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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포티즌 심찬구 대표, “e스포츠 산업 활성화, 사회적 ‘공감대’ 우선” 

게임의 긍정적 가치 확립 ‘핵심’ ··· LCK 프랜차이즈, 제2의 업계 도약 ‘기회’ 

  • 박준수 기자 mill@khplus.kr
  • 입력 2021.05.1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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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에 프랜차이즈가 도입되면서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그중 주목할만한 것은 국내 굴지의 전통스포츠 마케팅 기업 스포티즌이 LCK 마스터 에이전시로 선정되면서 e스포츠 업계로 진출한 것이다. 스포티즌 심찬구 대표는 스포츠 마케팅부터 컨설팅, 축구 구단 운영까지 업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2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e스포츠의 태동을 지켜봐 왔다는 그는 e스포츠가 가진 폭발적인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심 대표는 e스포츠 산업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고 말했다. 규모로만 따지면 전통스포츠 종목을 넘어선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e스포츠 구성원들이 ‘유저’에서 시작하는 것을 엄청난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종목을 직접 플레이하면서 배우기 때문에 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고, 팬덤의 확장속도도 매우 빠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만 그는 e스포츠가 단기간에 압축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분석했다. 특히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한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스포츠의 종목인 게임은 아직도 국내에서 폭력성이나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e스포츠도 전통스포츠가 가진 긍정적인 가치를 확립시켜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심 대표는 LCK에 도입된 프랜차이즈 제도가 국내 e스포츠 산업을 크게 성장시키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 기회를 통해 후원 기업들과의 관계를 한층 성숙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단순한 자본의 교환을 넘어, LCK와 후원 기업들이 프랜차이즈를 통해 각자 보유한 팬과 고객층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시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CK 프랜차이즈 도입과 함께 e스포츠 업계에 진출한 스포츠 산업 전문가 심찬구 대표를 만나 현재 e스포츠 산업에 필요한 다양한 조언들을 들어봤다.
 

사진=경향게임스

심 대표는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e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벤처기업을 설립한 이후 젊은 직원들에게 스타크래프트를 배우면서 e스포츠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그는 기발한 발상과 뛰어난 콘트롤로 유명했던 임요환 선수의 팬이었으며, 직장 내에서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열기도 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베테랑 스포츠 산업인으로서 e스포츠의 태동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왔다고 전했다.

e스포츠 성장의 원동력
그는 현재 e스포츠 산업이 스타크래프트 시절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초창기 미디어가 주도해 키워낸 e스포츠 산업을 탄탄한 자본을 가진 퍼블리셔가 이어받으면서 성장에 탄력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e스포츠가 이미 시청자 수에서 메이저리그를 넘어서는 등 일부 전통스포츠 종목을 뛰어넘을 정도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 대표는 e스포츠가 이 정도로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던 원인에 대해 구성원들이 곧 ‘유저’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직접 게임을 경험하고 배우면서 애정을 가지게 된 사람들로 관련 산업이 형성된 만큼 확장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청자들의 평균 연령이 50대입니다. 시청자 수도 점차 하향하는 추세고요. 이렇게 된 것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현재 야구를 직접 플레이하면서 배우기가 어렵다는 점이 매우 크게 작용합니다.”
 

결국 스포츠에 있어 해당 종목에 대한 접근성이 관련 산업의 성장을 좌우하는 요소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e스포츠가 그 특성상 젊은 세대들이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직접 하면서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 형성된 팬덤의 확산력이야말로 e스포츠의 무서운 강점 중 하나라는 것이다.

범사회적 공감대 형성 ‘핵심’
그러나 심 대표는 e스포츠가 단기간에 폭발적인 성장을 거둔 만큼, 안정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기에 이를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e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에서 스포츠에 후원을 하는 것이 홍보 때문만은 아닙니다. 정의로움, 공정함, 스포츠맨십, 휴머니티 등 스포츠가 가지는 긍정적인 가치에 기업의 이미지를 투영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그는 국내에서 e스포츠의 종목이라 할 수 있는 게임이 폭력적이고 청소년에 유해하다는 인식이 아직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그 자신은 이에 동의하지 않지만, 결국 e스포츠가 전통스포츠와 같은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인식을 뒤집고 범사회적인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전통스포츠의 경우 유방암 환우를 위한 LPGA의 핑크리본 운동 등 공동체적 가치를 지향하는 운동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자선행사나 재단 설립을 통해 사회적 약자와 어려운 이들을 돕고 있습니다.”
그는 e스포츠도 본질적인 가치 제고를 통해 정당성에 대한 측면을 지금보다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게임이 청소년에 유해하다는 인식이 있는 만큼, e스포츠가 자라나는 세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프랜차이즈 도입, 산업의 성숙 ‘기대’
심 대표는 LCK 프랜차이즈 제도 도입으로 국내 e스포츠가 또다시 크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언급한 퍼블리셔에 더해 다양한 상업적 파트너가 합류하면서 자본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프랜차이즈 제도를 통해 후원 기업들과의 관계를 한층 성숙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후원사를 단순히 돈을 내고 홍보 효과만을 가져가는 대상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각자 자신만의 브랜드와 시장을 가지고 있으며 그에 따른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 대표는 프로스포츠 산업이 팬들과 후원사 고객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내면서 시장을 더욱 확대해 왔다고 설명했다. 동일하게 e스포츠 팬들에게 후원사의 제품을 홍보하는 것을 넘어, 후원사의 고객들이 e스포츠에 흥미를 가지고 유입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그는 젠지 e스포츠가 맥주 브랜드 ‘카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이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카스의 주요 소비자 중 30~50대가 e스포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다. 이처럼 자본의 교환과 함께 후원사의 고객이 e스포츠 팬이 되는 과정을 만들어내는 것이 프랜차이즈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저는 LCK 프랜차이즈 도입을 통해 국내 e스포츠 산업에 제2의 태동기가 찾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야구팬들은 프로야구 개막 첫해의 기억을 평생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10년 후 LCK 팬들에게도 프랜차이즈의 첫 시작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고 봅니다. 팀과 선수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고 응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필
● 연세대학교 정치학과 학사/석사 졸업
● 서울시설공단 자문위원  
● 서울시체육회 전문위원 
● 스포츠산업협회 이사 
● 2018 대한민국 스포노믹스 대상 ‘스포츠마케팅부문 대상’
● 벨기에 프로축구팀 AFC 투비즈 구단주
● 스포티즌 대표이사 사장

 

[경향게임스=박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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