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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5 예약구매 체험 … 핼스맨도 커플도 하나된 자리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6.22 17:23
  • 수정 2021.06.2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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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게이머라 하면 안경에 여드름, 과체중이나 안경에 여드름 현저한 저체중을 가진 자들이 즐기는 콘텐츠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언제부터 시작된지 모를 이 비하와 패러디는 현재까지도 통용되는 분위기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 선입견을 한방에 날려버릴만한 행사가 있었다. 지난 6월 19일부터 시작된 플레이스테이션5 예약 구매 자리에서였다. 

예약 구매 자리라하면 너도 나도 닌텐도 스위치나 스마트폰을 들고, 귀에는 이어픈올 꼽고 장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는 장면이 연상된다. 누군가는 텐트를 치고, 누군가는 신문지를 깔고 앉아서 소위 '근성'을 발휘하는 자리. 이른바 하드코어 팬들이 총출동하는 자리 아닌가. 단단히 각오를 하고 기자는 예약 구매 현장을 찾았다.

기자는 지난 6월 14일경 플레이스테이션5 추가 물량 예약 구매에 성공했다. 설레는 마음을 뒤로 하고 밤을 꼬박 세웠다. 혹시 닌텐도 스위치가 방전되진 않았을까. 몇 번을 확인하고, 보조 베터리도 챙긴다. 장시간동안 버틸 생각이었다. 

19일 도전 10시 30분경에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파트너샵 가산점을 방문했다. 놀랬다. 놀란 것은 대기열이 아니다. 당연히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그 정도는 당연한일 아닌가. 그런데 사람들이 다르다. 눈 앞에 커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어디 레스토랑 대기열을 보는 줄 알았다. 커플끼리 손을 맞잡고 알콩달콩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들을 게임 대기열에서 볼 줄 누가 알았겠는가. 

커플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이후에 무엇을 할지를 속삭인다. 노이즈캔슬 이어폰이 빛을 발한다. 눈을 질끈 감고 기다린다. 뒷열에는 아들과 아버지가 손을 붙잡고 있고, 서로 '우정의 줄'을 서주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었다. 한쪽에는 자동차 키체인을 돌리면서 시간을 죽이는 사람들도, 친구와 통화를 하는 것 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닌텐도 스위치나 스마트폰 게임을 꺼내들지 않는다.

이세계다. 분명 이세계에 떨어진 것이 틀림 없다. 눈을 질끈 감고 약 30분 동안 기다렸다. 기나긴 시간이 지난다. 미리 준비된 영수증을 한가득 꺼내들어 찾던 직원이 안내한다. 친절한 질의 응답이 끝난 뒤 마지막으로 이야기가 들려 온다. 주차권이 필요하신지요. 일상적인 단어다. 그런데 게임샵에서 듣기에는 쉽지 않은 단어다. 언제 게임샵에서 마지막으로 이 말을 들었던가. 분명히 지금까지는 없었다. 이 곳은 이세계임이 틀림이 없다.

충격을 뒤로 하고 매장 밖으로 빠져 나온다. 두 눈을 비비고 줄 선 사람들을 본다. 막 헬스를 끝내고 나온 듯 민소매에 근육을 자랑하는 형님, 데이트를 준비하는 듯 한껏 패션을 뽐낸 형님, 원피스에 선글라스를 입은 누나. 생각과는 아주 다른 그 곳에서 잠시 반성의 시간을 가져 본다. 어쩌면 가장 선입견이 있었던 것은 기자가 아니었을까. 콘솔 게임도 이제 대중화 시대를 맞이한 것이 틀림이 없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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