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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박스게이밍 정인모 CSO “국내 e스포츠 산업 혁신할 게임체인저 ‘자신’”

MCN 통한 자체 브랜드 육성, 온·오프라인 확장으로 도약 준비 완료

  • 박준수 기자 mill@khplus.kr
  • 입력 2021.09.13 11:31
  • 수정 2021.09.1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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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06호 기사]

지난 7월 LCK 참가팀 리브 샌드박스를 운영하는 샌드박스게이밍이 부산시와 지역연고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일환으로 샌드박스게이밍의 본사가 부산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같은 결단의 배경에는 샌드박스게이밍 정인모 최고전략책임자(이하 CSO)가 있었다.
정 CSO는 국내 e스포츠 산업의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여전히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른바 산업 자체를 혁신할만한 ‘게임체인저’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그는 e스포츠의 경우 팀을 지지하는 고정 팬덤이 얇고, I·P가 종목사에 속하기 때문에 게임단 입장에서 운신의 폭이 좁다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 CSO는 지역연고제를 통해 탄탄한 팬덤을 구축하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오리지널 자체 I·P를 제작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으로 해외 e스포츠 기업들은 스트리머와 MCN을 통해 고유 브랜드 확립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모회사 샌드박스네트워크가 전문 MCN인 만큼 누구보다 이를 잘할 수 있는 것이 샌드박스게이밍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 CSO는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신사업을 통해 자사의 전략적 확장을 준비 중이다. 먼저 다양한 온라인 채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를 진행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지역 게이머들을 위한 게이밍 클럽을 만들어 e스포츠 기업으로서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최고의 명문 게임단을 만들기 위해 전진하고 있는 그를 만나 샌드박스게이밍의 전략과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샌드박스게이밍 정인모 CSO(사진=경향게임스)

최연성 선수의 오랜 팬으로 이전부터 e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다는 정인모 CSO는 교육 스타트업 대표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개발한 모바일 알림장 ‘아이엠스쿨’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학부모들이 사용하는 앱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NHN에 인수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험한 기업 성장의 이해도가 지금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여전히 혁신 필요한 국내 시장
많은 이들이 떠오르는 산업으로 e스포츠를 주목하고 있지만, 정인모 CSO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성장이 빠른 편은 맞지만, 현재 e스포츠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e스포츠의 미래가 긍정적이라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배달의 민족’ 같은 스타트업이 특정 산업의 트렌드를 완전히 변화시킨 사례와 비교해볼 때 국내 e스포츠 산업에 ‘게임체인저’라고 할만한 것은 없었다고 봅니다. 저는 e스포츠 산업 자체를 혁신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업계로 왔습니다.”
 

실제로 정 CSO는 e스포츠 업계로 들어와 다양한 실무를 경험하면서 e스포츠 기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이유를 깨달았다고 밝혔다. 먼저 그는 e스포츠가 전통 스포츠 대비 고정 팬덤이 얇다는 약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e스포츠 역시 전통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팬덤을 통해 비즈니스를 전개해야 하는데 e스포츠 팬들은 팀보다는 선수 개인이나 성적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어 정 CSO는 e스포츠의 핵심 I·P는 종목사에 속해 있어 기업의 입장에서 활용폭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스포츠 기업은 축구나 야구와 달리 종목사의 I·P를 그들의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활용해야 합니다. 오해가 있을까 봐 첨언하자면 이것이 부당하다거나 나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이 기업에 있어 오리지널 I·P를 활용하는 것에 비해 과감하고 적극적인 시도를 어렵게 한다는 측면은 존재합니다.”

해법은 자체 브랜드 파워 구축
정 CSO는 이러한 한계 때문에 기존 틀을 깨야만 e스포츠 기업이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메이저 게임단으로는 국내 최초로 지역연고제를 도입한 것도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팬덤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현재 국내 e스포츠 팬덤은 일부 명문 팀을 제외하고는 인기 있는 선수나 성적에 따라 응원하는 팀을 바꾸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팀을 변함없이 지원해주는 팬덤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이라는 상수를 도입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지역연고제는 전통 스포츠에서 이미 효과를 입증한 바 있습니다.”
 

▲ LCK 게임단 최초로 부산시와 연고 계약을 체결한 샌드박스게이밍(제공=샌드박스게이밍)

이와 함께 그는 게임단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오리지널 I·P의 창출이 향후 e스포츠 산업에서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트리머와 MCN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를 활용해 자체 브랜드를 확립하고,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는 팀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해외 게임단 중에서는 100 Thieves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해당 게임단 소유주인 ‘네이드샷’ 매튜 헤이그는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스트리밍을 통해 거대한 영향력을 쌓고 100 Thieves를 차렸습니다. 이제는 게임단이 하나의 성공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아 패션·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정 CSO는 이 지점에서 샌드박스게이밍이 남다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회사인 샌드박스네트워크가 전문 MCN인 만큼, 스트리머의 영입·육성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노하우는 어떤 게임단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그는 모회사의 창립자이자 유명 스트리머인 ‘도티’의 사례를 들며, 성공적인 브랜드 창출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e스포츠 MCN 육성에 적극 나설 것이라 전했다.
 
다양한 신사업 행보에 ‘주목’
결과적으로 정 CSO는 내부적으로 샌드박스게이밍의 정체성을 ‘e스포츠에 특화된 콘텐츠 기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e스포츠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외부에서 끊임없이 부가가치를 만들고 산업 자체를 혁신할 수 있는 존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하나의 게임단을 이루고 있지만 투트랙 전략을 통해 리브 샌드박스는 게임단으로서 성적에 집중하고, 샌드박스게이밍은 브랜드 및 부가가치 창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 CSO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초로 국내 영향력 확대를 위한 여러 가지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다양한 게임 및 e스포츠 관련 온라인 채널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게이머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미디어·MCN·커뮤니티를 가리지 않고 자사의 볼륨을 키우기 위한 행보에 나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지역 게이머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정 CSO는 연고지인 부산 외에도 3년 후 완공 예정으로 신논현역에 270평 규모의 게이밍 클럽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해당 클럽은 단순히 게임을 하는 공간을 넘어 자사 스트리머나 프로게이머와 소통하거나, 일반 게이머를 대상으로 하는 취미형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전망이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게이밍 클럽을 주요 거점 지역에 10개 이상 만들어 샌드박스게이밍의 오프라인 커뮤니티 허브로 기능하게 만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결국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세계 최고의 명문 게임단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리그 참여 외에도 끝없는 혁신을 통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은 길이 되겠지만, 저희 팬분들이 나중에 돌아보았을 때 세계 최고가 되는 과정을 함께 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프로필
● 2009년 ~ 2017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디자인·경영과학 학사
● 2010년 미담장학회 이사
● 2011년 아이엠컴퍼니 대표
● 2021년 ~ 現 샌드박스게이밍 CSO(최고전략책임자)

 

[경향게임스=박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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