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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해설 … 중국, 게임패스, 메타버스 키워드 주목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22.01.19 14:23
  • 수정 2022.01.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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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19일 액티비전블리자드를 공식 인수함에 따라 게임업계에 큰 파장이 예고 된다. 대형 IT기업이자 플랫폼 오너가 이른바 메머드급 게임 I·P 보유 기업을 인수함에 따라 그 배경과 향후 전망에 관심이 집중된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지난 2020년 기준 약 9조 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둔 기업이다. 영업이익은 약 3조 5천 억원으로 게임계를 대표하는 주자로 알려져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기업을 주당 95달러, 총액 82조원에 인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영업이익을 단순 계산으로 매칭해 보면 약 23년 동안 연상을 유지해야 수지 타산이 맞는 선택이다. 일반적으로 M&A 대상의 현금창출능력(EBITDA) 5배수에서 10배수를 적정 인수가로 책정한다. 이를 감안해 보면 기업 가치를 비교적 높게 보고 인수를 강행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즉,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블리자드가 보유한 콘텐츠와 I·P를 기반으로 최소 2배수 이상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그렇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노림수는 어디에 숨어 있을까. 

사진 출처=마이크로소프트 보도자료
사진 출처=마이크로소프트 보도자료

제니맥스-베데스다 인수 효과 학습 … 주가 성장 및 매출신장 시즌2 노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20년 제니맥스를 인수하면서 유명 I·P를 대거 확보해 성과를 확인 했다. 확보된 게임들을 자사 Xbox게임 패스를 통해 서비스하면서 짭짤한 효과를 봤다. 제니맥스가 추후 발매할 신작들도 Xbox게임 패스를 통해 독점적 유통이 가능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게임 패스 판매량과 기기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 했다.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제니맥스 인수 이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 게임 콘텐츠와 타이틀 판매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는 현상을 목격했다. 특히 지난해 1분기에는 게임 분야 매출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Xbox 게임 패스 판매량이 치솟으면서 효과를 봤다. 소프트웨어 판매량도 늘었다. Xbox게임패스는 1년 동안 39% 증가했다. 관련 주식은 2021년 3월 기준 150달러선에서 거래됐는데, 2022년 1월 현재 300달러까지 뛰었다. 제니맥스 인수가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쳤다고 보기는 쉽지 않으나 성장에 일조한 점은 분명해 보인다. 
액티비전블리자드 역시 라인업면에서 제니맥스-베데스다에 비견할만한 퀄리티를 보유한 기업이다. 이 같은 반등이 한번 더 일어 난다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이후 추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미 시장 공략 전략적 핵무기 ‘콜 오브 듀티’ … 경쟁사 견제 효과와 매출 신장 효과 기대

관련해 가장 효율적으로 쓰일 I·P는 ‘콜 오브 듀티’가 될 전망이다. 이 시리즈는 PC와 콘솔, 모바일 전체를 아우러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특히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인기도가 높은 점이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시장 전문 조사기관 NPD발표에 따르면 2021년 미주에서 가장 많이 팔린 타이틀이 ‘콜 오브 듀티 워존’으로 집계 됐다. 2위는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 콜드워’로 기존 유명 브랜드들을 앞지르는 판매량을 선보인다. 관련해 2021년 12월 기준 판매량을 보면 ‘콜 오브 듀티 벵가드’가 Xbox 킬러 콘텐츠인 ‘헤일로 인피니티’를 앞선 성과를 보여준 점이 주목할만하다. 이로서 ‘콜 오브 듀티’는 14년 연속 미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게임으로 기록되게 됐다. 
시리즈 영향력은 경쟁사인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에도 영향을 미친다. 2021년 기준 미주 지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플레이스테이션5 타이틀도 역시 ‘콜 오브 듀티 벵가드’다. 북미 시장에서 점차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에 잃어가는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는 한 수로 지목된다. 특히 자사 대표 라인업  ‘헤일로 시리즈’가 점차 영향력을 잃어가는 타이밍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4번 타자를 영입한 부분은 영향력을 반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중국 시장 공략 전략적 핵무기 ‘블리자드’ … 중국 게이머가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 영향력 발휘 기대

북미 시장이 ‘콜 오브 듀티’라면 중국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게임들이다. 중국 게임시장 전성기를 이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필두로 ‘디아블로’, ‘워크래프트3’등 라인업이 중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인지도를 보유하는 라인업이다. 이를 기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기대된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는 닌텐도가 현지 기업과 제휴를 통해 시장 공략에 돌입했고,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역시 콘솔 판매에 돌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상대적으로 뒤쳐진 가운데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방안이 필요했다. 이를 가능케 해주는 라인업으로 블리자드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 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라인업은 현재 비교적 노후한 라인업이나 중국 내 유명 스트리밍 사이트를 기준으로 전체 인기 순위 7위(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13위(오버 워치)를 차지하는 등 인지도는 여전하다. 관련 신작이 나올 경우 이 순위는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3년경 중국에 Xbox를 실험 판매해본 전례가 있는데, 단 3일 만에 10만대가 판매되는 기록을 쓴 바 있다. 중국 시장 경제가 성장한 지금에는 구매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대목. 단순 계산으로 연간 1천 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릴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 바로 중국이다. 
단, 마이크로소프트가 노리는 것은 하드웨어세일즈에 국한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자사 Xbox 게임 패스 구독모델을 필두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중시장을 공략해 유저들을 끌어 모를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과정에서 ‘디아블로4’나 ‘오버워치2’와 같은 라인업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단, 블리자드는 앞서 게임 출시 과정에서 중국 정부와 수차례 마찰을 겪었던 전례가 있어, ‘판호’문제를 풀수 있을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모바일 시장 점유율 확산 기대 … ‘콜 오브 듀티’ 모바일, ‘캔디 크러시 사가’ 쌍끌이 전략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액티비전 블리자드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일례로 ‘콜 오브 듀티 모바일’은 누적 다운로드수 1억 회를 돌파 했다. 지난해 11월에만 5백만 다운로드가 집계될 정도로 인기다. 관련 매출은 1조 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60%에 달하는 매출이 북미에서 집계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국 시장에서도 인기가 높은 점이 주목할만한 포인트다. 또한 ‘캔디 크러시 사가’는 25세에서 45세 여성층에게 절대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으로, 역시 신시장 공략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다. Xbox라인업 대다수가 하드코어 FPS게임으로 구축돼 남성에 치중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첨병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두 작품으로 확보된 모바일 유저 데이터베이스가 가장 큰 자산이다. 이를 통해 자사 신규 게임을 프로모션하거나, 다시 Xbox게임 패스 모바일을 프로모션하는 등 매출과 신규 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단기 목표 Xbox게임 패스 영향력 확대 … 중장기 메타버스 라인업 구축 목표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면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인수 효과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단기 목표로 Xbox게임 패스 판매량을 끌어 올려 구독자들을 증대시킨 뒤 고정수입을 증대하는 전략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사업 총괄 필 스펜서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력 라인업을 Xbox 게임 패스를 통해 발매한다고 밝혔다. 당장  ‘워크래프트’, ‘콜 오브 듀티’. ‘캔디크러시사가’ 등과 같은 작품들이 발매될 것으로 주목된다. 유저들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게임 패스에 등록되기를 희망하는 분위기다. 관련해 현재까지 독점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향후 기간 한정 독점 등과 같은 방안으로 라인업을 발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현재 Xbox게임 패스 구독자수는 1년 만에 1,800만 명에서 약 1.5배 증가해 2,500만 명까지 늘어났다. 관련해 액티비전 블리자드 영향력이 제니맥스에 못지 않은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반영해 보면 Xbox 게임패스는 2023년 기준 약 3,200만 명 이상 유료 구독자수가 확보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어 '디아블로4'와 같은 라인업이 확보되면 수치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전략 이면에는 Xbox CMO(마케팅 총괄) 제렛 웨스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는 지난 2020년 마이크로소프트에 재입사, Xbox 게임 패스 마케팅 전략을 구축해온 인물이다. 그는 한때 Xbox 360 마케터로 근무했고 능력을 인정 받아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그 일환으로 넷플릭스 아시아퍼시픽 총괄 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구독자 모델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한 바 있다. 한국 시장에서 넷플릭스가 급성장한 타이밍을 계산해 보면 그의 부임이 가지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어 이번에는 마이크로소프트로 돌아온 그는 Xbox 게임 패스를 담당하면서 관련 전략을 펴는 단계다. 그는 부임 이후 게임 패스 공급처를 확대해 iOS, 안드로이드, 윈도우 버전을 출시하는가 하면, 대형 게임들을 가져와 Xbox 게임 패스에 넣는 전략을 편 인물이다. 이 같은 전략이 잇달아 성공하자 그 다음 전략으로 새로운 대형 플랜을 짜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넷플릭스에서 보여준 전략은 대형 제작사에 투자해 라인업을 확장한다. 이어 지역별 로컬 제작사에 투자해 스타 프로젝트를 발굴한 다음 구독 모델을 유치하는 전략을 세운다. 같은 맥락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향후 중국 굴지 기업이나 한국 굴지 기업을 겨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이는 대목이다.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제시하는 미래 비전은 메타버스를 향해 있다. 게임 콘텐츠가 향후 메타버스 시대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이 분야 이용자들을 포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이들은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솔루션으로 이 분야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이들이 주목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단일화된 시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각기 다른 형태 플랫폼들이 다수 존재하는 형태로 각 플랫폼에서 시장이 성장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며, 이렇게 구축된 생태계를 여러개 소유 하는 것이 기본 목표라고 마이크로소프트측 경영진들은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비춰 보면 블리자드가 서비스하는 배틀넷 또한 일종의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보고 이를 확장하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게임분야 CEO 필 스펜서는 '모바일'을 핵심 키워드로 보고 메타버스 플랫폼을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고 봤다. 곧, '콜 오브 듀티 모바일'이나 '캔디 크러시 사가', '하스스톤'등이 가 관련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관점을 확장해 해석해 보면 과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동하는 비즈니스 플랫폼(O2O)가 핵심이었다면 이들은 향후 게임과 오프라인을 연동하는 플랫폼(G2O)를 통해 메타버스 브랜드를 구축해 나가는 그림으로 풀이 된다.

게임과 오프라인(G2O)을 잇는 메타버스 형태는 현재 다각도로 연구되는 플랫폼 기술이다. 카카오톡이 메신저를 하다가 선물을 구매하는 등 다른 상품으로 접근하도록 만들듯, 게임도 이같은 형태를 연구하는 추세다. 일례로 캔디 크러시 사가를 하다가 사탕이 먹고 싶어 지면 게임 내 주문 메뉴를 통해 사탕을 주문하는 형태가 기본적인 메타버스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게임 캐릭터 의상을 실제로 구매해 이용자가 집에서 입고 다닌다거나, 게임 속 인테리어 상품을 구매하는 것과 같은 형태가 초기 모델로 점쳐지는 형태다. 이미 일부 기업들이 관련 쇼핑몰을 오픈하고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가운데, 이 형태가 가속도가 붙어 나가면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 각 상품을 구매하면서 누적된 포인트를 게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게임 아이템과 교환하거나, 다시 다른 상품에 활용하는 경제 구조 역시 다양하게 논의되는 추세다. 그 중에서도 게임을 하다가 배가 고파지면 배달앱을 여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 메뉴에서 매장에 주문하는 시스템 등도 현재 연구되고 있는 모델 중 하나다. 
반대로 오프라인 상품을 게임화해 판매하는 모델도 활발히 연구중이다. 구찌, 나이키 등 전문 의류브랜드가 게임과 손잡과 게임 내 아바타 의상을 판매하는 것과 같은 모델이 일반적이다. 이렇듯 게임을 허브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붙는 메타버스 형태가 단기 비전으로 자리잡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합병 릴레이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효과가 제니맥스 인수 효과에 육박하는 시점이 오면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또 한차례 대형 M&A를 구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다음 카드는 이들의 미래 전략을 확인할 수 있는 방향타가 될 전망이다. 제니맥스가 유럽시장 공략,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북미 시장 및 중국 & 한국 시장이었다. 그 다음 카드는 더 다양한 변수가 남는다. 모바일 시장을 겨냥할 수도, 일본 공략을 위한 첨병을 마련할 수도, 한국 시장을 파고들 여지도 있다. 그들의 행보가 향후 몇년 간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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