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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0주년 특집] 대격변의 시대, 변해야 산다! K-게임 활로는 ‘글로벌’

과도한 BM 등 주요기업 비판 직면 … 신흥 강호 등장으로 경쟁구도 심화 
운영 개선·신사업 ‘정면 돌파’ 선언 … 해외진출·블록체인 통한 시장 개척

  • 변동휘 기자 ngr@khplus.kr
  • 입력 2021.12.13 14:17
  • 수정 2021.12.1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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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11호 기사]

※ 편집자 주. 국내 최초, 최고 타블로이드형 게임전문 주간 신문인 ‘경향게임스’가 지난 2002년 12월 18일 지령 1호 발행 이후 올해 창간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하며 함께 걸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경향게임스> 독자 여러분과 게임업계 종사자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본지에서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지령 809호 ‘지스타 2021’ 특별판 발행을 포함해 총 4회에 걸쳐 <게임, 미래를 말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 혁신(Innovation) ▲ 생존(Survival) ▲ 확장(Expansion) 세가지 키워드를 내세워 특집 기사를 준비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 비대면 문화의 일상화, 격변하는 금융경제, 진화하는 소비 트렌드 등 게임과 주변 산업의 동시 성장과 미래 동력을 고민하는 지금, 게임 전문 미디어의 눈으로 철저하게 조사하고 면밀하게 분석해 시장 전망을 짚어내겠습니다. 
아울러, 20주년을 넘어 미래 게임산업과 상생할 수 있는 믿음직한 언론, 공식적인 소통 채널로서 우리나라 게임업계를 대변하는 정론직필 매체로서 발로 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근 국내 관련업계의 화두는 ‘생존’으로 점철되는 분위기다. 이전부터 위기론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올해 들어 많은 게임인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국내 게임업계는 안팎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내부적으로는 소위 ‘트럭 시위’로 대표되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고, 여기에 크래프톤,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등 새로운 강호들이 등장하며 경쟁구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 게임의 시장 잠식과 급격한 트렌드 변화에 직면했다. 
이에 국내 게임업계 역시 대응을 시작한 상태다. 주요 게임사들은 기존의 BM(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하고 나섰으며, 블록체인 게임, 메타버스 등 변화의 흐름에 맞춰가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방점은 ‘글로벌’에 맞춰져 있다. 최근 국내 게임업계는 양적으론 성장을 거듭해왔지만, 실상은 국내 시장에 국한돼 왔기 때문에 앞으로의 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많은 게임사들이 해외매출 비중 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최근 떠오른 블록체인 게임 역시 최종적으로는 글로벌을 지향하는 움직임이다. 여기에 더해 게임사업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가지고 엔터테인먼트 등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국내 게임업계는 트렌드 변화의 폭풍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창간 20주년을 맞아 본지에서는 그 가능성을 탐색해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국내 게임산업은 양적 측면에선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그 이면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었다는 지적이다. 외형 성장이 지속될수록 양극화는 더욱 심화돼 왔고, 외부적으로는 중국 게임들의 인해전술에 국내 시장까지 잠식돼 왔다. 여기에 더해 관련업계에선 거의 주목하지 않았지만, 국산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 역시 서서히 커지고 있었다. 알게 모르게 차츰 균열이 커지고 있었던 셈이다.

변화 요구에 직면
올초 게임업계를 강타했던 ‘트럭 시위’는 이같은 균열이 시각적으로 드러난 사건으로 평가된다. 한 게임의 운영 논란에서 시작된 유저들의 항의가 점차 다른 게임들로 번져나간 것이다. 과거와 달리 유저들의 요구가 더욱 강해지고 조직화됐다는 점에서 관련업계 전체를 화들짝 놀라게 했다. 
이용자들이 가장 크게 목소리를 높인 점은 바로 BM(비즈니스 모델)이다. 확률형 아이템과 페이 투 윈(Pay to Win)을 위시한 부분유료화 중심의 국내 게임업계의 과금모델은 외형적으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가져왔지만, 이용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고도화되며 불만을 야기한 것.
트럭 시위를 위시한 이용자들의 비판은 소위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사들에 집중됐고,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도 우려가 커졌다. 특히 엔씨소프트 ‘블레이드 & 소울2’의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이 결정타였는데,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BM에 대한 불만이 그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 사이, 신흥 강호들이 잇따라 자사의 영역을 넓히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크래프톤과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가 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흥행을 바탕으로 24조 원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고, 카카오게임즈도 지난해 상장 당시 무려 58조 원의 증거금을 발생시키며 IPO(기업공개)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이들이 올해 출시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4년간 왕좌를 지키고 있던 ‘리니지M’과 ‘리니지2M’을 제치고 국내 매출 1위에 오르며 눈길을 끌었다. 펄어비스의 경우 ‘붉은사막’과 ‘도깨비’ 등 현재 개발 중인 신작들을 통해 글로벌 메이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트리플A 게임 개발사로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3N사들이 트럭 시위의 여파에 휩쓸린 사이, 새로운 강자들이 고개를 들며 경쟁 구도가 더욱 심화된 것이다. 
대외적인 당면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게임사들의 국내 시장 러쉬가 있는데, 실제로 국내 모바일차트 최상위권부터 중위권에 이르기까지 중국산 게임들이 자리를 잡으며 시장을 잠식해나가고 있는 것. 여기에 최근 들어 NFT(대체불가 토큰)와 P2E(Play to Earn)를 위시한 블록체인 게임과 메타버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국내 게임업계에 새로운 도전과제를 부여했다.
 

▲ 트럭 시위는 국내 게임업계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이 격화됐음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국내 게임업계의 응전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인간의 역사를 ‘도전과 응전’의 결과로 정의했다. 가혹한 자연의 도전에 인간은 응전해왔으며, 이것이 인류의 문명과 역사를 발전시키는 바탕이 됐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변화 요구라는 ‘도전’에 국내 게임업계도 ‘응전’을 시작한 상태다. 트럭 시위를 전후로 지금까지 관행처럼 여겨졌던 BM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기 시작한 것. 이에 따라 지난 2018년 ‘포트나이트’가 선보여 화두로 떠오른 배틀패스 시스템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모델에 대한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운영 측면에서는 이용자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중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와 넷마블 ‘세븐나이츠’다. 다른 게임들이 트럭 시위로 몸살을 앓을 때, 이들은 유저 친화적 운영과 활발한 소통으로 이용자들의 감동을 이끌어낸 것. 두 게임의 유저들은 “다른 게임은 시위용 트럭을 보낼 때, 우리는 원활한 운영과 활발한 소통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해 개발진과 운영진들에게 힘을 실어주자”며 커피 트럭을 보내기도 했다. 
신사업 분야에 적극 나서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대표적으로 넷마블이 있는데, 지난 2019년 코웨이 인수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모색해 왔으며, 그 결과 지난 6월 코웨이와 합작으로 뷰티·헬스 분야 전문 자회사 넷마블힐러비를 출범시켰다. 이후 10월 13일에는 영국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V&A)과 단독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컨템포러리 아트&뷰티 브랜드 ‘V&A 뷰티’를 공식 론칭했다. 또한 지난 8월 설립한 손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통해서는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 및 버추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및 서비스 사업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엔터테인먼트와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신규 법인 클렙을 설립한 가운데, 올해 론칭한 K-POP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통해 관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 최근 있었던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엔씨소프트 홍원준 CFO는 ‘유니버스’를 바탕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 주요 기업들은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뷰티&헬스 등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결국, 핵심은 ‘세계화’
특히 국내 게임업계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다. 주요 대작들이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규모 자체는 커졌지만, 대부분의 매출이 국내에 집중되며 ‘내수 산업’이 됐다는 자성에서다. 
실제로 넷마블의 경우 지난 2016년 ‘한국 게임의 글로벌 파이어니어(개척자)’라는 미션 하에 해외매출 비중을 70%대로 확대한 상태이고, 엔씨소프트도 ‘리니지W’를 비롯해 ‘리니지2M’ 등 자사 주요 작품들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며 신규 매출원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넥슨 역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 글로벌 타깃의 신작들을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게임 시장의 화두가 된 블록체인 게임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이 거둔 미증유의 성공으로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는 첫 출발부터 글로벌 경쟁을 상정한다는 점에서 이같은 시도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시장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개발 인프라를 갖춘 국내 게임업계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엑시 인피니티’의 성공으로 인해 시장이 막 열리기 시작한 상태로, 이후 대체재들로 수혜가 이어져오고 있던 상황이었다. ‘미르4’의 흥행 역시 같은 맥락으로, 게임으로서는 조야한 수준이었던 기존 블록체인 게임들과 달리 국내에서 게임성을 검증받은 웰메이드 게임에 관련 기술을 도입해 흥행을 이끌어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꿔 말하면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게임성과 흥행력을 검증받은 모바일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입혀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으로, 대작 모바일게임 개발 역량을 갖춘 국내 게임업계가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라는 뜻이다. 현재 위메이드를 비롯해 컴투스 등이 해당 분야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등 주요 기업들도 참전을 선언한 상태다. 이같은 시도들을 통해 국내 게임업계가 새로운 성장 동력원을 창출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경향게임스=변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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