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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혁신 속 안정 택한 기대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06.30 13:22
  • 수정 2021.06.3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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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의 상반기 기대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이 6월 29일 정식 출시됐다. 시장의 혁신을 이끌었던 베테랑 개발진들이 의기투합해 승부수를 뒀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것.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해 보니 퀄리티만큼은 국내 모바일게임 중 최상이라 평가할 만하다. 언리얼 엔진4와 모션 캡처, 3D 스캔 등의 기술을 앞세워 독특하고 몰입도 높은 액션과 사실감 넘치는 세계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디테일 측면에서도 암벽 등반이나 낙하, 수영 등 이동-사냥의 단순한 패턴을 넘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엿보인다.
다만 게임의 핵심 구조 자체는 안정적인 방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콘솔 게임급 비주얼을 표방했던 만큼 게임성 역시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이번 게임에서 얻은 기술적 성취를 바탕으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서길 기대해본다.
 

제공=카카오게임즈
제공=카카오게임즈

‘오딘’의 어필 포인트는 뭐니뭐니해도 기술이었다. ‘블레이드’ 성공신화를 이끈 김재영 대표를 필두로 ‘삼국블레이드’ 이한순 PD, ‘마비노기 영웅전’ 김 범 AD 등 업계 베테랑들이 뭉친 만큼, 극한의 퀄리티를 추구하겠다고 일찍부터 선언했던 것이다.

혁신적인 비주얼
이러한 선언은 실제로 지켜졌다. ‘오딘’의 퀄리티는 국내 최정상급이라고 평가된다. 그간 모바일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그래픽 퀄리티를 통해 다소 어두운 세계관을 잘 표현했다. 잔혹함을 더하는 기괴한 몬스터들의 비주얼과 호쾌한 액션 등 주요 개발진의 장기가 확연히 살아있다.
특히 거대 몬스터들이 주는 위압감은 다른 모바일게임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다. 맨 처음 약한 동물들을 사냥하러 필드에 나섰을 때 양떼들 너머로 보이는 거대한 매머드와 고블린 사이에 껴있는 트롤은 ‘잘못 건드리면 큰일 나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위협적인 아우라를 풍겼다.
 

메인 퀘스트 도중 만나게 되는 거인 역시 기괴한 첫 인상과 더불어 캐릭터와의 크기 차이가 극명하게 묘사되며 위압감을 선사했다.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소 우중충한 편이다. 이는 ‘리니지2M’의 첫 인상과도 비슷한데, 다른 게임들처럼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고 사실적이면서도, 타격감 등 챙길 부분들은 전부 챙겼다는 점에서 찬사를 불러일으킨다. 캐릭터의 액션 역시 화려함보다는 잔혹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타격 시 피가 튀는 이펙트나 몬스터의 신체가 훼손되는 부분 등이 적나라하게 표현됐다.

매력적인 세계
게임의 전체적인 콘셉트 역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여의도 면적보다 넓은 광활한 필드 곳곳에는 식물이나 광석 등 채집 요소들이 있으며, 보물상자 등도 숨겨져 있어 이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한 정해진 길만 열심히 갔었던 기존 게임들과 달리 필드 내의 암벽이나 호수 등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실제로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물에 빠진 장난감을 건지러 호수에 들어가 헤엄을 치기도 하고, 특정 지점으로 이동하기 위해 암벽 등반도 하고, 심지어는 높은 곳에서 낙하해 비행 탈것을 타고 이동하는 등의 모션도 존재한다.
 

게임 출시에 앞서 진행된 버추얼 쇼케이스에서 이한순 PD는 “단순 자동사냥과 레벨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오픈월드 콘솔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개발 과정에서 오픈월드 콘솔 게임들을 참고한 듯한 흔적이 보인다. 

잘 만들어서 더 아쉽다
‘오딘’을 ‘찍먹’해본 결과 게임 자체는 제법 잘 만들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고퀄리티로 구현된 심리스 오픈월드 등 기술적인 부분도 잘 해결했고, 잔혹할 정도로 생동감 넘치는 사냥의 손맛과 드넓은 필드를 누비는 모험의 재미 등 기본기 자체는 잘 갖춰져 있다.
다만 실제 게임 상에서 이같은 즐길거리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오딘’의 전체적인 구조는 ‘리니지’류 게임들과 흡사한데, 때문에 콘텐츠 자체가 빠른 레벨업과 보스 레이드, PvP 정도로 단순화됐다. 또한 자동전투 중심이다 보니 필드를 오가며 직접 할 수 있는 다양한 부분들이 대체로 생략되는 면이 있다. 물론 이러한 패턴이 MMORPG의 클리셰 같은 것이기는 하지만, 안정성을 추구하다 보니 좋은 요소들을 너무 쉽게 소비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개발진의 노고와 성취를 생각하면,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킬 만하다는 생각이다. 북유럽 신화 기반의 세계관은 잘 활용한다면 싱글 플레이 게임처럼 만들기에도 좋고, 이용자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기술적 성취 역시 증명됐다. ‘오딘’을 시작으로 혁신을 향한 도전을 계속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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