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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HG, ‘메탈릭 차일드’로 업그레이드 완료

때리고 피하는 본연 액션 재미, 로그라이트로 해법 제시 … 심도 깊은 시나리오 후속작 암시, 차기작서 ‘대작’ 기대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10.07 16:11
  • 수정 2021.10.0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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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07호 기사]

스튜디오HG는 올해로 6년차를 맞이하는 베테랑 게임 개발사다. 넥슨 출신 개발자이자 모델러, 베테랑 디자이너인 한 대훈 대표가 독립해 인 게임 개발자로 나섰다. 뜻 있는 멤버들이 조금씩 도움을 주면서 게임성이 확장돼 지금의 단계에 이르렀다. 한대훈 대표가 가진 능력은 소위 ‘팔릴만한’ 그래픽 퀄리티를 만들어내는 장인으로서 매 게임이 출시될 때 마다 기대작 반열에 오르면서 관심을 끌었다.
반면 게임이 출시된 직후에는 비교적 빠르게 인기가 식어 들면서 아쉬운 결과를 남긴다. 그래픽과 액션은 훌륭하나 게임의 재미가 부족하단 평가가 공식처럼 뒤따른다. 동시에 1인 게임 개발자로서 한계가 있는 것이 아냐니는 이야기도 이 회사를 지겹도록 따라다니는 이야기 중 하나다.
개발자 한대훈 대표는 장시간 공을 들여 차기 프로젝트를 준비한다. 야심차게 준비한 스토리텔링에 게임 디자인을 더했고, 진작 완성된 게임을 몇 차례 수정하면서 게임성을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 정식 출시 단계에 도달했다. 이번에야 말로 그를 괴롭히던 꼬리표들이 사라질 수 있을까. ‘메탈릭 차일드’를 들여다 봤다.

▲ 주인공 못지 않게 톡톡튀는 메탈릭 차일드를 만나볼 수 있다

‘메탈릭 차일드’는 지난 2018년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을 통해 처음 공개된 작품이다. 당시 모바일게임 프로젝트로 첫 출발해 가볍게 즐기는 액션게임으로서 유저들에게 다가갔다. 그것도 잠시 어느 순간부터 게임에 새로운 스테이지가 추가되고 시나리오가 붙더니 게임이 점차 발전해 나간다. 개발 과정에서 욕심이 생긴 모양이다. 진작에 다 만들어진듯한 프로젝트가 방향성을 틀고 새로운 형태로 질주한다. 로그라이트 개념을 더하고 콘텐츠를 대폭 추가해 ‘메탈릭 차일드’ 프로젝트가 본 궤도에 오른다.

메카닉 결합한 로그라이트 액션게임
정체를 드러낸 ‘메탈릭 차일드’는 SF와 로그라이트 개념을 결합한 액션게임이다. 유저는 주인공 로봇을 원격으로 조작해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함선에서 적들과 공방을 주고 받는다. 이 과정에서 로봇 ‘코어’를 업그레이드 해 새로운 기술을 얻거나 성능을 강화해 나가면서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게임 과정은 단순 명쾌하다. 상대방 공격을 피하고 내 공격을 꽂아 넣으면 난관이 돌파되며 맵 전체를 클리어 하면 보스전이 기다린다. 보스전을 이기면 다음 스테이지로 진출하는 형태다. 과정도 크게 복잡할 것 없다. 너도 한방, 나도 한방식 게임 플레이가 이어지는데 타이밍을 노린 뒤에 기술을 꽂아 넣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코어를 계속해서 수집하고 업그레이드 해 나가다 보면 주어진 문제는 쉽게 풀린다.
 

잡기액션 손맛에 올인
반면 강력한 코어들이 연속해서 등장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소위 ‘사기성 스킬’들이 존재하는데, 일명 ‘잡기 액션’류 콤보가 게임상에서 가장 강력하다. 적 공격을 이리저리 피한 뒤 적이 벽에 붙는 순간이 중요한 포인트다. 이 타이밍에 잡기 액션을 발동, 콤보를 발동하면 짜릿한 손맛과 함께 손쉽게 방을 클리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어 다양한 기믹과 패턴들을 테스트하면서 게임을 즐겨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임상에서는 유저들을 깜짝 놀래킬만한 기믹들이 수 차례 등장하며 해당 연출을 관전하는 것 만으로도 게임은 적잖은 가치를 지닌다.
 

▲ 다양한 파츠를 부착해 메탈릭 차일드를 업그레이드 해보자

무거운 스토리텔링이 주는 반전
게임 그 자체는 가볍게 즐기는 로그라이트지만 게임이 전개될수록 드러나는 이야기들은 정 반대 방향으로 질주한다. 유저가 조작하는 로봇들의 정체와 방금 파괴한 로봇들의 정체들을 하나씩 알게 되고, 그 배후에 숨은 인물들을 찾아 나서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게임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 본연의 정체성에 대한 내용.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의 시각이 다를 수 있고, 게임을 즐기는 ‘아이’의 시각이 다를 수 있다. 그저 귀여운 로봇이 액션을 하는 장면을 구경하고 싶었던 유저일 수도 있고, 국내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응원하는 한사람일수도 있다. 질문은 비슷하나 해답은 다르다. 한발 물러서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스토리텔링이 매력적이다. 엔딩을 본 뒤는 좀 더 쓰라리다. 개발자는 후속편을 예고하는 듯한 연출로 게임을 마무리 짓는다. 심지어 후속편이 더 재미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 스튜디오HG게임의 또 다른 특징, 게임 속 미니게임이 숨어 있다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개발 장인
지금까지 스튜디오 HG가 보여준 게임성은 난해한 스토리텔링과 게임 디자인을 기반으로 소수 정예(?)유저들만 돌파가 가능한 게임성이었다. 발동 걸린 개발자가 만들어낸 최고난이도 미션들은 클리어율이 1%에 지나지 않는다.
전작 중 한 게임은 이지 모드로도 클리어율이 10%에 간신히 도달할 만큼 어려운 게임을 기반으로 한다. 반면 게임을 파고들기 시작하면 새로운 재미들이 드러나며, 게임 곳곳에 숨겨둔 콘텐츠들이 빛을 발하는 구조다. ‘메탈릭 차일드’에서는 대중들을 위한 변화를 꾀한 듯 비교적 쉽게 클리어 가능한 게임 밸런스를 잡아 유저들의 평가도 조금씩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하드 난이도에서는 폭주한 개발자의 취향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다. 다음 작품에서는 좀 더 대중에게 다가가는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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