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e스포츠 에이전시, 산업 성장으로 존재감 '급부상'

시장 규모 확대로 수요 급증 ‘전망’ … 공인 에이전트 통한 제도화 검토 ‘시급’

  • 박준수 기자 mill@khplus.kr
  • 입력 2021.05.27 12:18
  • 수정 2021.06.07 13:38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령 799호 기사]

e스포츠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에이전시들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국내 선수들의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이적 시장에서 선수를 대행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등장은 필연적이라는 평가다.
초창기 e스포츠 업계에서 에이전트에 대한 선수들의 인식은 그리 좋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국내외 이적 등 에이전트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차츰 신뢰 관계가 형성됐고, 현재는 선수 쪽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e스포츠 에이전시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전망이다. 특히 LCK 프랜차이즈 도입 이후 한국 선수들이 다양한 지역으로 진출하면서 이적 계약을 대행하는 에이전트들의 수요가 급증하리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미 북미와 중국에서는 막대한 자본을 통해 많은 선수들을 관리하는 종합 매니지먼트 기업이 등장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에이전시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e스포츠 또한 전통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에이전트의 제도권 편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관계자들은 음지에서 벌어질 수 있는 선수 착취 행위를 막고 관련 업계의 제대로 된 선례를 만들기 위해서 공인 에이전트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에이전트에 대한 인식 변화
e스포츠 에이전시 관계자들은 초창기 선수들의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과거 에이전시를 운영했던 농심 e스포츠 오지환 대표는 사업 초기 선수들의 반응이 냉담한 편이었다고 언급했다. 오랜 기간 e스포츠 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온 쉐도우 코퍼레이션 박재석 대표는 선수들이 나이가 어린 편이라 에이전트를 많이 부담스러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에는 에이전트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박 대표는 계약 과정에서 선수와 에이전트 간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선수들의 인식이 점차 변화했다고 말했다. 특히 에이전트들은 선수 개인이 진출하고자 하는 지역에 대한 정보가 많고, 불합리한 계약 조항을 삭제하거나 잔여 연봉을 받을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이러한 도움을 통해 효과를 체감한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선수 쪽에서 자신을 알아보고 먼저 연락해 오는 경우도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쉐도우 코퍼레이션 박재석 대표(제공=쉐도우 코퍼레이션)
▲ 쉐도우 코퍼레이션 박재석 대표(제공=쉐도우 코퍼레이션)

폭발적인 성장 ‘기대’
이러한 에이전시 시장 규모는 향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인 e스포츠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LCK에 프랜차이즈가 도입되면서 국내 선수들이 터키, 브라질, 라틴 아메리카, 일본 등 이전보다 다양한 해외 지역에 진출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실제로 박재석 대표는 이번 스프링 시즌이 끝나고 여러 지역에서 활약했던 한국 선수들의 국내외 이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도움으로 ‘고리’ 김태우 선수는 LCK 소속 농심 레드포스에 이적했으며 ‘보노’ 김기범, ‘소환’ 김준영, ‘크레이지’ 김재희 선수는 TCL(터키)로 이적하게 됐다. 박 대표는 국내 선수들의 이러한 해외 진출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며, 자연스럽게 에이전트에 대한 수요도 이전보다 크게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시장의 규모가 큰 북미와 중국에서는 이미 막대한 자본을 투자받아 많은 선수들을 관리하는 거대 종합 매니지먼트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박 대표는 향후 e스포츠 에이전시 시장이 메이저리그를 중심으로 발전한 야구보다는, 다수의 빅리그를 기반으로 한 축구와 비슷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TCL(터키)와 LLA(라틴 아메리카)로 진출하는 국내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에이전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 최근 TCL(터키)와 LLA(라틴 아메리카)로 진출하는 국내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에이전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공인 에이전트 도입 ‘필요’
일각에서는 시장의 확대와 함께 검증되지 않은 에이전트들이 늘어나면서 제2의 카나비 사태와 같은 선수 착취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에 오지환 대표는 공인 에이전트 제도를 통해 이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전통스포츠의 경우 공인 에이전트를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시험을 통해 자격미달자를 거르는 종목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e스포츠는 전통스포츠와 달리 종목사의 통제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에이전트를 제도권에 편입시킬 경우 더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석 대표 역시 공인 에이전트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e스포츠 에이전트는 결국 종목사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종목사의 공인을 통해 업무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싶다는 것이 박 대표의 견해다. 그는 전통스포츠와 마찬가지로 e스포츠 에이전트 업무의 공적인 선례를 만들기 위해서 공인 에이전트 도입이 필요하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경향게임스=박준수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