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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고잉 미디블', 흑사병 이후 중세, 생존 몸부림 게임으로 담아

혼란에 빠진 생존자 규합, 생존을 목표로 지시해 운영 … ‘성’건설해 방어하며 육성하는 성장형 시뮬레이션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6.3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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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01호 기사]

외딴 지역에 칼 한자루 들고 떨어져 삶을 가꿔 나가는 소위 ‘서바이벌 게임’장르가 다년간 히트하면서 인디게임 킬러 장르로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게임이 계속되자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이제 발상을 전환,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생존 게임들을 선보인다. 주제도 다양하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노숙자’서바이벌 게임에서부터 ‘석기 시대’서바이벌게임까지 별의 별 게임들이 등장한다. 금주에 소개할 ‘고잉 미디블’도 시대를 초월한 생존 게임에 가깝다. 중세 시대로 날아간 유저들은 흑사병이 휩쓸고 지나간 황무지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게 된다. 배경은 더 참혹하다.
적어도 좀비는 지능이라도 없지 않은가. 갈 곳을 잃은 도적떼들이 호시탐탐 마을을 노린다. 잔혹한 중세 시대. 살아남을 길을 찾아 보자.
 

흑사병이 휩쓸고 간 중세 유럽.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직 몇몇 생존자들이 남은 상황에서 인류는 번영의 꿈을 꾼다. 유저는 이들을 관리하는 일종의 지휘관으로서 생존자들을 운영해 문명을 다시 일궈 내야 한다. 생존게임 틀을 갖춘 게임 특성상 초반에는 아무 것도 없다. 반대로 말하면 무엇이든 해볼 수 있다. 맨 몸뚱아리로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지만 일단 자원을 채집하고 만들다 보면 점차 길이 열린다.
극 초반에는 일단 생존을 위한 틀을 잡아야 한다. 인간의 3대요소인, 의,식,주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여기에 생존자들이 우울하지 않도록 오락(문화 등)을 챙겨줘야 하는 점도 핵심.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농사법을 연구하는 과정을 목표로 전개하기를 추천한다. 밭을 일구고 식량을 확보하다 보면 이제 죽음의 그림자 보다는 희망이 보인다.
 

생존자들을 규합해 성을 건설하자
▲ 생존자들을 규합해 성을 건설하자

생존자를 위한 쉼터
게임은 큰 관점에서 흑사병에서 생존한 사람들을 위한 최후의 보루를 만드는 것이다. 게임 진행 과정에서 새로운 사람들이 합류하고, 이들에게 일거리를 할당하면서 왕국을 건설해 나간다. 이후 과정은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벽을 공고히 하고, 병사들을 육성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뒤따른다. 게임 중반부부터는 가히 건설 시뮬레이션에 육박할 정도로 디테일한 건축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이 때 건축 방식에 따라 적들을 수비하는 방법에 큰 차이를 보이는 관계로 외형보다는 실리성을 추구하는 건축이 훨신 효율적이다. 일례로 건축시 중요한 부분은 ‘시야’. 플레이 과정에서 궁수들을 배치해 적들을 요격하더라도 성 아래에 붙은 적들은 궁수가 쏠 수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성을 직선으로 만들기 보다는 요철이 있도록 만들어 시야를 확보하는 것과 같은 전략들이 기본 구도로 다가온다.
 

장비를 만들고 무장해 습격에 대비하라
▲ 장비를 만들고 무장해 습격에 대비하라

내부의 적 조심해야
안으로는 내정을 공고히 하고 밖으로는 강철 성벽을 쌓더라도 문제는 산재해 있다. 게임상에서는 쉽게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이 속속들이 등장한다. 이른바 ‘종교’가 발생해 엉뚱한 ‘광신자’들이 나오기도 하고, 잘 못 보관된 식량은 썩어 문드러진다. 겨울에는 동물들이 나오지 않아 식량 수급이 어렵고, 막바지에는 인육을 씹어야하는 끔찍한 상황마저 온다. 방어를 위해 돌로 맵을 도배했다가 ‘단열’로 인해 여름에 고생한다거나, 땅을 잘못 파다가 길이 끊기는 것과 같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까지. 복잡 다양한 상황들이 게임상에서 수시로 발생한다. 그렇다보니 게임은 돌발 변수를 찾고 하나씩 고쳐 나가면서 즐기게 된다. 하나씩 깨달을수록 ‘재시작’ 버튼을 누르고 싶은 점이 단점.
 

습격하는 적들을 상대로 맞서 싸워야 한다
▲ 습격하는 적들을 상대로 맞서 싸워야 한다

난이도 낮은 생존게임 콘텐츠 분량 아쉬워
게임은 약 20시간에서 30시간 동안 플레이 하다 보면 감이 오기 시작한다. 게임 속 시간으로 약 2년 정도 방어를 하다 보면 웬만한 변수들은 모두 파악이 가능하며, 이를 대비하는 요소들도 충분하다. 스킬 트리를 조금씩 찍고 테크 트리를 올리고 나면 딱히 할 일이 없는 상황에 봉착한다. 특히 외세의 위협도 비교적 고착화된 경향이 있다. 등장하는 적들은 늑대 무리와 일부 적들로 설계돼 있어 성벽을 2중으로 쌓고 해치를 파고 나면 그 다음에는 뚫일 일이 거의 없는 상황이 온다. 인디게임으로서 콘텐츠 한계를 쉽게 드러내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용도에 맞게 신중한 건설이 필수
▲ 용도에 맞는 신중한 건설이 필수

유저 및 개발자 협업 신규 콘텐츠 개발 돌입
반면 이를 확인한 유저들은 게임 모드를 개발, 새로운 콘텐츠들로 이 게임을 업그레이드 해 나가는 과정을 밟는다. 더 강력한 적들과, 새로운 아이템, 캐릭터 등을 개발중이다. 개발자 역시 로드맵을 공개, 연내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성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서바이벌 장르는 초기 콘셉트를 인정 받은 뒤 꾸준한 개발을 통해 이른바 ‘갓게임’자리에 오르는 상황이 흔한 상황이다. 소위 ‘바닐라 버전’이 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이 장르에서 또 하나 주목할만한 작품이 생긴 것은 틀림 없어 보인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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