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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성공 공식 계승한 트릭스터M ‘도전보다 안정’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05.25 15:13
  • 수정 2021.05.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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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의 ‘트릭스터M’이 지난 5월 20일 출시됐다. 사전예약자 500만 명을 달성하는 등 기대감이 높았던 가운데, 지난 24일 구글플레이 매출 3위에 오르며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비평과는 별개로 상업성 만큼은 확실하게 챙긴 모습이다.
실제로 플레이해본 ‘트릭스터M’은 도전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원작 ‘트릭스터’의 개성을 희생한 대신, ‘리니지’의 문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수익성을 강화한 것. 그런 점에서, 엔씨의 다음 과제는 ‘창발성’이 될 전망이다.국내 게임업계의 리딩기업으로서 혁신을 선도해야 하는 무게감도 있는 만큼, 창의적인 게임개발과 수익성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의 관건이다.
 

제공=엔씨소프트
제공=엔씨소프트

‘트릭스터M’은 엔씨의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가 지난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서비스했던 ‘트릭스터’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이다. 출시 전 사전예약 단계에서 500만 명을 끌어모으며 기대감을 키웠으며, 론칭 이틀 전 시작된 사전 다운로드만으로 애플 앱스토어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정식 출시 이후에도 구글플레이 매출 3위를 기록하는 등 순조로운 초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원작의 계승
최초 캐릭터 생성에서는 격투가, 복서, 주술사, 사서, 엔지니어, 고고학자, 자산가, 크리에이터 등 총 8개의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2개 직업씩 순서대로 힘, 지혜, 밸런스형으로 대응되는데, 같은 스탯에 대응되더라도 세부 스탯에서 차이가 있으니 참고하는 것이 좋다.
‘트릭스터’만의 특징이 드러나는 지점은 바로 ‘드릴’이다.  드릴로 땅을 파서 유물을 발굴하는 것이 원작의 재미요소 중 하나였는데, 이 부분은 잘 구현돼 있다. 자동 플레이 중심인 모바일 환경에 맞춰 자동 발굴을 지원하며, 지형 특성에 맞춰 다른 드릴을 사용해주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발굴 횟수 제한이 있어 숫돌을 사용해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한다.
 

그래픽 부분 역시 원작과 동일하게 2D 도트 형태다. 개인적으로는 ‘라그나로크M’을 참고해 좀 더 현대적으로 바꿔줬다면 어땠을까 생각하지만, 이용자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선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나름 작고 아기자기한 맛도 있어 이에 대한 선호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바람의나라: 연’과 ‘가디언 테일즈’의 흥행으로 레트로 열풍이 분 적도 있었으니, 이 부분은 플러스 요소로 봐도 될 것이다.

‘귀여운 리니지’ 현실로…
게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UI를 비롯한 주요 시스템이다. ‘리니지’ 시리즈의 그것과 완벽히 동일하다는 점에서다. 사실 ‘리니지’의 향수가 느껴지는 부분은 이뿐만이 아닌데, 강화를 비롯한 주요 성장요소들에서 대부분 리니지의 시스템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야심차게 준비한 ‘아카데미’ 부분의 경우 무작정 도감을 채워가는 것이 아닌 각 직업별로 최적화된 전공을 선택한다는 점이 특이하게 다가오지만, 결국 아이템 도감 시스템이다.
 

개인적으로는 ‘리니지’식의 시스템을 선호하지 않는다. 유저가 개입할 요소를 최소화해 게임을 단순한 방향으로 획일화시킨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리니지’ 자체가 워낙 오래된 게임이다 보니, 전투 액션을 비롯헌 게임성은 타 게임에 비해 지극히 단순하다. 때문에 특정 IP에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것은 고유의 게임성을 저해할 위험이 크다.
원작 ‘트릭스터’가 액션성이 강조된 게임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타격감은 제법 있는 편이었는데, UI가 ‘리니지’ 형태로 굳어진 영향으로 이러한 손맛을 느끼기 어려워졌다. 크로스플레이가 일상화되며 모바일게임도 일정 수준의 조작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상업성 극대화
물론 대부분의 국산 MMORPG들이 ‘리니지’와 유사한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고, 해당 장르의 주 고객층인 중장년층에서의 선호도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리니지M’을 시작으로 수많은 모바일 MMORPG들이 높은 매출성과로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트릭스터M’은 상업성을 극대화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성공한 모바일 MMORPG의 성공 공식을 모두 계승한 만큼, 흥행에 있어서는 실패하기가 더 어려운 게임이라는 느낌도 든다.
 

다만 젊고 트렌디한 2030 세대를 노린다고 공공연하게 말했던 게임인지라,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새 시대엔 새 게임이 필요한 법이고, 전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실험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트릭스터M’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히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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