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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0주년 특집] ‘게임 르네상스 시대’ 도래, 영화 뛰어넘어 현실로

디지털 휴먼, 포토리얼리즘 기반 게임 그래픽 혁신 시대 도래
메타버스, NFT, VR 등 신기술 탑재, 공동 발전 ‘주목’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1.12.27 14:50
  • 수정 2021.12.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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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812호 기사]

※ 편집자 주. 국내 최초, 최고 타블로이드형 게임전문 주간 신문인 ‘경향게임스’가 지난 2002년 12월 18일 지령 1호 발행 이후 올해 창간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하며 함께 걸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경향게임스> 독자 여러분과 게임업계 종사자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본지에서는 창간 20주년을 맞아 지령 809호 ‘지스타 2021’ 특별판 발행을 포함해 총 4회에 걸쳐 <게임, 미래를 말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 혁신(Innovation) ▲ 생존(Survival) ▲ 확장(Expansion) 세가지 키워드를 내세워 특집 기사를 준비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 비대면 문화의 일상화, 격변하는 금융경제, 진화하는 소비 트렌드 등 게임과 주변 산업의 동시 성장과 미래 동력을 고민하는 지금, 게임 전문 미디어의 눈으로 철저하게 조사하고 면밀하게 분석해 시장 전망을 짚어내겠습니다. 
아울러, 20주년을 넘어 미래 게임산업과 상생할 수 있는 믿음직한 언론, 공식적인 소통 채널로서 우리나라 게임업계를 대변하는 정론직필 매체로서 발로 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세계가 살아 숨 쉰다. 반경 16㎢ 환경이 게임에 담긴다. 인간을 스캔해 게임에 담은 이른바 ‘디지털 휴먼’들이 게임에 활보한다. 수십 명 캐릭터들이 동시에 움직여도 문제없다. 현실적인 광원 효과가 실감을 더한다. 실시간으로 살아 움직이는 세계가 게임에 담긴다. 영화를 뛰어넘는 리얼리티가 게임에 구현되는 시대가 왔다. 
새로운 기술력들이 보급되기 시작하자 콘텐츠 시장이 꿈틀거린다.
비즈니스 모델도 혁신 과정을 밟는다.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따라 NFT(대체불가 토큰)와 같은 기술들이 보급되고, P2E(Play to Earn)와 같은 모델들이 연구된다. 여기에 구독 경제 모델을 기반으로 통신사, 유통사 등 세계적인 플랫폼 홀더들이 산업에 뛰어들면서 활기가 돈다.
여기에 클라우드 컴퓨팅이 본격적으로 보급돼 한계를 뛰어넘고,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등 차세대 기술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도입된다. 폭풍전야다. 기술과 문화, 산업이 함께 발전하는 시대, 이른바 ‘게임 르네상스’를 앞두고 미래를 향한 막판 스퍼트가 시작됐다.
 

지난 12월 10일 방영된 ‘더 게임 어워드 2021’에서 차세대 시장을 겨냥한 게임 콘텐츠들이 대거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해당 행사는 시청자 수 8,500만 명을 기록. 전 세계 게이머들의 눈을 사로잡는 행사가 됐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기업들은 넥슨,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등 국내 기업들을 필두로 세가, 반다이남코, 에픽게임즈 등 굵직한 기업들이 대거 참가했다. 다수 게임들이 당일 최초 공개되는 콘텐츠로 2022년에서 2023년경 론칭될 것으로 알려진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공개 이후 해당 작품들은 각종 매체들을 통해 다시 회자되면서 입소문을 탔다. 공개된 게임들은 ‘충격적’인 퀄리티로, 다음 세대 게임을 확인할 수 있는 행사였다는 후문이다. 

게임, 현실을 뛰어넘다
공개된 라인업들은 디지털 휴먼을 채용한다. 현실 속 인물들을 촬영한 뒤 해당 데이터를 재조합해 살아 움직이는 사람으로 표현한다. 얼핏 보면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인지 CG로 작업한 이미지인지 구분하기 힘든 수준까지 인물이 표현된다. 일례로 국내 CG 기업인 EVR 스튜디오는 배우 김수현을 디지털 휴먼으로 제작해 화제가 됐다. 
젊은 시절 배우를 가상으로 기록해 두면 기간에 관계없이 젊은 외모를 유지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영화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기술로 스턴트 대역 배우 없이 CG로 표현하는 단계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게임에서도 이 같은 일이 현실로 다가온다. 이제는 단순히 얼굴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직접 만지고 움직일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 소규모 도시를 게임으로 표현해낸 ‘매트릭스 어웨이큰스’

인물뿐만 아니라 배경도 실제 환경에 가깝게 구현된다. 주변 도시를 촬영해 게임에 담는 일은 이제 흔한 일이다. 문제는 그 규모다. 더 게임 어워드를 통해 공개된 게임들은 스케일이 다르다. 에픽게임즈가 공개한 ‘매트릭스 어웨이큰스’는 반경 16㎢ 도시를 구현한다. 도시에는 빌딩 7천 채, 주차된 자동차 45,073대, 260㎞ 반경 도로, 512㎞ 인도로 구성돼 있다. 그중 자동차 38,146대는 실제 탑승해 운영이 가능하며, 파괴되는 등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광원 효과를 적용. 실시간으로 살아 움직이는 빛(리얼 타임 레이트레이싱)을 통해 현실감을 살린다.

최적화 기술 발전, 대중화 시작
첨단 기술들의 발전은 반가운 일 만은 아니다. 필연적으로 하드웨어 높은 하드웨어 사양이 필요하며, 현재 하이엔드급 그래픽 카드들은 100만 원을 호가한다. 대중들에게 다가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하이엔드급 게임을 선보이는 이유는 생각보다 더 빨리 대중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각 게임들 시연에는 플레이스테이션 5와 Xbox 시리즈 X 등이 활용됐다. 이 기기는 우리 돈 50만 원이면 구매할 수 있는 기기들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 EVR스튜디오는 ‘오징어게임’으로 스타덤에 오른 허성태도 디지털 휴먼으로 제작했다

이 같은 환경이 가능한 이유는 최적화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펄어비스의 경우 최근 공개한 ‘도깨비’ 뮤직비디오를 통해 한 화면에 80여 명 캐릭터가 동시에 등장해 춤을 추는 장면을 공개키도 한다. 이 상황에서 화면을 가득 메우는 입자를 터트려 빛을 비추는데 화면 전체에 부하가 걸리는 광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 화면은 부드럽게 동작하는 수준까지 제작이 이뤄졌다. 그렇다면 옵션상 타협이 이뤄진다면 더 저렴한 기기에서도 게임이 동작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현실과 가상 경계 무너지는 신세계
각 게임사들은 현실 세계를 방불케하는 규모로 게임을 제작하면서 다음 세대를 겨냥한다. 이들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희미해지는(무너지는)’시대를 표방한다. 이른바 ‘메타버스’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정책이다.
이에 맞물려 차세대 기술을 뒷받침할 모델들도 연구되기 시작한다. 기반을 이룰 토대가 마련된 뒤에는 언어, 문화, 화폐, 법률 등 크고 작은 요소들이 상용화를 앞두는 단계다. 대다수 기술들은 ‘인공지능’을 통해 변신을 준비 중이다.
 

▲ 게임 ‘매트릭스 어웨이큰스’

다양한 언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해 통역하는 것과 같은 콘텐츠에서 출발해 이미지 필터링, 가상 세계 캐릭터(NPC)들의 행동 등이 중요한 과제로 자리 잡고 있으며 현재 상용화 단계에 도달한다.
그중심에 자리 잡을 화폐 기술들도 현재 보급 단계에 도달했다. NFT를 필두로 한 기술들은 일반 게임과 접합해 게임 내 통화로 시연되거나, 통용될 아이템(상품)의 가치를 결정짓는 것과 기준 등으로 연구되면서 다음 세대를 준비한다.

대형 기업들 일제히 참전, 비전을 향해 질주
이처럼 게임 업계에서 비전을 보기 시작하자 각 기업들이 게임 업계를 향해 직간접적으로 진출하면서 다음 모멘텀을 공략한다. 우선 하드웨어 부분에서는 기존 PC 제조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스팀 ‘스팀덱’, 퀄컴 ‘G3x’ 등이 시장에 뛰어들어 소형 단말기를 제작, 소형 PC 수준 게임기를 론칭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준비한다.
통신사들은 이 제품들에 활용될 5G 기술을 기반으로 하드웨어 유통과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준비한다. 국내 굴지 통신사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Xbox 게임 패스를 유통하면서 시장 점령에 나선다.
 

▲ 스팀덱은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를 목표로 개발중이다

네이버, 아마존 등과 같은 서버 기술 기업들은 클라우드 컴퓨팅용 서버 기술을 제공해 PC 상에서 게임을 사전 로딩하고 이미지를 전송하는 방식(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비전으로 보고 점유율 경쟁에 나선다.
여기에 안방시장을 점령 중인 넷플릭스, 디즈니 등이 발 벗고 나서 인터랙티브형 게임 유통에 손을 대기 시작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게임 퍼블리셔로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빅네임들이 뛰어들어 각축전을 벌이면서 시장은 점차 확장되고 있다.
 

인터넷, 그다음 시대 ‘게임’ 보라
현재 게임 기술은 작은 도시를 게임에 구현하는 시대까지 왔다. 이어 다수 기업들이 합류해 공동 전선을 펴면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 추세다. 일례로 펄어비스는 CJ를 비롯 유명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게임 ‘도깨비’를 프로모션 현장으로 만든다. 게임 ‘도깨비’내 올리브 영에서 물건을 사면 집으로 배달이 오는 그림도 결코 어색하지 않다.
 

▲ 위믹스는 블록체인을 게임으로, 게임을 NFT로 연결하는 플랫폼을 표방한다

이 상황에서 하드웨어가 좀 더 발전한다면 작은 도시를 서버 단위로 연결해 국가로 확장하는 그림도 충분히 그려봄 직하다. 이렇게 형성된 국가가 타국 메타버스와 연결돼 세계를 형성하고, 다시 이 세계를 연결해 우주를 형성하는 그림이 현재 ‘메타버스’가 갖는 비전이다. 통화는 
NFT나 이에 준하는 시스템이, 서비스는 인공지능이, 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가는 인프라는 현재 유수 기업들이 함께 맞물려 미래를 향해 달려 나간다.
게임은 그 가운데서 핵심 플랫폼을 쥐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유저들에게 재미를 제공해 한곳에 끌어모으며 이 공간에 다른 기업들이 입점해 비즈니스를 이어나가는 형태가 기본 구도다.
현재 각 기업들은 플랫폼 홀더가 되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다. 이어 자사 플랫폼에 참가할 기업들을 모집하고 얼라이언스를 구축하는 형태가 뒤따를 전망이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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