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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김희재 대표 “전통 있는 글로벌 게임 명가 ‘목표’”

높은 장르 이해도·20년 개발 노하우가 자신감의 ‘비결’

  • 박준수 기자 mill@khplus.kr
  • 입력 2021.06.18 15:24
  • 수정 2021.06.1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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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00호 기사]

김희재 대표는 넥슨, 네오위즈 등 국내 유명 게임사에서 ‘피파 온라인’,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등을 만들어낸 스타 개발자다. 약 20년 동안 업계에서 활약한 그가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를 설립하고 PC·콘솔 SRPG ‘로스트 아이돌론스’를 개발한다고 알려져 화제다. 김 대표는 게임의 퀄리티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첫 게임을 마이너한 장르인 SRPG로 결정한 것도 관련 게임을 정말 잘 만들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업계의 많은 개발자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지 못하는 세태가 안타깝다고 밝혔다. 경력 있는 개발자들이 자신이 즐기는 게임을 직접 만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기에 창업을 통해 이를 시도해보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김 대표는 트렌드에 연연하지 않고 장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게임을 전 세계에 공급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있기 때문에 마이너하더라도 잘 만든 게임은 글로벌 유저에게 어필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 쌓은 노하우로 효율적인 개발이 가능한 조직을 이미 갖췄다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김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개발사를 목표로 한다는 각오다. 그는 자신의 롤모델로 ‘크루세이더 킹즈’ 시리즈로 유명한 패러독스 인터랙티브를 꼽았다. 하나의 장르를 오랜 시간 파고들어 유저들의 신뢰를 얻은 그들처럼 전통이 있는 게임 명가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두 개의 게임으로 전통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긴 호흡으로 미래를 그리고 있는 그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들어봤다.
 

▲ 오션드라이브 김희재 대표
▲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김희재 대표(사진=경향게임스)

오션드라이브는 바닷가 옆으로 쭉 펼쳐진 고속도로를 의미한다. 김 대표는 친한 선배가 지어준 회사명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오션드라이브라는 단어가 외국인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고, 우리가 유저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감성을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는 석양이 내려앉은 오션드라이브를 자동차로 달릴 때 느낄 수 있는 아련한 감성을 게이머들에게 선사하고 싶다고 전했다.

창업의 이유
김희재 대표는 개발자들의 안타까운 상황 때문에 창업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회사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개발자들 중에도 PC나 콘솔 게임을 즐기는 마니아 게이머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어쩔 수 없이 모바일게임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특정 게임에 애착을 가지고 오래 플레이한 사람이 관련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 수백, 수천 시간의 경험을 통해 마니아가 된 개발자야말로 해당 게임에서 유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그는 개발자들이 게임에 가진 이해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현 세태가 매우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 오션드라이브 김희재 대표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를 설립한 것도 이런 부분을 제대로 활용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밑바탕이 됐다. 그는 20년 동안 게임을 만들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우리가 정말 좋아하고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게임을 만들어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결국 그는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업계 동료들과 함께 창업의 길을 택하게 됐다. 

장르·퀄리티 중심의 개발 ‘지향’
김 대표는 유행에 신경 쓰지 않고 장르 중심으로 게임을 만들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에서 현재 개발 중인 ‘로스트 아이돌론스’의 장르는 유행과는 거리가 먼 정통 SRPG다. 해당 게임은 엔딩이 존재하며, PC와 콘솔을 통해 출시될 예정으로 국내 게임 트렌드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게 된다.
그가 많은 게임 장르 중에 SRPG를 선택한 이유는 창업 취지와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정말로 잘 만들 수 있는 장르라는 것이다. 그는 장르라는 것이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 역사를 이해하고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 해당 장르의 게임을 만들 때 좋은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현재 ‘로스트 아이돌론스’의 기획을 이끄는 김진상 디렉터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그와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을 함께 개발한 김 디렉터가 SRPG에 대해서는 마니아 중의 마니아라는 것이다.
 

▲ 오션드라이브 김희재 대표

또 김 대표는 장르에 특화된 개발 방식이 실패의 가능성을 오히려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잘 팔리는 장르를 빠르게 따라 만들려고 하다가 이도 저도 아닌 게임이 나와 실패한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는 것이다. 또 그는 이미 ‘스팀’이나 ‘에픽게임즈 스토어’ 같은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유저들에게 게임을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특정 장르의 팬들을 타깃으로 한 웰메이드 게임을 제작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마이너 장르라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모객을 한다면 결국 게임의 퀄리티가 개발사의 경쟁력이 된다는 것이다.

개발 명가를 위한 도전 ‘준비 끝’
이어 김 대표는 작품성을 강조한 게임이 국내 시장에서 흥행에 실패했을 때 명맥이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실패를 통해 게임 개발에 참여한 구성원들이 배우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살리기보다는 바로 다른 것을 찾는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개발자의 게임 이해도와 함께 이 또한 낭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전통을 언급했다. 소위 ‘개발 명가’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발사가 게임을 만드는 노력과 시간, 게이머들과 관계를 쌓아온 전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그는 어떤 개발사이건 전통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실패를 겪을 수밖에 없으며, 그런 경험이 쌓여서 성공해야만 제대로 된 명가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는 스튜디오가 존재하는 한 SRPG를 계속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시작한 지 2년밖에 안 된 개발사지만 먼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 오션드라이브 김희재 대표

도전을 위한 김 대표의 무기는 20년의 노하우가 집약된 개발조직이다.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는 개발의 효율성을 위해 기술팀과 아트팀이 공용조직으로 분리돼있다. 그는 프로젝트마다 기술팀과 아트팀이 따로 존재할 경우 개발 과정이 진행될수록 남는 인력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기술팀과 아트팀이 모든 프로젝트에 개발 리소스를 제공하는 공용조직이 되면 기존 방식보다 적은 예산으로 빠르게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오랜 시간 대전략 장르를 파고들어 개발 명가에 오른 ‘패러독스 인터랙티브’처럼 되는 것입니다. 그들처럼 유저들로부터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가 만든 게임은 믿고 살 수 있다’고 인정받을 때까지 노력할 생각입니다. 한두 번의 실패로 끝나지 않도록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계속 만들어나갈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또 현재 스튜디오에서 개발 인재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저희와 같은 철학을 가진 개발자분들은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프로필
● 2000년 ~ 2003년 넥슨 서버프로그래머
● 2003년 ~ 2004년 애니파크 서버팀장
● 2005년 ~ 2010년 네오위즈게임즈 프로듀서
● 2010년 ~ 2017년 띵소프트 공동창업자
● 2018년 ~ 2019년 넥슨 원스튜디오 본부장
● 2019년 ~ 現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대표

[경향게임스=박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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