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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게임 중심 콘솔 '스팀 덱', 콘솔 시장 미칠 영향은…

휴대형 콘솔게임기 경쟁, 닌텐도 추월 어려워 … 소니, MS 움직임 변화, 플랫폼 시너지 노려야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1.08.1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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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04호 기사]

글로벌 콘솔 시장은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닌텐도 세 회사 중심의 구도를 오랜 기간 유지해오고 있다. 차세대 콘솔 출시 및 콘솔게임 시장 확대로 해당 구도가 더욱 견고해지고 있는 최근, 이들 시장에 변화를 가져가고자 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글로벌 PC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보유한 게임사 밸브가 신규 콘솔게임기 ‘스팀 덱’의 출시를 발표한 것.
‘스팀 덱’은 각 이용자들이 스팀 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PC게임들을 휴대형 콘솔게임기에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된 기기다. 막대한 이용자층을 무기로 콘솔게임기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는 ‘스팀 덱’, 이들의 강점만을 바라본다면 분명 기존 시장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소니, MS, 닌텐도는 최근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등 다양한 각도에서 고도화된 시장 전략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스팀 덱’의 시장 점유가 손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팀 덱’은 지난 7월 첫 발표 당시 예약구매를 시작한 국가에서 순식간에 매진 소식이 전해질 만큼 뜨거운 기세를 자랑하고 있다. 글로벌 콘솔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스팀 덱’, 이들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기에 앞서, ‘스팀 덱’의 성능과 경쟁자, 그리고 이들 등장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분석해봤다.
 

PC게임 중심 ‘스팀 덱’, 닌텐도 경쟁자 될까
‘스팀 덱’은 분명 글로벌 콘솔 시장을 노리고 출시하는 밸브의 신규 콘솔게임기지만, 그 세일즈 포인트로 활약할 게임들은 PC게임으로 구성됐다는 특이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렇기에 해당 기기의 콘솔게임기로서의 장, 단점을 분석함에 있어,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기존 콘솔게임기들과는 사뭇 다른 측면에서의 접근을 요구하는 기기다.
‘스팀 덱’의 하드웨어는 7인치 터치스크린, 화면 양 측면에 배치한 컨트롤러, 기울기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자이로 센서 등을 탑재하고 있으며, APU(Accelerated Processing Unit, CPU와 GPU를 통합한 프로세서)는 AMD와 협력해 제작한 커스텀 APU를 탑재했다. 밸브 측의 설명에 따르면, 발표 당시(2021년 7월) 기준으로 스팀 내에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을 ‘스팀 덱’에서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닌텐도 IR

하드웨어 스펙을 통해 떠올릴 수 있는 경쟁자는 바로 닌텐도의 히트상품 ‘닌텐도 스위치’다. 휴대형 콘솔게임기라는 측면에서 시장의 비교와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직접적인 라이벌 구도 형성 가능성은 다소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닌텐도의 인기는 단순히 휴대형 콘솔 측면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 ‘포켓몬스터’ 등 닌텐도에서만 즐길 수 있는 막강한 독점 I·P들의 힘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닌텐도가 최근 갱신한 자사 타이틀 판매량 수치에 따르면, ‘마리오 카트8 디럭스’, ‘모여봐요 동물의 숲’,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얼티밋’ 등 상위 3개 타이틀 판매량 합산만으로도 약 9,500만 장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자랑하고 있다.
이처럼 천문학적인 수치의 타이틀 판매량을 자랑하는 닌텐도인 만큼, ‘스팀 덱’의 전략은 닌텐도를 넘어서는 휴대형 콘솔 매력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자사가 보유한 스팀 이용자 층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게될 전망이다. 기기 판매에 따른 소프트웨어 수익을 늘리는 것이 아닌, 기기 자체 보급량 확대를 노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소니·MS 상대, 경쟁 아닌 시너지 노려야
‘스팀 덱’의 콘솔 시장 진입은 소니와 MS에도 영향을 일부 미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스팀 덱’과 기존 거치형 콘솔게임기 시장은 전혀 연관이 없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하지만, 최근 두 회사의 변화를 살펴보자면 ‘스팀 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소니의 경우 지난해부터 자사 플레이스테이션(PS) 독점 게임들의 PC 버전 출시에 긍정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호라이즌 제로 던’, ‘데이즈 곤’ 등 인기 PS 독점작들이 이미 스팀을 통해 PC 버전을 출시했고, 소니는 더욱 많은 PS게임들을 스팀에 출시할 계획임을 뚜렷하게 밝혔다. 이들의 움직임이 가속화될수록, ‘스팀 덱’이 받을 수 있는 반사 이익 역시 함께 커질 전망이다. 특히, PS 독점 게임들은 모두 패드 콘트롤에 특화돼 있는 게임이라는 점 역시 ‘스팀 덱’의 인기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사진=스팀

MS가 Xbox가 ‘스팀 덱’의 미칠 영향은 클라우드 게임 사업 확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MS는 최근 자사의 게임사업 주력 상품으로 ‘Xbox 게임패스’ 멤버십을 꾸준히 내세우고 있으며, 이들 상품의 가장 큰 강점은 PC, 모바일, 콘솔 등으로 플랫폼을 확대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스팀 덱’이 내세우는 강점 중 하나는 바로 ‘유연성’이다. 밸브는 ‘스팀 덱’에 대해 스팀 외에는 아무것도 사용할 수 없는 기기가 아닌, 여타 게임 스토어, 브라우저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라고 소개하고 있다. 현재 Xbox 게임패스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게임은 PC 웹 브라우저를 통해서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Xbox가 자사 클라우드 게임을 휴대형 콘솔로 즐길 수 있는 특화 기기를 내놓지 않는 이상, ‘스팀 덱’이 이들에 안성맞춤인 기기로 떠오를 가능성도 충분한 상황이다.
한편, ‘스팀 덱’은 오는 12월 일부 국가를 통해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PC게임 전문 플랫폼이 그리는 콘솔 시장 진입, 이들의 성공 여부는 여타 플랫폼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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