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탕평의 마음가짐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12.17 12:14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령 811호 기사]

조선 후기 관리는 여러 당파로 나뉘어 서로 싸우기 바쁘다. 나라는 뒷전이고 사익을 우선시하는 행보는 고질적인 문제였다. 이를 타파하고자 영조는 탕평책을 편다. 왕도를 바탕으로 군신 상하가 특정 당파에 편중되지 않는 정책을 목표로 한다. 영조는 서로 맞싸우는 당파들에게 융화를 권했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축출하는 정책을 폈다. 동시에 각 당파들에서 명성이 자자한 인물들을 중용해 정책을 만들어 나갔다.

이를 통해 철권을 휘두르는 집단의 몫을 일정 이하로 제한하고, 군소 정파와 서민의 목소리도 함께 들어 포용하는 정책을 추진했다고 한다. 더 많이 듣고자 신문고를 설치하고, 균역법을 제정해 세제 부담을 줄이자 백성들이 시름을 덜었다.

이 정신을 계승한 정조에 와서는 정약용과 같은 인재들이 날개를 달았고, 과학, 군사,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크게 발전하는 태평성대가 왔다.

작금의 게임 업계는 여러 분파로 나뉘어 대립하는 시기를 연상케 한다. ‘확률형 아이템’과 ‘자율 규제’논란, ‘P2E’법제 논란, ‘중국발 불공정 무역(판호) 논란’을 비롯 수많은 논란이 불을 지핀다. 태평성대를 이끈 탕평책이 제시하는 해법은 명료했다.

많이 가진 자가 한발 양보하고, 약자들의 목소리도 함께 반영한다. 상호 이익집단에 소속된 이들 중 대표하는 인사들의 의견을 두루 반영해 합의점을 도출한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퇴출한다.

탕평책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공존이다. 누구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 주지 않는다. 논란은 서로가 옳은 부분과 아닌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렇다면 옳은 부분을 찾아 화합하면 될 일이다. 절대 안된다, 무조건 해야 한다. 일방의 의견만 고집하기보다는 이 부분은 안된다, 이 부분은 하게 해달라 한발 물러서서 협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과정이 반복된다면 끝에는 태평성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