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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난과 프로그래머 교육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09.0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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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업계의 화두 중 하나는 ‘인력난’이다. 특히 중소 개발사들을 중심으로 개발자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들려온다. 올 초 개발자 연봉인상 열풍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이미 몇년 전부터 진행되고 있던 부분이기도 하다. 게임・IT뿐만 아니라 제조업 등 전체 산업군에서 프로그래머들을 필요로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다만 사람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원하는 이들은 많지만, 정작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뜻이다. 실제로 구인난이 심하다고 호소하는 기업 대다수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으로, 최근 만난 한 중소 업체 대표자도 같은 내용을 이야기했다.

사실 프로그래밍 교육은 비단 대학교 관련학과에서만 이뤄지고 있진 않다. 민간 혹은 공인 기관에서 이뤄지는 직업교육도 있고, 각종 학원 등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는 곳은 많다. 이를 통해 기업 취직에 성공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게임・IT업계를 비롯한 주요 실무 현장에서는 전공자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앞서 언급했던 업체 대표자는 교육의 문제를 토로했다. 짧은 시간에 교육을 마치고 취업 현장에 배출해야 하다보니 원리와 같은 부분에 대해선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자신이 들어온 기업에서 어떤 제품을 개발하고 있고, 어떤 연유로 이러한 부분을 개발해야 하는지 등을 인지하며 일을 해야 하지만, 그런 부분들은 아예 모르고 그저 코딩만 하고 있기 때문에 믿고 일을 맡기기가 어렵다”며 “맡겨진 일을 제대로 해줄 개발자가 필요한 것이지 고학력자가 필요한 것은 아닌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공자를 더 선호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전에 만났던 한 전문가는 기자에게 국내 프로그래머 교육은 상당히 특이한 구조로, 실무에서 사용하는 지식만 전수할 뿐 그 기반을 이루는 기본 지식은 가르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무에 필요한 기술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기반지식 없이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교육기관들이 트렌드에 맞춰 인재를 양성하지만, 트렌드는 언제나 변한다. 기초지식 없이 기술만 배운 인력들은 유연성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기에 도태될 수밖에 없으며, 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수급할 수 없어져 개인과 기업 모두 불행해진다”고 말했다. 개발자들의 몸값이 점점 높아질수록, 이러한 지적이 더욱 뼈아픈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아 씁쓸함을 자아낸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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