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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효과 반감 vs 내실로 극복, 공매도 재개 속 게임주 분수령은 ‘6월’

과열종목 속출 등 변동성 강화 추세 … 대주거래, 대기자금 등 ‘개인’이 변수
대작 출시시점 맞춰 ‘집중포화’ 예상 … 신작·기초체력 등 ‘옥석 가리기’ 전개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05.10 11:43
  • 수정 2021.05.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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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98호 기사]

지난해 3월부터 이어졌던 공매도(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행사하는 매도주문) 금지 조치가 1년 2개월만에 부분적으로 해제됐다. 시장에서는 공매도 재개로 인한 쇼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거시적 관점으로 볼 때 그 영향은 예상보다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첫 날에는 공매도 과열종목이 속출했지만, 이후 빠르게 줄어드는 등 다소 요동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 배터리 등 BBIG 종목들이 공매도 포격의 직접 영향권에 들었다는 사실 때문에, 게임주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개인 대주거래가 허용됐다는 점과 폭발적으로 증가한 증권 대기자금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게임주를 두고 신작 흥행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기초체력이 탄탄해져 주가 부양이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신작 일정이 집중된 6윌이 주가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시행된 공매도 전면 금지조치는 지난해 3월 16일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인한 폭락장으로 인한 후속조치로, 한국 증시 역사상 최장기간이다. 당초 6개월간 한시적으로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시장변동성 확대를 감안해 지난 3월 15일까지로 한 차례 연장했으며, 개인투자자들의 반발과 정치권의 압력으로 인해 금지기간을 5월 2일까지 재연장한 바 있다.

요동치는 주가
지난 5월 3일,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 및 코스닥 150 구성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재개했다. 게임주 중 공매도 재개 대상종목으로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더블유게임즈(이상 코스피),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웹젠, 위메이드(이상 코스닥)가 있다.
당초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주가 폭락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공매도 자체는 주식시장의 효율성과 유동성을 높이고, 가격 연속성 유지에 도움을 주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기관투자자들이 이를 활용해 지나친 주가 후려치기에 나서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극심했다. 특히 미국 게임스탑 사태도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웠는데, 기관이 불리해지자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를 중단하는 등 시장의 규칙을 뒤엎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이 더욱 커졌다.
공매도 재개 이후 시황은 다소 요동치는 모양새다. 5월 4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22개였으나, 6일에는 2개로 급격히 줄었다. 그러나 7일에는 다시 10종목으로 늘어나며 불씨가 꺼지지는 않은 상태다. 공매도 현황을 살펴보면, 제약·바이오 등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호황을 맞은 업종을 중심으로 ‘공매도 포격’을 받고 있다. 실제로 7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10개 종목 중 5개가 제약·바이오 업종이었다.
웹젠이 공매도 과열종목에 포함됐다는 점에서, 게임주도 영향권에 들었다는 평가다. 지난 6일에는 카카오게임즈의 공매도 비중이 30%대까지 치솟았으며, 넷마블도 20%대 중후반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가 측면에서는 일부 종목들이 영향을 받고 있으나, 대체로 하락 이후 회복세로 돌아서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30일부터 5월 4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다가 7일 신작 ‘트릭스터M’의 출시일정 공식화로 주가 반등에 성공했으며, 넷마블은 6일부터 상승장으로 전환했다. 이외 종목들도 대체로 보합세를 보이거나 일정 부분 주가를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3일 1년 2개월간 금지했던 공매도를 부분적으로 재개했다
▲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3일 1년 2개월간 금지했던 공매도를 부분적으로 재개했다

변수는 ‘개인’
주목할 만한 부분은 개인 대주거래가 허용됐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에 앞서 개인투자자들도 공매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인 대주제도를 정비했는데, 이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는 점에서다. 60일로 제한된 의무상환기간과 연 2.5% 이자 등 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점들은 남아있어 ‘기울어진 운동장’은 여전하다는 비판도 존재하지만, 그동안 기관·외국인의 전유물이었던 공매도에 개인투자자들이 들어온다는 점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개인이 공매도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30분 가량의 온라인 사전교육과 1시간의 모의투자를 이수해야 하는데, 사전교육을 이수한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30일 기준 13,000명이 넘었으며, 모의투자까지 진행한 이들도 약 4,500명에 이르렀다. 대주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도 6곳에서 17곳으로 늘었으며, 개인 대주를 위해 확보된 주식 물량 역시 205억 원에서 2조 4,000억 원으로 폭증했다.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방증으로, 이들이 시황에 어떤 흐름을 가져올지도 주요 관심사다.
여기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81조 원의 청약 증거금 기록을 달성하며 막대한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전망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증권계좌 예탁금은 77조 9,018억 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19조 4,852억 원 증가했으며,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같은 기간 45조 4,265억 원에서 68조 3,946억 원으로 22조 9,681억 원 늘었다. 단 하루만에 증시 대기자금이 42조 원 가량 증가한 셈이다. 이 대기자금이 어디로 흐를지가 향후 주가 흐름을 결정할 변수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공매도 재개에 앞서 개인의 공매도 기회를 확충하기 위해 개인 대주제도를 개편했는데, 이로써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 공매도 재개에 앞서 개인의 공매도 기회를 확충하기 위해 개인 대주제도를 개편했는데, 이로써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재평가의 장’ 열린다
관련업계에서는 주요 게임사들의 신작 출시 시점에 공매도 파도가 밀려올 것으로 점치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이 상반기 대작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이들의 출시가 6월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때문에 기대작 흥행에 따른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가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실제로 웹젠의 경우 지난 2018년 ‘뮤 오리진2’가 출시 초반 흥행에 성공했음에도,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정작 주가는 곤두박질친 사례가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전과 비교해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주가 부양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국내 게임업계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세 등 실적 호조를 보이며 기초체력을 튼튼히 다져왔다.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넷마블과 위메이드 등 주요 기업들의 호조가 예상되며 변동성 장세에서 매력도를 높일 것이란 예상이다. 또한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기업가치에 큰 영향은 없었던 만큼,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이베스트투자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에 대해 “지난 3~4월 여러 노이즈가 집중됐으나, 실질적으로 기업 가치에 영향은 거의 없는 만큼 주가가 과도한 조정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컴투스에 대해 “향후 신작 매출이 안정화하면 차기작 기대 상승 등으로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 지난 1년간의 호황으로 게임주들에 대한 평가는 다소 극단적으로 갈리는 편이다. ‘언택트 특수’를 넘어 ‘메타버스’에 이르기까지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하다고 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때문에 공매도 재개를 통해 옥석이 가려질 전망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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