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양치기 소년’의 시대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05.26 17:11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의 암호화폐 관련 발언 이후 주요 코인의 시세가 폭락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양치기 소년’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말을 끊임없이 뒤집어 진의를 알 수 없기에, 일단 불신하고 본다는 점에서다.

문득 국내 게임업계도 양치기 소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산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불신이 몇 가지 사건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터져나왔다는 점에서다. 트럭 시위와 확률형아이템 관련 논란에 대한 고위 개발진 간담회 요구, 불매운동 등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났다. 이에게임사들도 재발방지와 투명한 운영을 약속했다.

그렇다면 현재 업계는 조금이나마 바뀌고 있을까? 아쉽지만 기자의 눈에는 전혀 변화가 없어 보인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는 높았지만, 유저 입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관측되지 않고 있다. 

특히 모 게임의 경우 젊은 층에게 어필하기 위한 게임을 만들었다고 자신있게 말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과금모델을 비롯해 대부분의 시스템이 ‘리니지’와 다른 점이 전혀 없었다. ‘리니지’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인식이 어떤지를 생각한다면, 앞서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것인지 궁금해진다. 

그 게임만 그런 것이 아니다. 최근 이 업계에서 ‘모바일에 최적화했다’ 내지는 ‘검증된 흥행 방정식을 따랐다’는 말은 곧 ‘리니지에 IP를씌웠다’ 정도로 해석된다. 최근 출시되는 국산 MMORPG에 ‘양산형 게임’, ‘짝퉁 리니지’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는 이유다.

여기서 양치기 소년의 말로를 생각해보자. 진짜 늑대가 나타났음에도 마을 사람들은 그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았고, 양들은 모두 늑대에게 잡아먹혔다. 또는 양치기 소년까지도 늑대에게 희생됐다는 버전도 존재한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 특성상 수익성을 완전히 배제할수는 없다. 하지만 게이머들은 바보가 아니다. 이런 식의 행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용자들은 국산 게임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고 외면할 것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