠를 꾸준히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례로 이 프로젝트 개발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비케리어스 비전스는 과거 ‘데스티니 가디언즈’개발에 관여, 내공을 쌓았던 팀이다. 이들이 온라인 미션을 편집하고 발전 시켜 나간다면 색다른 재미를 기대해볼 수 있다. 

돌아와서 현재까지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기존 재미의 답습, 그래픽 리마스터외에 별다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일단 한 발 떨어져서 냉정하게 지켜보는 것이 먼저다. '깐포지드'급 사태나, 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설정 붕괴' 도미노가 이번에도 다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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