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기까지 … ‘프로젝트 이브’의 3년

  • 박건영 기자 gun424@khplus.kr
  • 입력 2021.09.16 18:16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는 각 게임사들이 전달하는 AAA급 게임 개발 소식으로 떠들썩하다.
그 가운데 최근 가장 뜨거운 게임을 꼽자면 시프트업의 ‘프로젝트 이브’가 단연 최우선 순위일 것이다. 펄어비스의 ‘도깨비’가 게임스컴을 통해 놀라움을 안겼다면, 직후 ‘프로젝트 이브’는 소니가 진행하는 PS 쇼케이스를 통해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매력을 과시했다. 공식 트레일러 공개 직후 국내는 물론, 해외 업계에서도 게임을 향한 긍정적인 반응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사실 ‘프로젝트 이브’는 첫 발표 당시부터 최근과 같은 기대감을 모았던 게임은 아니다. 우려 섞인 ‘물음표’가 더 많았던 것이 2019년 최초 발표 당시의 분위기였다. 그런 ‘프로젝트 이브’가 어떻게 지금의 ‘느낌표’를 자아낼 수 있었을까. 국산게임의 희망 중 하나로 떠오른 ‘프로젝트 이브’의 지난 2019년부터의 여정을 되짚어봤다.
 

▲ '프로젝트 이브'(사진=시프트업)

2019년, 물음표 던진 시프트업의 도전
‘프로젝트 이브’의 첫 공개 시점은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 4월 4일, 시프트업은 ‘크랭크인 쇼케이스’를 개최, ‘프로젝트 이브’와 ‘프로젝트 니케’를 정식으로 공개했다. 시프트업의 김형태 대표는 “싱글 플레이 중심의 액션게임이다. 멀티 기반에서 보여주기 힘든 강렬한 19금 액션을 선보이겠다”며 ‘프로젝트 이브’를 첫 소개했다.
당시 함께 공개된 티저 트레일러는 주인공 캐릭터와 작중 배경, 크리처의 일부 등을 표현하는 데 그쳤다. 당시에도 싱글 플레이 기반 게임이라는 점, AAA급 퀄리티 그래픽을 준비 중이라는 점으로 많은 이들이 기대감을 모았다.
 

▲ 첫 공개 당시 '프로젝트 이브'는 최근 버전의 모습과 사뭇 다른 비주얼을 보였다

반면, 여성 주인공 캐릭터의 디자인, 관련 게임 개발 경험 부족 등을 지적하며 혹평을 전달하는 이들 또한 많았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에 인형과 같은 캐릭터 디자인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부터, 어색한 모델링 퀄리티를 꼬집은 의견 또한 존재했으며, ‘데스티니 차일드’를 필두로 모바일게임만을 개발 및 서비스하던 개발사의 도전에 물음표를 던지는 이들도 다수였다.
 

▲ 시프트업은 사내 독립 스튜디오를 꾸리며 AAA급 게임 개발에 집중했다

당시 ‘프로젝트 이브’는 사내에 신설한 독립 스튜디오 ‘세컨드 이브 스튜디오’를 통해 개발이 진행 중이던 신작이었다. 160여 대의 각종 카메라를 활용한 고밀도 3D 스캔 시스템, 100여 명이 넘는 개발진 등을 갖춘 대규모 프로젝트였지만, 시장의 물음표는 피해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후 게임에 대한 관심도는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개발진이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동안, 업계는 다시 고요한 분위기를 유지하던 상황이었다.
 

▲ 초기 주인공의 비주얼은 다소 어색한 모델링을 지적받기도 했다

2020년, 지각변동을 예고하다
그렇게 많은 이들의 관심 밖으로 자리하는 듯했던 ‘프로젝트 이브’는, 2020년 11월 다시 한번 시장의 이목을 단숨에 끌어당겼다. 2020년 11월 26일 공개한 ‘프로젝트 이브 배틀 리포트’ 영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분 40여 초 남짓으로 구성된 해당 영상에는 주인공 이브가 대형 크리처와 전투를 펼치는 모습이 담겼다. 최근 PS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인게임 플레이의 초석이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 '프로젝트 이브'의 전투 영상은 본격적으로 게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영상은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퀄리티의 그래픽과 완성도 높은 크리처 디자인, ‘프로젝트 이브’가 추구하는 전투의 방향성 등을 담아 표현했다. 특히, 그로테스크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크리처의 경우, 디자인에 대한 호평은 물론, 해당 디자인을 200% 활용한 움직임으로 게이머들의 찬사를 끌어냈다.
다만, 당시까지도 시장의 물음표는 잔존했다. 2019년 첫 공개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호평과 기대감으로 떠들썩해진 분위기였지만, 일부 지적이 여전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액션 가운데 찰랑거리는 주인공의 꽁지머리가 신체를 자유자재로 뚫고 다니는 모습은, AAA급 게임을 주로 플레이하는 코어 게이머들의 예리한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외에도, 미소녀 캐릭터와 기괴한 크리쳐의 분위기는 여전히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 역시 동일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 당시에도 완성도 높은 크리처의 비주얼이 가장 높은 주목도를 이끌었다

이처럼 일부 물음표가 여전히 남아있던 2020년의 분위기였지만, 당시 전투 영상 공개를 통해 ‘프로젝트 이브’는 뚜렷하게 자신들의 이름을 각인시키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이브’를 기대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시점도 2020년 11월 이후부터다.
 

▲ 2021년 게임은 그간 준비해왔던 것들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2021년, 도약 준비하는 ‘이브’의 첫 날개짓
그리고 다시 시간이 지나 2021년 9월, 드디어 ‘프로젝트 이브’와 개발진은 자신들의 본 모습을 보였다. 스토리, 세계관, 인게임 등 게임의 첫인상을 이용자들에게 아로새기는 첫 번째 공식 트레일러를 공개한 것이다. 무대 역시 남달랐다. 소니가 진행한 올해 가장 큰 쇼케이스인 9월 10일 ‘PS 쇼케이스’ 행사가 그 무대였다.
 

▲ 첫 트레일러에서는 게임의 세계관을 일부 소개했다

PS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프로젝트 이브’의 첫 트레일러는 약 4분 분량으로, 게임의 세계관을 일부 소개함과 동시에 각종 인게임 플레이 영상을 소개했다. 해당 트레일러에서는 배경 그래픽, 더욱 그로테스크해지고 다양해진 크리처, 발전된 캐릭터 디자인 완성도 등을 뽐내며 세계 시장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9월 16일을 기준으로 해당 영상의 좋아요/싫어요 수의 차이는 약 44,000 대 1,300의 수준으로, 압도적인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 공개된 영상의 좋아요, 싫어요 수의 압도적인 차이가 눈길을 끈다(사진=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유튜브 채널)

지난 2019년, 2020년 끊임없이 따라왔던 이용자들의 물음표 역시 지워지기 시작했다. 그래픽 부문에서의 완성도와 개발진의 개발력을 의심하는 목소리는 사라졌으며, 캐릭터 디자인을 향한 지적 역시 상당량이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물론, 포스트아포칼립스 세계관·그로테스크한 크리처 디자인과 미소녀 캐릭터의 만남을 어색하다 칭하는 이들은 여전히 남아있으나, 이를 역으로 호평하고, ‘더욱 게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는 해외 반응 역시 매우 많은 상황이다.
 

▲ '프로젝트 이브'는 향후 더욱 많은 이들의 기대감을 모을 전망이다

여전히 ‘프로젝트 이브’가 갈 길은 먼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프로젝트 이브’를 응원하고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국산게임이 AAA급 게임에 도전한다는 이유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이들은 각종 홍보수단을 통해 게임을 포장하는 것이 아닌, 묵묵히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게임을 알렸다. 그 과정을 많은 이들이 지켜봐 왔기에, 개발진이 겪고 있는 시행착오와 도전을 응원하게 만드는 것이다.
‘프로젝트 이브’는 올해 첫 날개짓을 시작했다. 완성도 높은 AAA급 게임을 선보이기 위한 개발진의 도전, 이들의 행보는 향후 더욱 높은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경향게임스=박건영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