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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거위 배가른 테이크 투, 모드 개발자들에 족쇄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7.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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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A’판권사 테이크 투가 모드 개발자들에게 치명적인 정책을 발표해 파장이 일고 있다. 전문 모더들이 일제히 서비스를 중지하는 가운데, 게임 만큼이나 유명한 모드들도 서비스 중지 리스트에 포함돼 제작사와 모더, 유저들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점점 비난 수위가 올라가는 가운데 판권사의 반성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반면 판권사는 이 같은 목소리에 침묵하고 있어 한동안 대립이 계속될 전망이다. 

사건 전말은 이러하다. 테이크투는 지난 7월 17일 유명 모드 전시 사이트 운영팀에게 ‘GTA5’모드를 내릴 것을 요청했다. 요청 사유는 내부 정책 변화다. 변화된 내부 정책에 따르면 모더들은 ‘타I·P를 활용한 콘텐츠 개발’, ‘스토리’, ‘임무’, ‘지도’를 만들 수 없다. 사실상 이미지를 변형하는 수준으로 개발하는 모드만 허용하는 것으로 풀이 된다. 

이 같은 정책으로 인해 이미 다수 모드들이 서비스를 중지했다. GTA3을 GTA5버전으로 리머스터링한 콘텐츠나, 기존 시리즈 맵을 모두 연결하는 지하도시 프로젝트 등 게임 콘텐츠를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게임들 다수가 제거 대상이 됐다. PC버전 GTA를 즐기는 유저 중 다수가 설치하는 모드들이 제거 대상이 된 점이 주목할만하다. 

상황이 이쯤되자 모드 개발자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 선다. 사실상 창작의 자유를 해하는 발표로 우려를 표한다. 자신들의 트위터와 모드 사이트, GTA 커뮤니티 등을 통해 억을함을 호소한다.

유저들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다. GTA포럼 한 유져는 “우리가 GTA5를 수천 시간 동안 플레이할 수 있는 이유는 특별한 모드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며 ‘모더’들에게 자유를 달라는 요청을 해 공감을 샀다. 

일각에서는 판권사가 ‘GTA 온라인’에서 수익을 거두기 위해 싱글 플레이 모드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유저는 ‘GTA 온라인’이 현재 대규모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기에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싱글 플레이 모드를 규제하게 되면 콘텐츠가 부족하고, 콘텐츠가 부족하면 유저들이 새로운 콘텐츠를 찾아 나서게 된다는 해석이다. 곧 ‘GTA 온라인’으로 옮겨가게 될 것이며, 이 곳에서 돈을 쓰는 그림을 판권사가 그린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드 개발자들과 유저들의 의견은 반영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테이크투가 ‘GTA’시리즈 판권을 모두 소유 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2차 창작물의 판권은 테이크투와 반드시 협의를 거쳐야 한다. 사실상 기업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대목으로 법적 권한은 모두 테이크 투가 갖는다. 

모드 개발자들은 지난 십수년 동안 모드를 개발하면서 유저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게임 콘텐츠가 더 늘어났으며 이 것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통설이다. 또, 유저들이 콘솔게임 버전 보다 PC게임 버전 구매를 선호하는 이유로 ‘모드’를 꼽는 다는 점도 이미 업계에서는 정설로 여겨진다. 유저들도 모더들의 편에 선다. 어쩌면 그간 즐겨온 모드를 개발해준 이들의 편에 서는 것은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닐까.반면, 모드를 내린 개발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테이크 투 대처는 납득키 어렵다. 이들은 단 한마디 말도 없이 모드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모드 삭제’를 요청했다. 만약 중요한 사유가 있었다면 그간 프렌차이즈를 도와준 모드 개발자들과 충분한 협의를 진행하거나 이해와 납득을 시켜야 하는 것이 순리이지 않을까.

토사구팽.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는다고 했다. 희생한 사냥개를 반드시 삶아야만 했을까. 사랑스런 한마디 말로도 행복해하고, 기꺼이 다음 사냥에 함께 동행해줄 파트너를 버리는 행동은 그리 현명해 보이지 않는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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