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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리브 샌드박스 김목경 감독, “2022년에도 우리의 ‘낭만’은 계속된다”

  • 박준수 기자 mill@khplus.kr
  • 입력 2022.01.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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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 샌드박스(이하 리브 샌박)는 작년 서머 시즌 LCK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팀이다. 교전을 피하지 않는 화끈한 경기력을 선보인 그들에게 팬들은 ‘낭만’이라는 별명을 선사했다. 이에 화답하듯 리브 샌박은 7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중반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 리브 샌드박스 김목경 감독(사진=경향게임스)

팀의 폭발적인 성장에는 김목경 감독의 지도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 김 감독이 지향하는 과감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는 리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리브 샌박의 인기를 크게 높였다. 또 유망주 발굴 및 육성 능력에 일가견이 있는 그는 ‘크로코’ 김동범을 새롭게 발탁했고, 해당 선수는 2021 LCK 신인상을 수상하며 팀의 미래가 됐다.
김목경 감독이 말하는 육성의 비결은 다름 아닌 신뢰다. 그는 선수가 자신을 진심으로 믿을 때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수를 영입할 때도 자신을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가장 먼저 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편, 리브 샌박의 ‘낭만’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목경 감독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멤버가 바뀌었을지언정 팀의 고유한 스타일은 이어 나가겠다는 각오다. 스토브리그에서 유망주들을 대거 영입하며 시즌 준비를 마친 그를 만나 팀 리빌딩, 육성 철학, 올해 목표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하는 QA 전문
 

사진=경향게임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김.
리브 샌드박스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팀 감독을 맡고 있는 김목경이라고 한다.

Q. 지난 시즌 끝나고 어떻게 지냈는가?
김.
선수 계약 문제로 바쁘게 지냈다. ‘크로코’ 김동범 선수를 제외하고는 계약이 종료되는 선수가 많았다. 회사와 내년 로스터에 대한 상의를 많이 했고 FA 시장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이후에는 정회윤 단장과 같이 움직였다. 만나본 선수들의 느낌이나 반응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면서 팀을 꾸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Q. 2021년 리브 샌드박스가 ‘낭만’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다가 아쉽게 롤드컵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김.
솔직히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 목표가 롤드컵 선발전이라고 말했는데 진짜 그렇게 됐다. 스프링 시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리브 샌드박스가 플레이오프만 가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다. 단기간에 성적을 내기 어렵다고 봤는데 선수들의 재능이 충만했다. 서머 중반부터 연승을 쌓으면서 잠재력이 폭발했다.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팀 분위기인데 스프링 때는 힘든 시기가 많아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서머 때는 팀 분위기가 점점 좋아졌다. 승패를 떠나서 좋은 분위기가 계속 유지됐다. 그때부터 성적이 괜찮게 나올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뒷심이 부족한 것이 단점이었다. 경기력 자체도 기복이 있었고 상대적으로 강팀한테 약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담원 기아(이하 담원)를 상대로는 마지막까지 한 세트도 따지 못했다. 그래도 선수단 전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했다고 본다.

Q. 팀이 올해 유망주 선수들을 대거 뽑았는데 감독의 의중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인가? 
김.
선수 영입 관련해 회사에서 내 의견을 많이 들어준다. 좋은 의견도 많이 내주고 결정적인 부분에서 내 선택을 최대한 존중해주려고 한다. 그런 부분에서는 감사하다. 
 

▲ (좌측) ‘클로저’ 이주현 선수(출처=리브 샌드박스 공식 SNS)

Q. 팀의 리빌딩 방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 
김.
크게 2가지 선택지가 존재했다. ‘페이트’ 유수혁 선수와 재계약을 하고 미드-정글 위주의 새로운 팀을 만들 것인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망주 위주로 팀을 꾸릴 것인가 선택을 해야 했다. 
‘페이트’ 선수와 이야기를 해봤는데 시장의 평가를 받고 싶어했다. 재계약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종적으로 잡지 못하면 피해가 크기 때문에 이때부터 유망주 선수들과 접촉을 시작했다. 그중에서 ‘클로저’ 이주현 선수가 우리 팀의 제의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리빌딩의 콘셉트가 명확해졌다. 
바텀 듀오 역시 신인 중에서 팀의 색깔과 잘 맞고 장기적으로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들을 뽑게 됐다. 탑의 경우 조재읍 코치와 많은 논의를 했고 ‘도브’ 김재연 선수가 포지션 전향을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선수들 대부분 계약 기간이 2~3년으로 오래가는 팀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 장점이다.
 

▲ 2021 LCK 신인상을 수상한 ‘크로코’ 김동범 선수(출처=리브 샌드박스 공식 SNS)

Q. 선수 발굴·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라 평가받는다. 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
김.
솔직히 조금은 과대평가가 됐다고 본다(웃음). 열심히 한 것은 맞지만 운이 좋았던 것도 있다. 사실 그런 평가를 받은 이후 선수를 뽑을 때마다 신중해졌다. 작년 ‘크로코’ 선수도 신중하게 뽑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해줬다. 
개인적으로 선수 영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신뢰다. 선수가 나를 신뢰해야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고 팀원들과 화합도 잘된다고 본다. 감독에 대한 신뢰가 곧 팀적인 시너지로 이어진다. 아무리 강한 팀이어도 시즌을 치르다 보면 힘든 시기가 오는데 신뢰가 이를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현재 스크림에서 많이 지고 있지만, 팀원들 모두 나중에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 탑으로 전향한 ‘도브’ 김재연 선수(출처=리브 샌드박스 공식 SNS)

Q.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클로저’와 ‘도브’ 선수의 영입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김.
‘클로저’ 선수의 경우 유망주이기도 하지만 나에 대해 신뢰를 많이 해줬다. 부모님과 같이 만났는데 리브 샌드박스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가 컸다. 그걸 확인하고 계약을 빠르게 진행했다. 
사실 ‘클로저’ 선수와 과거에 인연이 있다. 내가 예전 팀에 있을 때 16살이었던 클로저 선수가 연습생 입단 테스트를 보러 온 적이 있다. 그때 차세대 미드 라이너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해 연습생으로 선발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T1에 입단하더라(웃음). 돌고 돌아서 다시 만난 케이스다. 
‘도브’ 선수도 마찬가지다. 담원에 있을 때부터 ‘도브’ 선수가 굉장히 까다로운 상대라고 느꼈다. 조재읍 코치가 도브와 가장 오랜 시간 함께했고 그에게 많은 의견을 들었다. ‘도브’가 팀에 대한 충성심이 높고 프랜차이즈 스타로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했다. 한 번에 모든 이야기가 끝났다. 
 

▲ ‘엔비’ 이명준 선수(출처=리브 샌드박스 공식 SNS)

Q. 유망주로 평가받는 ‘크로코’, ‘클로저’, ‘엔비’, ‘아이스’, ‘카엘’의 장점에 대해 짧게 소개 부탁한다.
김.
‘크로코’ 선수는 데뷔 첫 시즌에 자신의 실력을 증명했지만, 아직도 보여주지 못한 게 많다. 작년 경험을 토대로 2년 차에는 좀 더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본다. 정글은 자기중심적으로 게임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올해는 ‘크로코’ 만의 색깔이 경기에 묻어나올 것이다. 
‘클로저’ 선수는 라인전의 피지컬 만큼은 ‘쇼메이커’ 허수나 ‘쵸비’ 정지훈 선수에게도 밀리지 않는다고 본다. 다만 아직은 기본기가 부족하다. 그래도 경험치가 쌓이면 다음 세대를 책임질 미드 라이너가 될 것이다 본다. 승부욕이 강하고 워크에씩도 매우 좋다.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선수다.
‘엔비’ 이명준과 ‘아이스’ 윤상훈 선수의 경우 2부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존 LCK 원딜과 상대했을 때 라인전에서 밀리지 않는 피지컬을 보유한 선수라 판단해 영입했다. 2부와 1부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초반에 어려움을 겪겠지만 경험을 쌓으면 1부에서도 영향력을 가진 원딜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카엘’ 김진홍 선수는 내가 본 서포터 중에 역대급으로 피지컬이 뛰어난 선수다. 눈에 띄는 편은 아니어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개인적인 기준에서는 굉장히 높은 잠재력을 지녔다고 본다. ‘케리아’ 류민석 선수처럼 다음 세대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본인 플레이 대한 확신이 생긴다면 기량이 확 오를 것이다.

▲ ‘카엘’ 김진홍 선수(출처=리브 샌드박스 공식 SNS)

Q. ‘도브’ 선수의 경우 미드에서 탑으로 포지션 변경을 했다.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이유와 현재 선수의 폼이 어느 정도 올라와 있는지 답변 부탁한다.
김.
팀에서 ‘도브’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포지션 변경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다만 미드 라이너로 계속하는 것보다는 탑으로 전향했을 때 그가 선수 생활을 더 오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있었다. 조심스럽게 제안했는데 본인이 흔쾌히 수락을 했다. 힘든 결정이었을 텐데 팀을 위해 그런 선택을 해줘서 굉장히 고마움을 느낀다. 이런 선수에게는 신뢰를 가질 수 밖에 없다.
‘도브’ 선수의 장점인 라인전은 여전히 탑에서도 유지되고 있다. 현재 스크림에서도 라인전만큼은 어떤 선수를 만나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선수의 폼은 전향한 시기 대비 나쁘지 않다고 본다. 탑에 대한 이해도만 높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작년 리브 샌드박스를 대표하는 단어가 ‘낭만’이었다면 올해 팀이 추구하는 방향을 나타내는 단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
‘낭만’이라는 별명은 팬분들이 지어주신 것이다. 그게 우리 팀의 색깔이라고 본다. 멤버가 바뀌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공격적이고 과감한 플레이를 추구할 것이다. 지난 시즌 보여드린 그 색깔을 바꿀 생각이 없다. ‘낭만’이라는 멋진 별명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최고의 방어가 공격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공격을 잘하는 팀이 항상 주도권을 가진다고 본다. 선수들이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의 차이일 뿐 팀 스타일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Q. 궁극적으로 어떤 팀을 만들고 싶은가?
김.
예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오고 싶어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롤드컵에 갈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팀을 만들고 싶다. 많은 선수들이 롤드컵 무대를 밟는 것이 꿈이기 때문에 이를 이뤄주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올해 신인들이 많은 만큼 밑에서부터 시작하겠지만 롤드컵 진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감독을 맡은 이후 팀 성적에 있어 후퇴한 적이 없다. 담원에 있을 때도 2부에서 롤드컵에 진출하기까지 순위가 뒤로 가본 적은 없다. 리브 샌드박스에서도 지난 스프링 시즌에는 순위가 낮았지만 서머 시즌에는 많이 올랐다. 

Q. 끝으로 팬분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김.
작년 우리 팀을 응원해주신 팬분들 중에 좋은 분들이 너무 많았다. 기대 이상의 응원을 해주셔서 정말 많은 힘이 됐고 서머 시즌에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올해도 시작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작년처럼 끝까지 응원해주시면 그것에 걸맞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

 

[경향게임스=박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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