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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에 ‘헉’, 흔들린 중국 게임 증시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08.0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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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일은 중국 게임 업계에 축제가 됐을 날이어야 했다. 차이나조이2021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고 온갖 신작들이 나타났다. 중국내외신들이 게임 소식을 타전하고 대작 게임에 관심을 보인다. 대형 개발사들은 일제히 자사 비전을 발표했고, 그 결과물을 거뒀어야 할 날이다. 그런데 축제 분위기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오직 공포만이 지배하는 8월 3일이 됐다. 

8월 3일 증시에 상장한 중국 게임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 했다. 텐센트, 넷이지, 퍼펙트월드 등과 같은 대형 기업들의 주가가 장중 10%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말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인터넷 플랫폼 규제를 검토하면서 텐센트를 압박했던 당시에나 볼 수 있었던 하락세다. 

불과 8개월만에 악몽은 반복됐다. 이번엔 중국 신화통신 산하 경제정보일보에서 게임을 '전자 마약'으로 비판함과 동시에 규제를 촉구하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후폭풍이 왔다. 중국 정부가 핀테크를 비롯 IT기업들을 압박하는 가운데, 게임이 또 한번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한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인민 일보가 사교육 분야를 다루면서 해당 분야가 급락했고, 핀테크 기업들이 철퇴를 맞는 등 수 차례 같은 그림이 반복되는 추세다. 

황당한 것은 그 다음 행보다. 경제정보일보는 발간한 신문의 세부 기사를 삭제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더 이상 기사를 볼 수 없게 됐다. 직후 각 기업 주가는 회복세에 돌아서면서 텐센트 주가는 3% 회복 됐고, 퍼팩트월드 주가는 5%, 넷이즈 주가는 3% 회복한 상황에서 3일 주식 장이 마감됐다. 

취재 과정에서 통화한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연례 행사'라 표현한다. 중국발 기업들이 자주 겪는 문제라는 이야기다. 한 애널리스트는 오히려 이 신호가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수도 있다고 해석한다. 이를 '구매 신호'로 해석하는 셈이다. 반면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소액주주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소위 패닉 상태에서 이도 저도 못한다는 의견들이 다수다. 그들만의 용어로 '개미 털기'로 해석하는 이들도 나온다. 

중국은 최근 게임 인구가 5억 5천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코로나19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는 수단으로서 각광을 받는다. 5억 5천명의 의사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그저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하루아침에 마약이 됐다가, 그 다음날에는 차세대 산업이 된다. 어디서 많이 본 장면 같아 더 씁쓸할 따름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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