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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인디게임의 획일화 

  • 김상현 편집국장 aaa@khplus.kr
  • 입력 2021.11.05 17:08
  • 수정 2021.11.0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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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모바일 인디게임 시장을 보면, 출시하는 대부분이 방치형 장르를 선택하고 있다. 특별한 조작 없이도 자동으로 재화를 얻고, 캐릭터 육성이 가능한 방치형게임은 시간이 없는 바쁜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향을 일으키면서 하나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 잡았다. 론칭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바일 MMORPG ‘기적의 검’ 역시, 방치형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소규모 인디게임사들이 ‘방치형게임’에 주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비용대비 효율이 굉장히 높다. 이미 만들어진 틀 안에 그래픽만 잘 만들어서 꾸며 놓는 방식으로 개발 기간은 3개월 내에도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빠른 개발에 이어서 운이 좋아 팬덤까지 형성되면 꾸준한 매출까지도 이어지기 때문에 소규모 개발사 일수록 ‘방치형게임’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사실 인디게임을 정의하는 말들은 많이 있지만, 기자 생각으로는 독립된 자본으로 자신들의 강점을 살려서 개발된 게임이 취지에 맞을 것으로 판단한다. 인디게임을 한다고 해서 돈을 벌지 않겠다는 개발사는 없을 것이다. 기존 게임 개발 트렌드와 틀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색깔을 이용자들에게 어필하면서도 상업적인 성공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어 하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장르가 ‘방치형’으로 통일되면서 아무리 좋은 그래픽과 시스템을 탑재해도 이용자들이 느끼기에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국산 모바일 MMORPG처럼 인디게임들도 똑같이 정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디게임 개발사들도 이 같은 현실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금, 인력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방치형’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레드오션 속에서 ‘혹시라도’라는 기대감을 갖고 출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디게임 개발사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들이 ‘인디게임’을 개발하겠다는 처음을 생각한다면 이런 방식이 과연 맞을지에 대한 고민을 꼭 필요해 보인다. 모바일게임 시장 트렌드를 역행할 수 없다는 사고방식이라면, 차라리 다른 플랫폼을 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최근 몇몇 소규모 개발사들이 ‘닌텐도 스위치’ 콘텐츠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과 비슷한 스펙으로 개발이 용이하고 모바일에서 표한할 수 없었던 부분도 가능하면서 자신만의 색깔 있는 게임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닌텐도 스위치’를 개발하면서 PC버전까지 함께 개발하면서 스팀 등 다양한 멀티플랫폼으로 출시가 가능하다는 장점 또한 존재한다. 

문제는 우리나라 시장규모다. 패키지게임 시장이 좀처럼 파이를 키우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이용자들이 게임은 ‘무료’로 즐기는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결국 글로벌에서 승부를 봐야하는데, 경쟁력이 아직은 부족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인디게임 개발사들의 과감한 도전이 보이고 있어 희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방치형도 대규모 자본과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장르가 됐다. 비용대비 효과를 논의하기도 이제는 힘들다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으로 자신이 시장을 개척할 것인지, 그냥 ‘나 혼자 먹고 살 수 있어’라는 판단으로 계속 방치형에 올인할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할 때이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자신이 인디게임이라는 것을 개발할 때, 첫 마음가짐을 생각한다면 의외로 답은 간단할지 모른다. 

 

[경향게임스=김상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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