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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반룡의 게임애가] 게임의 황금비율을 찾아야 한다

  • 정리=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1.05.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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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798호 기사]

임의의 길이를 두 부분으로 나누었을 때, 전체와 긴 부분의 비율이 긴 부분과 짧은 부분의 비율과 같은 비율.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황금비율에 대한 수학적 정의다. 숫자로 나타내면 약 1.618의 비율이 된다. 이런 황금비율은 고대 그리스인들에 의해 발견됐으며, 시각적인 조화로움, 안정감, 아름다움을 주는 비율로 많이 알려져 많은 건축물, 조각, 회화, 디자인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실제 황금비율이 어느 정도의 아름다움을 주는지는 알 수 없으나,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시각적인 아름다움. 즉, 감성적인 부분을 숫자의 비율로 수치화해 표현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황금비율은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편안함 등의 정성적인 부분을 재현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수치화하여 정량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게임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많은 제작 스탭들이 감성적인 부분이라 수치로 설명할 수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물론 감성적인 부분을 수치화하는 것은 어렵다. 배경의 아름다움, 사운드의 긴박감, 캐릭터의 타격감, 적당한 밸런스와 난이도 등은 수치화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한, 게임은 플레이어의 감정을 자극하여 몰입을 유도하고, 스토리를 통해 동기부여를 하는 등 디자인 과정의 대부분이 정성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게임의 프로그램 영역이나 이미지의 처리, 입력과 출력의 과정을 만들어내는 제작 공정은 지극히 정량적인 방법론으로 이루어진다. 결국, 게임의 제작과정은 정성적인 것을 정량화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정성적인 콘텐츠를 정량화하는 것에 대한 정량적 방법이 제시되지 못하면, 제작 과정의 효율화나 구체적인 기획 방법론의 제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된다.
아직도 많은 게임의 제작 과정에서 게임 디자이너나 PD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해 콘텐츠가 제작된다. 똑같은 제작 스탭이 제작한 게임의 퀄리티가 일정하지 않은 이유다. 황금비율이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찾아낸 것처럼 게임도 정량화할 수 있는 요소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게임 제작의 효율성 및 개발 과정의 합리성이 증가할 것이다. 다양한 콘텐츠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정성적 요소의 정량화에 대한 연구가 우리 게임 분야에서는 부족한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볼 때다.

이중반룡 그는?
게임 유저로 시작해서 2001년 게임 기획자로 게임업계에 입문했다. 야침차게 창업한 게임 회사로 실패도 경험했다. 게임 마케터와 프로젝트 매니저를 거치며 10년 간의 실무 경력을 쌓았다. 이를 기반으로 게임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분야 투자 전문가로서 수 년째 일하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살려 대학에서 게임 기획도 강의하고 있는 그는 게임문화 평론가를 자처하고 있다. (칼럼니스트 박형택)

※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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