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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유저는 소중하지만, 고객만큼은 아니다.

  • 정리=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1.02.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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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93호 기사]

종종 학생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게임 회사도 기업인데, 기업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유저 입장에서의 불만을 이야기하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물론 직장 생활의 경험도 없고, 기업의 입장을 고민해본 적이 없는 학생이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이기는 하지만, 게임 제작을 공부하는 학생인 만큼 게임 제작사의 입장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주곤 한다.

이용자가 곧 제작사의 고객은 아니다. 이 사실을 착각하고 있는 많은 제작 스태프들이 있다. 디자이너는 이용자의 피드백을 받아 밸런스를 조정하고, 그래픽 아트 팀은 이용자가 좋아할 그래픽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싸맨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고객은 우리가 제작하는 게임에 비용을 지불하는 주체이지 이용자와 동의어는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가장 흔한 수익 모델인 부분 유료화 모델에서 고객은 소위 말하는 과금러이다. 무과금러는 이용자이지만, 고객은 아니다.
이런 개념의 분리가 필요한 이유는 온라인 중심으로 게임 환경이 바뀔수록 게임의 제작보다 라이브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보통 게임의 제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의 반응은 확인이 어렵다. 제작하는 과정에서는 이용자의 반응을 예측하고, 예측한 범위와 수익 모델 등의 관계를 디자이너가 고민하면서 설계한다. 그러나 막상 라이브 서비스가 시작되면 이용자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이용자가 말하는 요구 사항은 해결해야 하는 숙제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용자의 요구 사항은 실제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이 아닌 경우가 많고, 심지어 요구 사항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다. 유저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그 결과를 책임지지 않는다. 유저의 생각과 고객의 생각이 다를 경우 유저의 생각을 반영하면 고객이 이탈하는 최악을 보게 된다.
고객의 목소리는 파악이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이용 지표를 확인하며, 고객의 생각을 추정한다. 많은 경우 유저와 고객의 이용 지표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이런 차이를 간과하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것들이 모여서 발생하는 문제가 이해할수 없는 신규 캐릭터와 맵, 납득할 수 없는 업데이트 콘텐츠, 조용한 고객들을 화나게 하는 이상한 밸런스 패치 등이다. 유저는 소중하지만, 고객만큼은 아니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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