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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캐의 심리학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06.0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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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흔히 ‘부캐’를 많이 키우곤 한다. 신규 클래스가 출시된다거나, 밸런스 패치가 있었다는 등 여러 이유가 있다. ‘디아블로3’ 등 일부 게임들은 아예 시즌제를 운영해 부캐 육성이 필수적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부캐’가 현실에 등장하고 있다. 에미넴의 ‘슬림 셰이디’ 등 일부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이러한 시도가 있긴 했지만, 최근 메타버스의 영향으로 더욱 부각된 측면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에서의 부캐 육성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평소에 목표치를 매우 높게 두고 게임을 하다보니 본캐에만 집중해도 빠듯한 편이다. 하지만 이같은 열풍에 힘입어, 최근에는 사진작가라는 ‘현실부캐’를 키워보고 있는 중이다. 

취미생활과 뭐가 다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공모전과 같은 목표 의식도 생기고, 몰입도도 높아졌다. 그러다보니 소위 본캐에서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개인 정신건강 증진 측면에서 이득을 얻은 셈이다. 만약에 부캐에서도 공모전 입선과 같은 결과가 생긴다면, 그것 역시도 큰 성취가 될 것이다.

게이머들의 심리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현실에서는 보여줄 수 없거나 본래의 자아와는 분리해서 보여주고 싶은 부분들을 펼쳐놓을 수 있기에, 더욱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 것일 터다. 게임 속 캐릭터 자체가 또 다른 자신이 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현실과 가상의 심리적 경계가 무너져 정체성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자아가 건강하게 형성된 상태에서는 본캐와 부캐 모두 하나의 ‘자아’로 통합할 수 있을 것이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부캐를 더욱 쉽고 안전하고 제약 없이 펼쳐놓고 시험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게임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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