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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0주년 특집] 세계 게임시장 현황 및 전망(1) - ‘중국 시장’

규제 칼바람 내년도 지속 공룡들 ‘해외로’
하반기 판호 발급 건수 ‘0’ 게임 실적 악화
텐센트 등 글로벌 투자로 악재 대응 ‘촉각’

  • 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21.12.2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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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12호 기사]

※ 편집자 주. 국내 최초, 최고 타블로이드형 게임전문 주간 신문인 ‘경향게임스’가 지난 2002년 12월 18일 지령 1호 발행 이후 올해 창간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하며 함께 걸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경향게임스> 독자 여러분과 게임업계 종사자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본지에서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지령 809호 ‘지스타 2021’ 특별판 발행을 포함해 총 4회에 걸쳐 <게임, 미래를 말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 혁신(Innovation) ▲ 생존(Survival) ▲ 확장(Expansion) 세가지 키워드를 내세워 특집 기사를 준비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 비대면 문화의 일상화, 격변하는 금융경제, 진화하는 소비 트렌드 등 게임과 주변 산업의 동시 성장과 미래 동력을 고민하는 지금, 게임 전문 미디어의 눈으로 철저하게 조사하고 면밀하게 분석해 시장 전망을 짚어내겠습니다. 
아울러, 20주년을 넘어 미래 게임산업과 상생할 수 있는 믿음직한 언론, 공식적인 소통 채널로서 우리나라 게임업계를 대변하는 정론직필 매체로서 발로 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올해 전세계 게임시장은 격변의 시간을 보냈다. 4차 산업 혁명 이후 게임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가상현실 더 나아가 ‘메타버스’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면서 이들 신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산업화의 가능성으로 업계가 주목하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일상이 되면서 수혜 산업으로 게임이 떠오르자 각 나라마다 시장 붐업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0년 세계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7% 증가한 2,096억 5,800만 달러(한화 약 249조 1,785억 원)로 집계됐다. 리서치 기관마다 결과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전세계 게임시장의 경우 2023년까지 약 10%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관련 콘텐츠에 대한 접근이 수월해진데다 비대면 문화로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대되면서 더욱 빠른 속도로 산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온라인과 모바일, 콘솔 등 플랫폼의 경계가 흐려지고 최근에는 이른바 돈 벌며 즐기는 P2E(Play to Earn)게임이 대세로 올라서면서 전체 게임 시장의 경제 구조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게임 산업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K-콘텐츠에 대한 긍정 여론이 글로벌 저변에 깔린 지금이야말로 남보다 앞선 트렌드와 콘텐츠 개발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본지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내년 세계 주요 게임 시장의 변화와 각 지역 대응 전략을 집중 분석해봤다.
 

올해 중국 게임시장은 역대급 한파가 불어 닥쳤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 기관의 고강도 게임규제로 내수 시장이 위축되면서 그 파장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 8월 중국 관영매체에서 ‘게임은 정신적 아편’이라고 비판한데 이어 중국 당국은 자국 내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 시간을 주당 3시간으로 대폭 축소하는 등 직접적인 단속에 나섰다. 
이와 함께 텐센트, 알리바바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플랫폼 및 콘텐츠 사업에 대해서도 ▲반독과점 방지 ▲데이터 보안 통제 ▲실명인증제 도입 등 잇따라 규제 강화를 시도하면서 이들 기업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전세계 시가총액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던 중국 IT 기업들은 주가 하락세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전략을 모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중국 내 게임산업 규제 강화 조치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한한령 이후 이곳 진출이 어려웠던 국내 게임사의 고충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현지 게임사들이 자국 감시망을 피해 해외로 살길을 모색하는 움직임이어서 글로벌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게임산업 규제 조짐은 지난해부터 제기되어 왔던 문제다. 대기업들의 반독점․반부당 행위에 대한 중국 당국의 시장 감시가 강화되면서 그간 플랫폼 사업 확장으로 빠르게 몸집을 불린 빅테크 기업들이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대립 격화로 무역 분쟁이 심화되자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중국의 대형 기업들이 연일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상반기 매출 26조 원 … 성장은 둔화세
이 중 중국 최대 게임기업인 텐센트도 규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이 회사가 발표한 지난 3분기 실적은 1,424억 위안(약 26조 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지만 매출 증가율은 텐센트 상장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동기간 2% 줄어든 317억 5000만 위안(약 5조 7,2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기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5,250달러를 기록하면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 10위 자리에서 물러났다. 올초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내다보던 위세와 상반된 행보다. 
 

뿐만 아니라 중국 게임 시장 매출 역시 성장 둔화세를 기록했다. 지난 8월, 공개된 ‘2021년 상반기 중국 게임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시장 매출액은 1,504억 9,300만 위안(약 26조 6,598억원)으로, 동기 대비 7.89% 성장한 수치를 보였다. 게임 이용자 규모는 6.7억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으나 이는 작년 증가세보다 0.5% 줄어든 수치여서 산업 규제로 인한 감소세가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관련업계에서는 규제로 인한 시장 위축을 체감하고 있다. 중국 내 일명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 발급이 올 하반기 들어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해외 게임에 대한 외자 판호는 물론이고, 자국 내 게임조차 서비스 허가를 내주지 않은 상황이다. 
현지에 라이브되고 있는 게임들도 콘텐츠 단속 대상이 되면서 업계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게임 중독방지 신고 플랫폼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이를 위배하거나 게임 내 부적절한 콘텐츠를 감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4월부터 판호 발급 심사 제도도 전면 개편했다. 관념지향 및 문화적 의미 등 심사항목이 세분화되고 이에 따라 중화사상 및 사회주의 사상에 맞서거나 위배되는 콘텐츠에 대한 사전 검열이 한층 까다로워졌다는 평가다. 

현 정권 안정화까지 ‘안갯속’ … 해외서 ‘살길’ 모색 
중국 내 게임 산업 규제가 강화된 것은 정치적인 배경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자유경제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현 지도부 세력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규모가 커진 까닭이다. 이들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고강도 규제를 강행하는 것으로 현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올해 불거진 규제 리스크는 이들 기업이 인력을 감축하거나 신규 사업을 축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3연임이 결정되는 내년 하반기까지 규제 고삐는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판호 발급 여부도 미지수다. 올해 ‘서머너즈워’와 ‘검은사막 모바일’ 등 국산 게임 일부가 외자 판호를 발급 받았지만 단기적인 호재에 그칠 뿐, 시장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오히려 내자 판호조차 발급될 확률이 낮아지면서 자국 업체끼리 살아남기 경쟁을 해야 하는 분위기이다. 이 때문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중국 내 게임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규제 장기화가 지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택이다. 
 

▲ 미호요의 인기 MMORPG ‘원신’

업계 점유율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텐센트의 행보가 대표적이다. 텐센트는 올 상반기에만 25곳이 넘는 국내외 게임 스튜디오 투자 및 인수합병을 단행했다.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 회사 누적 연구 개발비용은 약 7조 원을 넘어섰다. 동기 대비 36%나 상승한 기록이다. 
중국 내 다른 게임사들도 하나둘 해외 출시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특히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과 유사한 특징을 지닌 대만과 한국으로 진출 행보가 두드러진다. 이 중 대만의 경우 현지 모바일게임 차트 10위권 안의 기업들을 살펴보면 절반 이상이 중국 기업이 투자를 했거나 이미 편입된 자회사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국 본토에서 원격으로 게임을 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국 게임시장 연구기관인 감마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중국게임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은 약 17조 원 규모로, 이중 한국에서 벌어들인 매출이 미국, 일본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일각에서는 대만과 한국을 일종의 테스트베드로서 글로벌 진출 직전의 거점지로 활용한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메타버스 열풍에 대해서도 같은 관점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메타버스와 연결되는 가상화폐, NFT(대체 불가 토큰) 등을 사실상 중국 정부에서 금지하고 있는 까닭이다. 다만, 이들 키워드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중국의 주요 게임사들이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입지를 다져 자국으로 진입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한줄로 보는 중국 시장]

현황 : 셧다운제 ‘매운맛’ 벌벌 떠는 게임사들
1위 게임 / 게임사 : 왕자영요 / 텐센트
특징 : 연매출 50조 원 규모 빅마켓이나 허들은 ‘만리장성’급 
전망 : 글로벌서 동력 찾아 자국서 살아남기 
공략법 : 메타버스 등 신사업으로 꽌시 노려라!

 

[경향게임스=윤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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