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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스포츠 ‘어덜트 콘텐츠 결합’ 독일까? 약일까?    

암호화폐·베팅·주류 회사 참여 눈길 ··· 청소년 문화 인식 강한 국내는 ‘아직’

  • 박준수 기자 mill@khplus.kr
  • 입력 2021.06.17 13:20
  • 수정 2021.06.17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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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인 관련 기업들의 e스포츠 진출이 활발한 추세다. 이와 관련해 북미 유명 게임단 TSM은 암호화폐 거래소 ‘FTX’와 e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의 네이밍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해 화제가 됐다. TSM 외에도 최근 많은 해외 e스포츠 관련 단체들이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과 후원계약을 맺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승부예측과 관련된 베팅이나 주류 회사들도 해외 e스포츠 후원에 발을 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해외 매체는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자사의 e스포츠 대회에 참가하는 팀들의 베팅 사이트 및 주류 기업과의 후원 제한을 완화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축에 기인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견해다. 후원할 여력이 있는 기업의 수가 줄어들면서, 주요 고객이 성인인 기업들이 업계에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e스포츠 향유층의 다수가 미성년자이기에 성인 전용 제품이나 콘텐츠의 홍보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대회 주관사들은 이에 굉장히 민감한 편이다. 실제로 TSM의 후원계약 직후 라이엇 게임즈는 암호 화폐 거래소가 제한된 후원사에 해당한다며 ‘FTX’ 브랜드의 대회 노출을 금지했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 역시 해당 기업들이 국내에 진출하는 것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 규모는 매력적이지만 해외보다 보수적인 국내 정서상 해당 기업들의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암호화폐 거래소 ‘FTX’와 2,300억 원대 후원계약을 체결한 TSM
▲ 베팅 사이트 ‘미드나이트’와 파트너십을 맺은 런던 로얄 레이븐

성인 관련 기업 e스포츠 후원 ‘러쉬’
최근 e스포츠에 성인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6월 4일 북미 게임단 TSM은 홍콩의 암호 화폐 거래소 ‘FTX’와 10년간 2억 1,000만 달러(한화 약 2,300억 원)의 네이밍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e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후원에 해당한다. 
암호 화폐 관련 기업의 e스포츠 진출 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 유럽의 명문 게임단 G2 e스포츠는 NFT 코인 플랫폼 ‘Bondly’와, 도타2로 유명한 팀 시크릿은 암호 화폐 거래소 ‘Uniswap Labs’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기반 베팅 사이트들이 e스포츠와 연관된 스트리머나 인플루언서들을 후원하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외에도 승부예측 관련 베팅 사이트나 주류 회사도 e스포츠로 들어오고 있다. 해외 매체 ‘e스포츠 옵저버’는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콜 오브 듀티’, ‘오버워치’ 리그에 참여하는 팀들의 베팅 사이트 및 주류 회사의 후원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콜 오브 듀티’ 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런던 로얄 레이븐은 e스포츠 베팅 사이트 ‘미드나이트’와 후원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과거 주류 기업의 후원을 제한했던 라이엇 게임즈 역시 지난해 맥주 회사 ‘버드라이트’의 북미 LCS 후원을 허용했다.

미성년자 보호 필요성 ‘대두’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산업 전반이 위축되면서, 성인 대상 기업들이 e스포츠로 진출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후원 여력이 있는 기업들이 줄어들면서, 현금 동원력이 강한 해당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e스포츠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게임단 입장에서도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 유치가 시급하기에, 양쪽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점이 주효했다. 실제로 TSM은 FTX로부터 받은 투자를 통해 아시아, 유럽, 남미에 지사를 설립하고 모바일게임 및 기타 e스포츠 관련 플랫폼 관련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e스포츠를 즐기는 다수의 팬들이 미성년자라는 점이다. 코인 투자, 도박, 술 같은 성인 전용 콘텐츠들이 e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국내외를 막론하고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대회 주관사들이다. TSM의 대규모 후원계약 직후 라이엇 게임즈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제한된 후원사에 해당한다며, 리그 오브 레전드 및 발로란트 대회에 출전하는 TSM 선수들의 유니폼에 FTX 로고 착용을 금지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암호화폐 거래소 외에도 베팅 및 포르노 사이트의 후원을 제한하고 있다.
 

▲ 베팅 사이트 ‘미드나이트’와 파트너십을 맺은 런던 로얄 레이븐
▲ 암호화폐 거래소 ‘FTX’와 2,300억 원대 후원계약을 체결한 TSM

국내는 아직 ‘시기상조’ 
국내 업계 관계자들도 해외 e스포츠 스폰서십의 트렌드 변화에 대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다만 해외와 달리 국내는 해당 기업들의 진출이 매우 더딜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는 암호 화폐, 베팅, 주류에 대한 국내 정서가 해외보다 훨씬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사설 베팅이 불법이기 때문에 베팅 사이트에서 후원을 받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것이 게임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 LCK 관계자는 북미 LCS와 달리 LCK는 주류 기업의 리그 후원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베팅이나 주류보다는 양호하다고 보지만 여전히 투기의 대상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부담스럽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LCK는 프랜차이즈 계약서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 베팅 사이트, 주류 기업을 후원 금지 리스트에 명시해 놓았다”며 “TSM이 유치한 투자 규모는 매력적이지만 국내 정서나 상황상 해당 기업과 후원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향게임스=박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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