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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산사’로 엿보는 ‘메타버스 시대’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6.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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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01호 기사]

지난 2003년 ‘메타버스’ 개념을 온라인상에 도입해 화제가 된 게임 ‘세컨드 라이프’개발팀은 2017년 ‘제2의 세컨드라이프’로 불리는 ‘프로젝트 산사’를 출시했다. 프로젝트 ‘산사’는 산발적 문제에 시달렸다. 먼저 최적화 실패로 고사양 PC가 필수였다. 반대로 말해 프로젝트 내부 콘텐츠를 개발하는데도 적지 않은 인원이 필요했다. 그렇다보니 콘텐츠 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 다음은 인터페이스 문제가 컸다. 인터넷에서 옷을 살 경우 클릭 몇 번이면 수십종 옷들이 쏟아 진다. 빠르면 단 1분만에도 쇼핑이 가능하다.

프로젝트 산사는 일단 산사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한 다음, 검색을 통해 옷가게를 찾는다. 옷가게에 접속할 때 까지 로딩을 기다리며, 접속된 이후에는 아바타를 움직여 상품을 봐야 한다. 그런데 디스플레이에 제한이 있어 한 번에 제한된 숫자만 볼 수 있다. 상품을 다 보면 다시 산사를 끄고, 다른 가게를 찾고, 접속 후에 가게를 둘러본다. 유저는 가상공간을 걸어 다니 면서 상품을 보고 쇼핑한다. 패착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현재 메타버스에서 제시되는 개념은 ‘현실’을 그대로 인터넷으로 옮겨오는 개념이다. 직접 걸어다니고 찾아 헤메고, 발견하는 경험을 주제로 한다. 필연적으로 단계는 늘어나며, 과정은 복잡하다. 굳이 불편한 메타버스를 쓸 필요가 없었다.

결국 메타버스 성패는 유저들이 편의성 보다, ‘메타버스’속에서 찾아 헤메고 발견하는 경험을 택할 수 있어야 한다. ‘로블록스’는 이를 ‘또래집단’으로 해결했다. 함께 있어도 말로 의사소통하기보다 카톡을 주고 받는 또래 집단들이 온라인에서는 의사소통을 했다. 부족한 콘텐츠는 아이들이 제작했고, 아이들은 비교적 퀄리티가 낮은 콘텐츠들도 웃으면서 플레이했다. 현재 나오는 메타버스 개념들은 ‘편의’를 포기하고서라도 메타버스를 이용할만한 이유를 언급하지 않는다. 핵심은 뒤로한 채 가능성만 언급하다 보면 ‘프로젝트 산사’를 답습할지도 모른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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