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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공.사', 로맨스 판타지계 입문서 ‘게임’으로 탄생

라이브2D 장인 시프트업, 여성향 게임 도전 … 입맛 까다로운 마니아들 사이 ‘호불호’ 평가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6.24 16:30
  • 수정 2021.06.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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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일러스트레이터 김형태 사단을 필두로 수 많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함께 협업하는 기업이다. 이 기업은 예쁜 ‘그림’을 선보이기 위해 게임을 만드는 것 같은 뉘앙스가 보일 정도로 그래픽 퀄리티에 집착한다. 독자적 해석과 연출을 통해 ‘비주얼’을 만드는 기업. 주로 남성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 것 같았던 이들이 노선을 달리한다. 이번엔 여성향 게임에 도전, 새로운 유저들을 위한 ‘비주얼’을 선사하고자 한다. 그들의 개발 실력과 코드가 ‘영애’들에게도 통할 수 있을까. 지난 5월 28일 출시된 ‘그녀가 공작저로 가야했던 사정’을 만나 봤다.
 

로판계 입문서, 게임으로 등장
‘그녀가 공작저로 가야했던 사정(이하 그공사)’는 ‘영애’들을 위한 로맨스 판타지 소설 입문서로 권장되는 명작 소설이다. 남자들의 장르 소설이 사후에 이세계로 떠나는 내용이 주력이라면, 여성들의 장르 소설은 모종의 사유로 책속 주인공에 ‘빙의’돼 이세계로 떠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공사’는 그 중에서도 당찬 주인공이 ‘험난한 환경(?)’에서 생존하는 것을 목표로 삼다 보니 속 시원한 대사를 뿜어내면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통쾌한 대사들이 백미다
▲ 통쾌한 대사들이 백미다

이를 기반으로 웹툰으로 제작되면서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조건만 놓고 보면 게임화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화를 담당한 시프트업은 서브 컬쳐계 노하우를 가진 기업. 게임화를 위한 첫 I·P로 ‘그공사’를 선택한 점은 이들의 이해도를 확인할 수 있는 반증이다.

여심 자극, 심쿵사 대사 쏟아져
게임으로 제작된 ‘그공사’는 시프트업의 색채에 맞춰 제작됐다. 원작 스토리와 순서를 뒤바꿔 그들이 해석하는 ‘그공사’를 선보이는데 주력했다. 원작은 초반부터 몰아치는 스타일이라면, 게임은 서서히 공을 들여 나가는 방식으로 중요한 장면들을 두고 소위 ‘밀당’을 하는 방법으로 제작됐다. 비주얼면에서는 ‘라이브2D’기술을 적극 활용. 소설 속 주인공들이 살아 움직이는 장면들을 게임으로 표현한다. ‘그공사’마니아들이 선호하는 소위 ‘인생캐릭터’, ‘노아’를 필두로 게임 내 캐릭터들이 디테일하게 표현되는 점이 장점이다.
 

남자 주인공 등장과 함께 별빛이 내린다
▲ 남자 주인공 등장과 함께 별빛이 내린다

여기에 국내 유명 성우들이 총출동 ‘영애’들이 선호하는 대사를 읊어 준다. 여심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바탕이 깔린다. 한 스팀 유저 평가에 따르면 ‘귀르가즘을 느껴 마음이 살랑살랑 거린다’고 한다.

유료모델 및 기술적 문제에 불만 거세
게임 내 평가는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편이다. 전반적인 배경 디자인과 캐릭터 디자인은 호평 일색. 여심을 저격하는 배경들이 괜찮았단 평가다. 또 기본 30시간, 파고들면 약 60시간에 달하는 플레이타임도 긍정적 부분에 속한다. 
 

코디에 따라 만나는 인연에 차이가 발생한다
▲ 코디에 따라 만나는 인연에 차이가 발생한다

반면 부정직인 피드백도 만만치 않다. 모바일 버전에서는 세이브 데이터가 증발하는 문제들이 있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일부 장면에서 몰입감이 끊기며, 한창 게임을 즐길 즈음에 에피소드 4부터는 유료로 플레이해야 하는 점도 아쉬움이 남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유료 판매 보다는 부분유료화 제도로 의상과 같은 요소로 유료화 과금 모델을 잡아주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절반의 성공 거둔 실험작
게임화된 ‘그공사’는 이른바 ‘로판력’을 겨룬다. 게임상 여주인공으로 변신해 주어진 선택지에 답을 한다. 로판물 기본 콘셉인 ‘밀당’은 기본이고 선택지를 통해 친밀도를 쌓은 뒤 루트에 따라 결과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과정에서 입는 의상에 따라 만나는 사람들이 다르며 특수 이벤트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여러번 도전해 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또 필수적으로 특정 캐릭터 루트를 따라 가다 보면 엮이는 ‘남자 주인공’들이 등장하는데, 이 과정에서 느껴지는 스릴감을 잘 표현한 점도 장점이다.
 

게이머의 로판력을 테스트하는 질문들이 쏟아진다
▲ 게이머의 로판력을 테스트하는 질문들이 쏟아진다

현재 게임 개발팀인 비노가 일종의 ‘팬메이드 제작 시스템’을 도입. 나만의 ‘그공사’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부가 시스템을 작업중으로 팬들이 제작한 팬게임이나, 특수 모드 등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본편에서 살짝 아쉬움을 느꼈던 유저들이 새로운 재미를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은 현재도 진화중으로 느긋하게 기다리다 보면 또 다른 콘텐츠들이 유저들을 반기게 될 전망이다.
한편, 비노는 자체 플랫폼 비스킷을 통해 다른 주제 게임들도 작업할 것으로 알려 졌다. 로판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들이 게임 형태로 선보일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팬들이 사랑하는 작품들이 줄지어 게임화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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