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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2022년 게임 트렌드, 세대 변화에 주목하라

‘대중화’ 시대 종식, ‘다양화’ 시대 겨냥, 맞춤형 서비스 필요 … 세대별 트렌드 겨냥한 멀티 트랙 전략 필수
중국 RPG ‘길드’, ‘협업’ 등 신시스템 연구로 세대 갈등 봉합 … 소울라이크, 크래프트 등 새로운 장르 주목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10.0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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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07호 기사]

앱애니가 발간한 2021년 상반기 모바일게임 마케팅 트렌드 보고서는 한국 게임시장의 트렌드의 기형적 구조를 지목한다. 다운로드 순위 상위 1,000개 게임 기준으로 전체 유저 중 75%가 Z세대(16세 ~ 24세)성향을 띈다고 분석했다. 실 유저 중 대다수가 ‘로블록스’나 ‘브롤스타즈’, ‘어몽 어스’, ‘쿠키런’, ‘카트라이더’와 같은 게임에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반면 매출은 밀레니얼세대(25세 ~ 44세, 17%)에 치중된 점이 특이점이다.
2021년 상반기 장르별 모바일게임 매출 점유율은 RPG가 53%를 차지한다. 밀레니얼을 위주로한 시장 구조가 현재까지 유지된다. 즉, 시장의 다수를 차지하는 게임 유저들은 결제를 하지 않으며 소수 유저들이 결제를 하면서 시장을 유지하는 구조다.
다년간 유지되던 이 시장이 최근들어 크게 흔들린다. 그간 잠잠하던 Z세대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기형적 게임산업 구조를 정면으로 비난한다. 반감을 갖던 일부 밀레니얼세대들이 이에 동조하면서 산업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2019년 전체 매출 61%에 달하던 RPG점유율은 현재 53%까지 내려왔다. 여기에 중국이 국내 시장 점유율 27%를 차지하면서 시장파이마저 조금씩 뺏기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은 이제 생존을 위한 변화를 촉구 한다.
 

2021년 상반기 게임 시장은 변곡점을 맞이한다. 모바일 MMORPG 출시에 그 동안 주류를 이뤘던 성장형 비즈니스 모델(BM)과 확률형 아이템 뽑기 BM을 조합이 기대 이하 성과를 거두면서 위기감이 고조된다. 다년간 시장을 지탱해오던 불패 공식에 균열이 발생한다. 이로서 특정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는가 하면 신규 게임을 향해 보이콧을 선언하는 목소리들이 줄을 잇는다. 다수가 뭉쳐 해당 비즈니스 모델을 비난하는 가운데 실제로 결제를 하던 유저들에게까지 영향력을 미치면서 전체 시장에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상황이다.
 

▲ 2021년 상반기 장르별 매출 점유율을 보면 RPG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사진=App Annie Intelligence)

본질은 ‘페이 투 윈’ 아닌 ‘페이 투 펀’
다년간 게임 업계가 집착해온 공식은 소위 ‘페이 투 윈(Pay to win)’에 국한돼있다. 승리자는 게임이 재미있을 것이라는 논리를 주로 삼으며, 이에 설득된 유저들이 승자를 향해 도전하는 구조가 핵심 구조다. 다수 유저들이 승리하기 위해 질주하며, 이를 위해 과금을 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Z세대는 이 모델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애초에 재미 포인트가 다르다. 이들 세대 트렌드는 인스턴트형 콘텐츠가 주력 소비 모델이다. 빠르게 승패를 가르고 다음 게임으로 전진하는 형태 게임들이 주력 서비스 모델이다. 그 핵심 트렌드는 바로 ‘공정 경쟁’. 누구나 같은 환경에서 출발해 경쟁하고 결과를 내며, 다시 도전하는 주기를 짧게 가져가는 게임들이 주로 득세한다.
 

▲ ‘폴가이즈’는 모두가 같은 환경에서 출발해 경쟁하고, 결과를 내는 게임의 대표적인 예시다

‘어몽 어스’, ‘폴가이즈’, ‘카트라이더’와 같은 게임들이 나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게임들이 그들의 트렌드를 관통한다. 즉, 짧은 시간 동안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에 투자하는 셈. 이들의 과금은 ‘페이 투 펀(Pay to fun)’에 기반한다. 반면 최근 RPG들은 성장형 요소들을 과금 모델로 삼는다. 이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느린 레벨업, 반복 사냥 등을 중점으로 두면서 핵심 가치를 상실한다.
이로서 그간 쌓아둔 코어 유저층의 이탈과 직결되며, 소수 게이머만 남는 상황으로 회귀하는 그림이다. 모바일 환경에서 발견한 모멘텀을 고스란히 잃어버린 셈이다. 이는 곧 이탈로 직결되는 장벽이 된다. 유저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며 비난으로 직결되는 상황이 오기 시작한다. 반대로 빠른 성장과 간편한 플레이를 모멘텀으로 잡은 중국발 MMORPG ‘기적의 검’, ‘원신’ 과 같은 게임들은 여전히 승승장구한다.
 

▲ 10대 중 22.1%가 친구와 함께 즐기기 위해 게임을 한다고 밝혔다(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2021년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

공동 협업, 성장 시스템 주목
Z세대의 또 다른 트렌드는 ‘협업’문화다. 올해 8월 기준 10대들이 가장 많이 다운로드 받는 어플리케이션은 디스코드(다수의 인원과 함께 할 수 있는 음성 채팅)다. 지난해는 페이스북 메신저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이들은 함께 모여 서로 게임을 즐기며 대화하고 협업하기를 원한다. 지난 2011년 출시된 ‘마인크래프트’세대가 성장한 이후 현재 ‘로블록스’를 즐기는 10대와 20대 초중반 유저들 사이에서 관통하는 트렌드다. 함께 즐기는 콘텐츠가 핵심 문화다. 주변 친구들은 자동으로 추가되며, 그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밑바탕이다.
 

▲ 중국 RPG들은 길드와 클랜, 군단 등을 두고 함께 성장하는 과금모델로 성과를 거뒀다

중국은 이 같은 시스템을 파악해 ‘길드’와 ‘클랜’문화를 중점적으로 삽입한다. 게임에 친구들을 초대한 뒤 이를 기반으로 한 유저가 결제하면 공동 이익을 얻는다. RPG중 전체 20%가 넘는 매출이 이 같은 비즈니스에서 탄생한다. 이른바 4X(탐험, 확장, 개발, 멸살)를 추구하는 전략형 게임 시스템 등에서 매출이 오르는 것도 이 같은 시스템의 발전과 직결된다. 재력이 뒷받침되는 M세대들이 Z세대를 포섭해 함께 성장하며, 영향력을 누리는 시스템을 계승 및 발전시키는 형대로 유저들을 포섭해 왔다. 동시에 해당 세대가 성장해 다시 돈을 쓰는 세대가 되면서 선순환구조를 빚어낸 식이다.
 

▲ 세대를 불문하고 코어 유저들이 나머지 유저들의 매출을 견인하는 구조다

PC게임 새로운 트렌드 영향력 주목해야
글로벌 PC게임 시장은 이 같은 트렌드를 받아들여 빠르게 변화했다. 다수 유저들이 ‘리그 오브 레전드’나 ‘배틀그라운드’와 같이 하드코어 콘트롤을 요구하는 게임에서 근간을 두고 있어 직접 조작하는 게임을 추구하는 문화도 적지 않다. 템포 빠른 액션과, 액션을 하면 보상을 얻는 게임에 친숙하다. 짧게는 5분, 길게는 30분동안 유지되는 집중력을 기반으로 승패를 가리는 형태에는 유저들이 반응한다. 일례로 이른바 ‘소울류’ 트렌드들이 세대를 지배한다. 강력한 보스와 빠른 속도로 공방을 주고 받는 액션 게임 스타일이 베이스다. ‘서바이벌-크래프트’류는 주변을 돌면서 채집을 통해 성장하는 요소들에 집중한다. 제약조건은 죽음. 그저 만들기만 하던 게임에서 긴장감을 더해 발전했다. RPG가 복합장르로서 인기를 끌었다면 이 게임에서 인기를 끄는 세부 요소들을 독립해 하나의 콘텐츠로 개발해 인기를 구가했다. 그리고 다시 부분별 통합이 이뤄지면서 지금의 트렌드를 형성했다.
 

▲ 북구 신화와 오픈월드RPG 크래프팅을 결합해 인기를 끈 ‘발헤임’

이제는 크래프트와 RPG를 결합해 성장하거나, 보스전을 소울류 전투를 치르고 나머지를 RPG로 진행하는 것과 같은 게임성이 인기를 끄는 시대가 왔다. 결국 게임 하나에 너무 많은 것을 담아 큰 성공을 거두려는 노력 보다 코어 재미를 동반해 간결하게 만든 게임들이 오히려 인기를 끄는 추세다. 일례로 최근 넷이즈는 무협 배틀로얄 게임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를 출시해 스팀 동시접속자수 13만 명을 기록중이다. 흔한 무협게임에서 전투 시스템을 분리해 만들어낸 게임이 완성도를 높였다. 이 같은 맥락으로 신규 분리 독립시켜 발굴하는 전략이 Z세대에게 통하면서 만들어낸 결과다.
이처럼 게임사들도 게임 하나에 집중해 퀄리티를 끌어 올리는 전략 보다는 간결한 게임들을 다수 출시하고, 다시 이를 융합하는 전술로 여러 타깃을 동시에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수 게이머들을 만족시킨다면 새로운 캐시 카우 창출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2022년 게임시장 ‘판’이 뒤집힐 수 있다고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리고 이는 위기이자,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기존 성공 방정식에 대한 것은 잠시 접어두고, 확실한 타깃과 그에 맞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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