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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키워드는 게임의 장르로 부를 수 있는가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1.05.13 18:04
  • 수정 2021.05.1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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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분기 실적 발표가 연이어지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다. 그 가운데 공통된 키워드가 복수의 기업에서 수차례 언급됐다. 바로 ‘메타버스’다. 일부는 '메타버스 게임'을 발표 중 언급했고, 각 매체들은 '메타버스 게임'에 도전하는 주요 게임사들의 면면을 비췄다. 메타버스 게임, 이는 '롤플레잉 게임(RPG)', '트레이딩카드 게임(TCG)' 등과 같이 특정 장르를 나타낼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메타버스를 특정 장르 시장의 하나로 바라보는 모습이다.

메타버스는 미국의 작가 닐 스테픈슨이 1992년도 저술한 SF소설 '스노우 크래쉬'에서 최초로 사용된 용어다. 현실세계와도 같은 활동이 이뤄지는 가상세계를 뜻하는 용어, SF소설에서 등장한 해당 용어가 최근엔 IT업계, 특히나 게임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메타버스를 게임 장르의 일종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것일까.
현재까지의 시점에서는 메타버스를 게임 장르의 일종이라고 부르기 힘들다는 것이 기자의 의견이다. 그도 그럴 것이 메타버스 키워드는 단순히 게임업계에서만 각광받는 키워드가 아니며, ‘가상세계’라는 개념을 표현한 합성어, 말 그대로 특정 개념과 유행을 일컫는 포괄적인 명칭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는 영원히 게임 장르의 명칭으로 통용되기 힘든 것일까. 그 또한 아니다.

이미 훌륭한 사례가 존재한다. ‘로그라이크’가 바로 그것이다. 로그라이크는 현재 게이머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인기 장르 중 하나로 통한다. 1980년도에 탄생한 던전 탐색형 게임 ‘로그(Rogue)’와 해당 게임의 특징과 유사하다는 뜻의 라이크(Like)가 결합된 명칭으로, 해당하는 스타일의 인기 게임들이 다수 탄생하며 현재 엄연한 게임 장르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이제 메타버스를 각광받게 만든 게임들에 대해 알아보자.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나아가 ‘모여봐요 동물의 숲’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중 앞선 두 게임의 장르명은 ‘샌드박스’이며, 하나는 ‘시뮬레이션’이다. 그 어느 지점에서도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는 없었다. 다만, 이들의 성공이 새 키워드를 탄생시킨 것이다.

다시 '로그라이크'의 사례를 보자면, 게임 장르의 탄생은 결국 게이머들의 선택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스타일 혹은 특정 장르들의 결합이 유행처럼 번지고, 새로운 키워드가 탄생하며, 해당 키워드가 오랜 기간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라선 순간 새 장르는 탄생한다.
수많은 게이머들의 선택이 '메타버스'라는 새 키워드를 각광받게 만들었다. 이제 게임사들은 그 키워드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의 결과물들이 성공을 일궈가기 시작한다면, 그 후에 '메타버스' 키워드는 게임 장르의 일종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단순한 '메타버스라이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며, 또 다른 용어가 될 수도 있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든 현 세대의 게이머들에겐 즐거움의 순간이다. 유사한 스타일, 인기 장르의 반복만이 이뤄져오던 최근 게임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다. 게이머 입장에선 즐거운 선택만을 이어가면 된다. 새로운 장르의 탄생을 기대하며 말이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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